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2006]슬픈 갈매기의 노래

2005.12.23 | 미분류

새만금 사형선고 내리는 날


2005년 12월 21일 단 10분 만에 고등법원 사법부는 수천만의 생명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다. 새만금 간척사업 무효소송에서 계속 사업을 추진하라며 정부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재판부가 바뀌고 생명의 갯벌을 지키려는 10년간의 노력과 3년 6개월간의 기나긴 노력들을 겨우 한 달 간의 고민으로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 판결은 새만금의 수천만 뭇생명들에게 내린 사형선고다. 그 판결은 새만금 연안 어민 2만명에 대한 사형선고이다. 어찌 이러한 중대한 사형선고를 한 달 여의 고민과 10분만의 판결로 내릴 수 있단 말인가?  재판부의 판결문대로 ‘환경과 개발은 상호 보완적인 만큼 어느 한쪽만 희생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동안 환경은 개발이라는 이름 하에 너무나 많이 희생당해 왔다. 이제 더 이상 희생당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판결에 반대해서 새만금 연안 어민들은 어민의 일터이자 삶터인 새만금 갯벌이 다시 살아나는 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하였다. 전라북도는, 아니 강현욱 도지사와 일부 공무원들은 이러한 결정에 환호하였다. 그리고 눈이 내렸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것은 새만금 사업에 대한 인간의 판결에 보내는 하늘의 판결이 아닐까?

초상집에서 불꽃놀이하는 전라북도!!



지금 호남지역은 최악의 폭설로 눈 지옥에 빠져 초상집 분위기이다.  그러나 강현욱 도지사를 중심으로 전라북도는 새만금 사업 승소판결을 축하하며 풍물놀이와 불꽃놀이를 진행하여 많은 시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한파와 폭설로 하우스가 무너지고 눈을 치우다가 시민들이 죽어가고 도로가 마비되는 등 호남지역에 일대 대란이 일어나 2000여억원의 피해가 나올 것이라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만금 승소를 축하하기 위해 불꽃놀이를 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삶의 터전을 잃고 목숨을 잃어가는 위로는커녕 불꽃놀이를 한다는 것은 정말로 한심한 발상이다. 이점을 미루어 볼 때 새만금 방조제가 진정 전북도의 발전과 전북도민을 위한 것이라는 전라북도의 입장은 의심스럽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만 파이낸셜센터(508m)보다 높은 510m의 다목적 타워 건설.
무려 540홀 규모로 18홀 골프장 기준으로 30개나 되는 대규모 새만금 골프 타운 건설.

판결에 이어 발표한 전라북도 새만금 이용계획을 보면 그 계획에 전북 어민과 환경과 생명은 없다. 전라북도는 내년 3월에 새만금의 마지막 숨구멍인 2,7Km를 막는다고 한다. 이 곳이 막히면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은 이제 죽음의 땅으로 변할 것이다. 새만금에 살던 뭇 생명들이 죽고 썩어 다시 한 번 인간들에게 경고 할 것이다. 우리가 죽으면 너희도 죽는다고… 새만금 연안 어패류들이 썩어 죽음의 호수가 되는데는 1년 반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생명은 죽으면 다시 원래대로 회복되지 못한다. 언제까지 우리는 오염되고 썩고 사라져야만이 그 중요성을 알아차릴 텐가? 아마도 모든 인간이 그 사실을 알 때면 더 이상 우리가 발딛고 살아야 할 땅도. 숨쉬어야 할 공기도, 마셔야 할 물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더 이상 우리를 위해 울어줄 생명들도 없을 것이다.


슬픈 갈매기의 노래

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새만금 연안 어민들은 농림부장관에게 새만금 방조제의 건설로 인해 갯벌의 뭇생명들은 물론 어민들의 생존권까지 위협당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 과천에 있는 농림부로 향했다.  그러나 이미 과천 종합청사는 전경차로 막혀있고, 민원청사 들어가는 길은 정경들이 막아버렸다.  어민들은 “농사를 포기한 농림부가 갯벌을 매립하여 농지를 만들겠다는 것이 웬말이냐?”고 울분을 토하며 종합청사 철조망에 매달렸다.
대표단이 종합청사 민원실에 면담서 전달을 기다리는 가운데 어민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갈매기야 갈매기야 계화도 갈매기야 ~~”  구성진 트로트를 웃으며 불으시다 결국은 눈물을 흘리셨다.

갯벌은 뭇 생명들의 삶터이다.  더 이상 그들을 죽이지 마라!  갯벌은 어민들의 일터이다.  더이상 그들을 실업자로 만들지 마라!  새만금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생명과 평화의 노래엔 애당초 끝은 없었다.  슬픈 갈매기의 노래가 언젠가는 생명과 평화의 노래로 바뀌리라~~


글 : 자연생태국 최위환 간사 02-747-8500 justwind@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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