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이래 최대의 야생동물 가죽 밀수사건

2004.04.10 | 미분류

야소모 게시판에서 퍼왔습니다.

건국 이래 최대의 야생동물 가죽 밀수사건
‘벵갈 호랑이 가죽 31장, 표범 가죽 581장, 수달피 가죽 778장, 시라소니 가죽 2장.’
지난해 10월 인도와 연결되는 중국 시장(西藏·티베트)자치구의 219번 국도에서 라싸(拉薩) 세관 밀수타격국이 적발한 야생동물 가죽 목록입니다.
라싸 세관측은 당시 219번 국도의 한 도로 검문소에서 조그만 트럭에 잔뜩 실린 50여개의 꽁꽁 묶인 마대 자루를 보고 이상하다는 생각에 짐을 풀어봤다가 인도에서 들여오는 대형 밀수사건을 적발했다고 합니다.
건국 이래 최대의 야생동물 가죽 밀수사건이었던 만큼 당시 중국 전역이 떠들썩했었지요. 모두 1392장에 이르는 야생동물 가죽을 펼치면 600여평의 운동장을 가득 채울 정도였고 가격은 한국 돈으로 수십억원 대였답니다.

그런데 최근 라싸 지방검찰청이 범인 3명을 기소하면서 이들 진귀한 야생동물 가죽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두고 다시 중국에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라싸 세관은 일반 밀수품을 처리하는 관례에 따라 재판 결과가 나온 뒤 공개리에 전부 불태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국가임업국은 ‘밀렵 또는 밀수 행위로 압수된 야생동물 가죽은 임업국의 해당부서에서 처리하되 소각하거나 판매해서는 안된다’는 내부 규정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는군요. 임업국측은 야생동물 가죽은 표본으로 만들어 과학단체나 대학 등에 보내 연구용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중국 언론이나 중국민들의 관심은 과연 이 정도의 동물 가죽을 모으려면 어느 정도의 야생 동물을 잡아야 하는지에 다시 모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파악된 호랑이는 동북 호랑이와 화남(華南) 호랑이를 모두 합쳐서 20마리가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화남은 중국 남부의 광둥(廣東) 광시(廣西)성 지역을 주로 일컫는 말입니다. 그런데 중국 전역의 호랑이의 1.5배가 넘는 수의 호랑이 가죽이 인도에서 들어왔다고 하니 중국인들이 놀랄 밖에요.

과연 인도에는 어느 정도의 호랑이들이 살고 있기에 이처럼 많은 호랑이 가죽이 밀수됐을까요. 동물학자들에 따르면 31장의 호랑이 가죽은 전세계의 호랑이의 100분의 1을 때려잡은것이라고 합니다. 또 인도에는 전세계 야생 호랑이의 70%가 살고 있다는군요. 이에 따르면 인도에는 약 2200마리의 야생 호랑이가 살고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인도에 이처럼 야생 호랑이가 많은 이유는 뭘까요. 동물학자들은 인도는 중국과 달리 기온이 무더워 가죽옷을 입는 습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호랑이뼈 등을 약으로 쓰는 습관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또 인도 정부가 1973년 벵갈 호랑이 보호 계획을 세운 뒤 호랑이 보호지역의 민가들을 이주시키고 이 곳에 숲을 조성했기 때문에 호랑이들이 급속도로 번식할 수 있었다는군요.
호랑이도 그렇지만 581장의 표범 가죽도 눈이 휘둥그래질 정도로 많은 숫자입니다. 동물학자들은 이 정도 숫자의 가죽이면 전세계 표범의 10분의 1을 잡아야 한다는군요.

동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 역사상 동물 멸종은 5차례 일어났고 지금은 6번째 동물 멸종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앞서 일어났던 동물 멸종은 지구와 항성의 충돌이나 지구의 급격한 기후 변화 등으로 생긴 자연 현상이었던데 반해 지금은 인간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는게 다른 점이라고 합니다.

세계자연기금회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매 시간마다 한 종(種)의 동물이 지구상에서 없어지고 있으며 이는 과거 5차례의 동물 멸종 때보다 50배나 빨리 진척되는 것이라고 하는군요. 이 때문에 야생 동물 보호에 범세계적인 관심과 보호,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인간들은 많은 동물들을 역사책에서나 보게될 것이라고 동물학자들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도깨비뉴스 리포터 북경거사 peking@dk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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