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기마을 초입 베니에서의 교전소식-네팔 고철선생님의 글-무단복사^^;

2004.04.29 | 미분류

유서애 님, 한숙 님, 그리고 현담님. 또한 우리 낭기 계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좋은 아침입니다. 낭기 마을에서는 지금 뻐꾹새가 울고 있을 겁니다.
기껏해야 옥수수와 감자가 고작이지만, 식량을 파종해 놓은 낭기 마을 사람들이 히마찰 학교에 모여서 유치원 만드는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낭기 마을 사람들은 과묵한 사람들이어서 대개는 무표정한 얼굴입니다. 그러나 누군가 우스운 이야기를 꺼내면 일제히 환한 얼굴로 웃기도 합니다. 검은 구름 속에서 잠시 햇살이 퍼지듯 환하게 웃는 그 덤덤한 분들이 그립습니다.

불과 한 달 전, 낭기 마을로 오르는 초입 마을인 베니에서는 공산군 게릴라들과 보안군들 사이의 교전으로 인하여 수백 명이 죽고 부상 당하고 집과 관공서가 불타고 폭파되는 대참사가 있었습니다.

푼 선생님은 위의 메일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러한 대참사의 불똥이 낭기 마을에도 튀지 말았으란 법은 없습니다. 베니는 낭기 마을 주민들이 장을 보러 가는 곳이며, 외지에 나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목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마을의 가난한 주민들은 베니로 나가 짐꾼으로 일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시국이 이렇듯 참혹함에도 낭기 마을 주민들은 신성한 숲을 지키며 묘목을 기르고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자중자애의 길을 걸어왔던 것입니다. 낭기 마을을 직접 방문한 일이 있는 이 고철이는 낭기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강한 자존심과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비록 우리 낭기 계원들을 비롯한 외부의 도움이 없을지라도 희망을 잃지 않으며 끝끝내 살아 남을 수 있는 강인한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낭기 계원들은 한 달에 만 원이라는 입장료를 내고 낭기 마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기쁨을 느끼고 희망을 가지면서 우리들이 걸어온 길과 우리가 속한 사회를 되돌아 보는 성찰을 통해 참인간으로 변모하는 계기를 맞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 게시판에서 낭기 마을과 우리 낭기 계원들의 움직임이 담긴 글을 읽을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을 주체하지 못하여 박수를 치곤합니다. 또한 다른 수많은 분들도 저처럼 박수를 치고 있을 것이며 그 박수 소리는 점점 더 커져서 마침내 우뢰 소리를 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게시판에 들어오시는 분들 중에서 아직 낭기계에 동참하지 않은 분들께서도 서둘러 입장료를 내고 후련한 마음으로 박수를 치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낭기 마을 만세!
낭기 마을 만세!
낭기 마을 만세!

_()_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