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평화운동가 최병수화백 위암투병

2004.10.10 | 미분류

▲ 지난 6월 25일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에서 최병수 화백(왼쪽). 오른쪽은 목판화 ‘살고 싶다’.  ⓒ2004 오마이뉴스 남소연

‘작살맞은고래’ We are leaving you 작품을 기억하시죠?!
(귀신고래만원계의 배너가 그 작품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 작품을 그리신 환경평화운동가 최병수 화백님이 위암수술을 받고
투병중이십니다.

사실 그분을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무어라 말할 수 없이 마음이 혼란스러웠습니다.

다른이들의 고통을 감싸안고 그들을 위로했던 그가
왜 그런 병으로 인해 고통받아야 하는지..

생명을 사랑하는 아름다운지구인 그를 도와주십시오.
후원계좌 농협 539-02-225650 (최병수).

아래 기사는 오마이뉴스의 기사입니다.
제가 사실 그분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해
기사로 대신합니다.
———————————————–
현장미술가 최병수 화백 위암 투병

[오마이뉴스 2004-10-10 21:14]

[오마이뉴스 이지숙 기자]얼마 전 발해뗏목탐사대 방의천 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누님, 안 좋은 소식인데요…. 병수가 병원에 입원했어요. 위암 수술을 받았어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최근 이라크에서 피살된 고 김선일씨의 목판화를 내놓았던 최병수(45) 화백은 지구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환경·평화운동가이기도 하다.

지금 부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가 지난 봄 서울에 올라왔을 때 우리집에서 식사를 같이 했다. 얼굴빛이 누렇고 꺼칠해 보여 건강은 괜찮냐고 물었더니 속이 거북하긴 하지만 지낼 만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위장에 좋다는 쑥환을 한통 주었는데 얼마 후 속이 편해졌다며 고맙다는 전화 인사를 해오기도 했다.

내가 최병수 화백을 만난 것은 재작년 북한산 관통터널 공사를 저지하는 시위 현장에서였다. 당시 그는 수경 스님과 함께 사패산 입구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철마선원을 지어 LG건설과 대치하고 있었다. 용역 철거반의 기습에 부상을 당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그렇게 온몸으로 북한산을 지키려 했지만 터널 공사는 끝내 막지 못했다.

이후 내가 그를 만난 것은 모두 투쟁과 싸움의 현장에서였다.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기 전 ‘파병반대 전쟁반대’ 시위현장에서 다시 최병수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이라크의 석유를 쟁탈하는 부시의 가면을 쓰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었다.

2003년 지구촌의 평화운동가들이 이라크 침공을 막는 인간 방패를 만들기 위해 바그다드로 모여들고 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는 얼마 되지 않아 이라크로 날아갔다. 반전의 메시지가 담긴 대형 걸개 그림 ‘야만의 둥지’를 바그다드 시내에 걸기 위해서였다.

  

▲ ‘한열이를 살려내라’  

ⓒ2004 최병수
미국이 이라크전을 벌인 이후에도 그는 이라크에 남아 있었다. 몇 차례 그와 전화 통화를 했는데 그곳에서도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귀국 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위염이었다. 최 화백은 계속 치료를 받았지만 최근 위암 판정을 받아 얼마 전 위의 60%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고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입원 중이다.

병이 자신의 몸을 치고 쓰러뜨릴 때까지 최병수 화백은 몸져 누울 겨를도 없이 평화와 환경을 지키기 위해 투쟁해 왔다. 사람들에게 아직도 강하게 기억되고 있는 87년 걸개 그림 ‘한열이를 살려 내라’가 바로 최병수 화백의 작품이다(이 그림의 원본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새만금에서는 갯벌의 생물들을 하늘로 들어 올리는 솟대를 세웠고 핵폐기장 문제로 부안이 들끓을 때는 그곳으로 내려가 시위 작품을 제작했다. 김선일씨의 피살 소식을 듣고는 다시 서울로 달려와 ‘살고 싶다’는 처절한 목판화를 제작해 현장에 뿌렸다.

평화와 환경을 지킨다는 것이 처절한 항거와 투쟁인 현실이 안타깝다. 항상 싸움 현장에서 맨몸으로 앞장 서온 그였기에 그 분노의 기운이 그를 쓰러뜨린 것만 같아 가슴이 더욱 아프다. 국제적으로 알려진 환경미술가이며 유명한 현장미술가지만 최병수 화백의 삶은 남루하다. 거처할 방 한칸 없이 떠도는 빈털터리인 그는 최근까지도 의료보험증조차 없어 친분이 있는 의사에게 치료를 받기 위해 지방을 돌아다녀야 했다.

▲ 최병수씨의 작품 ‘너의 몸이 꽃이 되어’.  

ⓒ2004 최병수

이젠 우리가 그를 살려야 한다. 이 시대와 지구를 살리기 위해 애썼던 최병수를 위해 이제 우리가 나서야 할 때다. 후원계좌 농협 539-02-225650 (최병수).

[시] 우린 너에게 빚이 있다 – 최병수 화백에게  
이지숙  

밥통을 절반 이상 잘라내고 병상에 누워서도
죽어 가는 지구를 살리겠다고

포탄 위에 삽자루 꽂힌 그림을 그려 놓고

포탄이 흙이 되고

삽자루가 나무가 되길 꿈꾸는 너

이젠 베물어 먹을 수조차 없는 빛깔 고운 사과를

흉터 투성이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던 너

그 손으로 빚어낸 작품들

한열이를 살려내라

피흘리는 지구

작살 꽂힌 고래

야만의 둥지

김선일의 외침 ‘살고 싶다’

누가

무엇이

네 몸을 치고 쓰러뜨렸는지

우리는 안다

네가 온몸으로 싸우는 뒤편에

서성이며 바라보던 우리는

너에게 빚이 있다

까까머리 네 머리통 속에

신음하는 빈사의 지구

그 아픔을 대신하는

너는 진정한 지구인이다

네가 죽으면

네 안의 지구도 죽는다

부디, 떨치고 일어나다오

우리가 빚쟁이로 남지 않도록 /
  

/이지숙 기자

– ⓒ 2004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 주소 :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OD&office_id=047&article_id=0000051487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