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온라인 NGO ‘쑥쑥’… 전문성 살려 사회참여

2004.01.15 | 미분류

2003년 11월 10일 (월) 21:09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회참여 바람이 거세다. 직접 NGO에 참여하지는 않으면서 ‘도우미’로 활동하는 커뮤니티가 늘고 있다. 일부는 사이버 시민단체를 표방한다. 나아가 기성 시민단체와 연계, 새로운 형태의 온.오프 시민운동을 이끌고 있다.

‘번세바(번역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인터넷의 한 카페다. 대학생.시민 등 시민운동에 관심이 있고 번역능력을 갖춘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5월 결성했다. 인터넷이나 외국 언론.서적에 실린 시민사회.운동 소식을 찾아 번역해 함께하는시민행동의 시민운동 정보채널 등에 제공한다. 설립 당시 10명이던 회원이 지금은 3백50명을 넘었다.

‘만원계’는 회원들이 매달 1만 원씩을 모아 시민운동을 돕는 카페다. 또 묻고 또 묻는다는 의미를 카페명으로 한 ‘또물또’는 잘못된 일상 언어를 찾아 순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학생과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반크’는 외국 인터넷 사이트에서 한국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 한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가는 커뮤니티다. 회원 대부분이 직장인과 가정주부인 ‘100원의 이웃사랑’은 독거노인.소년소녀가장의 친구다.

이들과 달리 처음부터 사이버 시민단체를 표방하는 곳도 있다.
‘풀꽃세상을 위한 모임’은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모여 환경보호 활동을 편다.’행동하는 양심”시솝클럽”황사방지를 위한 시민활동대, 사막의 달밤’도 커뮤니티로 출발해 인터넷 시민운동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오기출 시민정보미디어센터 사무총장은 “이들은 시민과의 소통(커뮤니케이션)과 담론 형성 등을 통해 시민운동의 확장은 물론 시민사회의 성숙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급성장하자 일반 NGO들도 운동의 구심점을 점차 온.오프 양극체제로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참여연대는 자체 홈페이지에 사회운동 관련 커뮤니티 포털을 구축키로 했다. 오프라인 시민운동이 시간.장소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참여가 갈수록 줄어들고, 이슈의 제기와 수렴도 어렵기 때문이다. 함께하는시민행동도 각종 포털사이트에 시민활동 커뮤니티들을 만들 계획이다.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도 이들 커뮤니티와 결합을 모색 중이다.

민경배 경희 사이버대 교수는 “내년부터는 시민단체와 네티즌의 온라인 커뮤니티의 만남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이 경우 시민운동도 온.오프가 융합돼 시너지를 발휘하는 새로운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민정보 미디어센터 등은 미래지향적인 온라인 시민문화의 가능성을 찾기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비엔날레 2003’을 개최한다. 추진위원회 제진수 사무국장은 “참여.나눔.모둠 활동을 하는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1백개 정도를 선발, 이를 모델로 커뮤니티 포털 가이드 사이트를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홍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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