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고속철도][내원사 지율스님]단식 마흔하루날째 – 노무현 대통령께 2

2003.11.14 | 미분류

기다림은 우리 몫이었지만

당신은 우리가 떠내보낸 희망의 배에 가득히 살상의 무기를 싣고 돌아왔습니다.
아, 그러나 그것만은 마셔요
이 땅에 뿌려지는 전쟁과 살상의 무기를 거두워 주셔요

기다림은 우리 몫이었지만
님이 조금만 주의하고 자신의 발 밑을 내려 본다면 님이 밟고 서있는 곳은 바로 피투성이가 된 희망의 다른 이름입니다.

기다림은 우리 몫이었지만
님이 조금만 귀 기울여 듣는다면  지금 님 주위에 들리는 밤 피리 소리는 바로 많은 생명이 빛 그늘 속으로 사라지면서  울고 있는 애절한 절규입니다.

그들은 피로 물들어 갔지만 “나는 보지 못했다” 하고
그들은 영혼으로  울었지만 “나는 듣지 못했다”합니다.
우리가 당신의 빛이 되고 소리가 되었던 어두운 밤의 기억을 당신은 정녕 잊고 있는 것입니까

당신 스스로 이야기 했듯이
이땅의 정기를 끊고 다시는 고향에 돌아오지 못할 사람 되지 마셔요
동족을 향해 총칼을 들지 마셔요

불전에서 했던 언약 지켜 주세요
원칙과 약속을 지키겠다고, 믿어 달라고 했던 그 마음 보여 주셔요

당신이 부두에서 이방인처럼 떠돌며
당신이 타고 있는 배가 폭풍속에 가라 앉아 가는 것을 지켜보는 슬픔이
더 이상 번저가지 않도록 ….

기다림은 우리 몫이지만,

                        단식 마흔하루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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