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GEAC 글 中

2004.06.16 | 미분류



<바다야 친구하자>②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잡을까?


 


새끼에서 쓰레기를 먹이는 어미새지난해 하반기부터 거센 돌풍을 몰고 온 「아침형 인간」이 화두가 되면서 올해 목표로 아침형 인간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아침에 깨어 있었다고 주장하며 한 사람의 아침을 보면, 그 사람의 미래가 보인다라고 단언한다. 속담에도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Early birds catch the worms.)’라는 말이 있는 걸로 보아 부지런함이 손해가 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환경의 영향을 고려할 때도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을까?


일찍 일어나는 새는 외부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더 빨리 잡혀 죽을 수도 있지 않는가. 혹은 부지런하고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많이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먹을 수 없는 것들이 섞여있고, 그것을 골라 낼 수 없을 때는 부지런해도 벌레를 많이 잡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은가.


1960년대의 하와이 제도 알바트로스(Albatross)새의 생태조사에서 사망한 어린 새의 위를 조사한 결과, 플라스틱의 원료인 레진펠렛(Resin pellet)이 다수 발견된 적이 있다. 레진펠렛은 비중이 1 이하인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이 대부분으로 이들에 포함된 첨가제에는 인간이나 동물에 해가 되는 화학물질이 섞여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체내에 축적될 수도 있다. 소화관을 막거나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여 결국에는 사망에 이르게 할 가능성도 있다. 바다거북 위장속에서 발견된 비닐봉지또 환경호르몬 물질이 여기에 흡착하여 생물의 먹이가 되었을 때 환경호르몬 물질의 생태계 먹이사슬 내 유입이라는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산과 영일만 주변해역에서 레진펠렛 출현이 확인됐으며 영일만 분포밀도는 1㎡당 45개 정도이다. 물론 작은 플라스틱 조각은 육상동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하지만 바다동물의 경우는 시각과 후각, 미각, 촉각 등의 감각으로 구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손과 발, 또는 다른 도구를 사용하여 골라내지도 못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조각(또는 스티로폼이나 레진펠렛)과 물고기 알, 또는 다른 먹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게다가 이러한 쓰레기는 해류와 바람 때문에 바다표면에 흩어지지 않고 플랑크톤이나 다른 먹이와 뒤섞여 한 곳에 모여 띠를 만들기 때문에 바다생물들은 먹이를 먹을 때 더 헷갈리게 된다. 또 비닐봉지나 비닐조각 등은 해파리나 오징어처럼 보이기 때문에 바다표범, 돌고래, 고래, 바다거북 등의 바다생물들은 이것을 잘못 먹어 죽는 경우도 있으며 날카로운 플라스틱 조각의 경우는 내장에 손상을 가져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바다표범은 호기심이 많아서 바닷물 속이나 표면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를 갖고 놀거나 머리를 넣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어린 바다표범 몸에 밧줄이나 그물이 걸리고 나면, 점점 성장하면서 밧줄이 몸을 졸라 죽어가기도 한다. 결국 이런 쓰레기에 얽혀 매년 약 10만 마리의 해양포유동물, 100만 마리의 바다새가 죽어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물과 밧줄에 목이 걸려 죽어가는 바다표범부리가 줄에 걸려 먹이를 먹지 못하고 죽어가는 바다새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속담을 들려줬을 때 “그럼. 당연하지” 라는 대답을 얻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다.


해안선에서부터 60km 이내의 연안 지역에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상이 살고 있는 지금, 바다생물의 위기는 바로 인간인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바다는 우리 곁에 너무나 가까이 있다.    


 


 


– 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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