[천성산 고속철도][내원사 지율스님]단식 마흔날째 – 노무현 대통령님께

2003.11.13 | 미분류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관통반대를 위한 내원사 지율스님의 단식이 오늘로 42일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뭇생멸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스님의 의지는 42일 단식에도 조금의 흐크러짐 없이 우리를 깨우고 있습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계신  스님과 천성산 뭇생명을 살려야하기에, 지금 10만 도롱뇽소송인단 모집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죽어가는 스님과 생명을 위해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노무현대통령은 대선 당시 두 차례나 천성산 구간의 백지화약속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인륜은 그 약속을 다시 백지화 한 것입니다. 지율스님께서 대통령님께 짧은 글을 올렸습니다. 부디, 그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그것만이 대통령과 이 나라의 정신이 사는 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께
한걸음 한걸음  40 날의 긴 계단을 올라 오늘에 이르렀읍니다.
그리고 마침내 글을 쓸 용기를 냅니다.

아득하게 멀기 만해서 영영 우리 곁에 다시는 서주지 않을 것 같은 당신이지만
이미 강을 건너버린 당신이지만
기다림은 우리 몫이기에,

기다림은 우리 몫이지만 기다림을 놓고 간 당신은
“나는 부산 사람으로 내 고향의 정기를 끊는 일을 할 수 없다. 조상의 얼굴을 볼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고향에 돌아오지 못 할 사람이 되지는 않겠다”고하셨습니다.

기다림은 우리 몫이지만 기다림을 잊고 있는 당신은
부처님 앞에 발원하며 “자연환경 수호를 위해 금정산 천성산 고속철도 관통노선을 전면 백지화하고 대안노선을 검토하며 불교계의 자율성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공약하셨습니다.

기다림은 우리 몫이지만 기다림의 기억을 지워버린 당신은
지난 겨울 노상에서 단식중인 한 비구니의 손을 잡고
“대통령의 뜻을 믿어 달라,  백지화 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기다림이 우리 몫이기에
마른 창자가 항거하는 40 여일의 긴 굶주림을 견디어내면서
3 번의 만남 속에 깃든 진실한 힘을 믿으며
사람들에게 이것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었읍니다..

기다림은 우리 몫이지만 ,
                          단식 마흔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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