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힘으로 모은 돈 보내요.

2004.09.21 | 미분류

오늘 날씨가 조금 쌀쌀하다네요.
어제 제주문화방송 특집다큐에서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제주에서 거의 찾아보지 못했던
혹은 계절이 바뀌면 떠나야 하는  
팔색조, 물꿩 따위 새들이 제주섬에 날아든답니다.
멸종위기 희귀새가 날아들어서 기뻐해야 할까요?
아님 생태계의 ‘교란’을 크게 걱정해야 할까요?

지난 토요일
비 날씨 땜에 어린이벼룩시장을 열지 못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벼룩시장을 준비했더군요.
전날 기상청에 직접 찾아가 날씨를 알아봤어요.
기상청 관계자는 다음날이 훨씬 비가 많이 올거라고 얘기했지요.
그 말 믿고 우리는 과감히 행사를 취소했답니다.
그런데… 아침에 조금 비오고, 하루 내내 비는 오지 않았어요.
많은 이들에게 원망을 들어야 했고,
특히 아이들에게 강한 항의를 받아야 했지요.
다음엔 기상레이더보다 동물의 움직임을 보고 날씨를 판단해야겠어요.
개미가 이사를 하는지, 새가 낮게 나는지, 개구리가 우는지…

야생동물 보호기금 모금 계획도 바뀔 수 밖에 없었지요.
벼룩시장의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모금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할까하다가 처음에 계획하지 않았던
백창우 선생의 노래 공연 때 모금을 하기로 했어요.
얼마전 제주 동부지역에 큰 비가 있었잖아요.
물난리를 겪은 도민들을 위한 모금도 함께 한터라…
조금 걱정이 되었어요.
저도 행사 진행 땜에 모금에 거의 힘을 쓰지 못했거든요.

모금엔 아이들의 힘이 무척 컸습니다.
참여환경연대 생태교육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아이들 몇 명과
어린이오름학교 기자단 몇 명에게 미리 모금 취지를 얘기하고,
직접 모금에 나서도록 요청했습니다.
“세계에 30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아무르표범을 살려주세요!”
“귀신 고래를 살려주세요!”
금영, 민지, 해우, 주성, 시연…
아이들은 기꺼이 즐거이 아주 열심히 모금을 하더군요.

나중에 아이들이 저에게 갖다 준 모금함에는
구깃구깃 지폐와 동전이 제법 들어있었답니다.
만원짜리 2장, 5천원짜리 4장, 천원짜리 45장,
오백원짜리 2개, 백원짜리 7개.
모두 8만6천7백원이었어요.
저도 기금을 보태서 10만원을 채웠어요.

‘아무르표범’과 ‘귀신고래’ 함께 모금했기 때문에
5만원씩 나눠서 보냈어요.
얼마되지 않지만
아이들이 나서서 아이들 주머니를 털어서(?) 기금을 모금했기 때문에
무척 소중한 돈이 아닌가 생각해요.

모금과 함께 만원계 홈페이지를 많이 홍보했으니
적지않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이곳을 찾지 않을까 싶어요.

김동현 선생님이 보내 준 ‘아무르표범보호만원계’ 홍보물과
함은혜 선생님이 보내 준 ‘귀신고래’ 포스터  
아주 요긴하게 썼어요. 고맙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아무르표범 뺏지를 무척 좋아했답니다.

아무쪼록 이곳을 찾는 모든 분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나눔의 한가위를
맞이하시길 넙죽 엎드려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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