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지어 출현 오징어,멸치 등 어자원 싹쓸이

2004.08.31 | 미분류

무리지어 출현 오징어.멸치 등 어자원 싹쓸이

[매일신문 2004-08-30 12:12]

“물고기 씨를 말리는 고래 좀 잡아주세요.” 동해안 어민들이 최근 개체 수가 부쩍 늘어난 고래 때문에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고 어자원이 고갈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고래가 어민들에게 미운 털이 박인 것은 무리를 지어다니면서 조업 때마다 나타나 오징어, 멸치 등 어자원을 싹쓸이,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래는 지난 1982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남획으로 인한 멸종을 우려, 상업포경 금지를 결의했고 이어 1986년부터 포획이 전면 금지됐다.

우리나라도 국제포경위원회 규제협약에 따라 1986년부터 연근해 수역에서 고래 포획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어망과 통발 등에 걸려든 고래만 절차에 따라 유통시키고 있다.

현재 국제포경협회 규제협약 관리대상의 고래는 밍크고래와 보리고래, 브라이드고래, 대왕고래, 참고래, 혹등고래, 향유고래, 귀신고래, 북극고래, 긴수염고래, 병코부리고래 등 모두 11종이다.

그러나 포경 금지 장기화로 고래 개체 수가 늘어나면서 고래의 먹이인 오징어와 멸치 등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반면 어망과 통발에 걸려드는 고래 수는 늘고 있다.

지난 2002년 연근해에서 어망에 걸려 죽은 고래가 129마리였으나 2003년 146마리로 늘어났고 올해는 6월말까지 56마리가 잡혔다.

울릉지역 오징어조업 선원들은 조업을 위해 불을 밝히면 고래(돌고래)떼가 수시로 출몰해 오징어를 쫓아버리는 바람에 작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구룡포 근해 채낚기 선주협회 김석암 회장은 “오징어 채낚기의 경우 지난 5, 6년 전부터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 러시아어장에 입어료를 내고 조업을 하는 실정”이라며 “어획고가 줄면서 어민들의 인심도 사나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수협 김정호 전무는 “한일어업협정으로 어장이 축소된 터에 고래까지 늘어나 어획고가 줄면서 국내 어선들끼리 잦은 조업분쟁을 일으키고 있다”며 “일본은 국제포경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또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시험목적 또는 연구목적을 내세워 사실상 상업적 포경을 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도 고래의 개체 수를 파악한 뒤 구체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여론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은 조사원 3명을 독도 현지에 파견, 고래 개체 수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포항.이채수기자c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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