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학보에 나온 만원계기사입니다.

2004.03.04 | 미분류

2004년 3월 2일 이대학보

녹색아시아 만드는 ‘곗돈’
  
먹자계·다이어트계·여행계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아시아의 환경’을 위해 곗돈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녹색 아시아 만원계’에 참여하고 있는 계원들로 현재 환경이 열악한 네팔 낭기마을에 소재한 학교와 멸종위기에 처한 러시아 극동표범 보호를 위해 한 달에 만원씩 곗돈을 모으고 있다.
이들을 하나로 묶은 ‘녹색 아시아 만원계’는 환경문제가 심각한 아시아 지역을 돌보기 위해 환경 시민 단체 녹색 연합에 의해 만들어졌다. 녹색 아시아 만원계는 녹색연합 홈페이지를 통해 10명 이상의 계원이 모이면 환경문제 하나를 선정해 시작될 수 있다.
처음 이 조직을 제안한 녹색연합 이유진 간사는 “동북 아시아 지역을 순행하면서 그곳의 열악한 환경을 발견하고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 두 곳이 아닌 아시아 지역을 녹색연합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녹색아시아 만원계를 조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기부금은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기 힘들지만 녹색 아시아 만원계는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도와주는 곳을 선정하는 것부터 전달하기까지 많은 결정권이 주어지는 것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첫번째 만원계는 녹색 아시아 만원계 소식을 접한 의사 임현담(49세)씨를 중심으로 지난 2월 시작했다. 10년 가까이 히말라야 등정을 해온 임현담씨는 등반을 함께해온 사람들과 히말라야 근처에 도움을 줄 곳을 찾다 네팔 산골의 낭기마을을 알게 됐다.
낭기마을은 아직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역으로 이곳 사람들은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현재 70여명의 회원이 이 마을의 환경 파수꾼 노릇을 하는 ‘히마찰 하이스쿨’의 교육시설과 선생님들의 월급을 지원해주기 위해 모였다.
이들은 “만원이라는 돈이 우리에게는 작은 돈일지 몰라도 그 지역에서는 1만2천원으로 학생 한명이 1년동안 쓸 교과서 및 음악수업을 위한 악기등을 모두 제공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첫번째 만원계원들은 지난 2월25일(수) ‘히마찰 하이스쿨’의 마하빌 푼씨를 통해 돈을 전달했으며 그 돈이 앞으로 어떻게 쓰여졌는지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녹색아시아 만원계에는 이처럼 자신이 여행을 통해 알게된 지역을 도와주거나 녹색연합이 선정한 아시아 환경문제 중에 하나를 선택해 도와주는 방식이 있다. 녹색연합이 선정한 우선과제는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과 환경오염이 극심한 지역을 살리는 것이다.
지난 2월20일(금)에는 녹색연합이 선정한 아시아 환경문제 중 하나인 극동표범 보호를 위해 17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두번째 녹색아시아 만원계를 이룬 이들은 다큐멘터리 감독부터 6학년 학생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앞으로 러시아 국경지대에 24∼28마리밖에 남아있지 않은 극동표범의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이 모임의 계주인 디자이너 김동현(42세)씨는 “멸종동물을 도와주고 싶어도 뚜렷히 도울 방법을 몰랐는데 만원계를 통해 비슷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힘을 합쳐 한 동물을 살리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계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녹색 아시아 만원계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아시아지역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 아시아인을 하나로 연결해 주고 있는 이 계는 한국인으로서 뿐 아니라 아시아인으로서의 또 다른 우리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이영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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