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락의 아이들 – 사모라

2004.11.29 | 미분류

■ 아리엘 사모라 (Ariel Jamora, 20세, 피부병)
아리엘의 부모는 기지 주변에서 쓰레기를 줍고 내다 팔면서 25년을 살았다. 태어났을 때부터 피부가 약해 가려워 긁으면 금방 피부가 벗겨지곤 했다. 얼굴만 빼곤 모든 피부가 성한 곳이 없고 아프고 가렵다. 손톱, 발톱은 모두 빠졌다. 병원에서 주는 약을 먹으면 혈관이 부풀어 올라 터져서 약은 먹지 않고 오일이나 바셀린만 바르고 있다.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아리엘은 고등학교까지 졸업을 했지만 피부병 때문에 일을 하지는 못한다. 어서 직업을 구해 가족을 돕고 싶다고 한다. 여동생 마리(15세)도 같은 증상을 앓고 있는데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부끄러움이 많아 학교를 더 다니지 않았다.

차마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얼굴을 제외하곤 슬쩍 걷어서 보여준 팔과 다리는 피부라고 부를 말한 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혈관이 보이는 피부밑의 조직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고 여기저기 피딱지도 앉아 있었다. 15살의 부끄러움이 많은 동생 마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잠시 앉았다가 금새 일어나버렸다. 긴 머리에 예쁜 아이다. 그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내내 걱정이 되었다. 마치 내가 그들을 구경하러 온 사람이 된 건 아닌지…두 아이의 몸에 쌓인 중금속을 빼내지 않는 한 치료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 정신적, 육체적 고통이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올린 사진은 기존 사진을 다시 찍은 거라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내용대로 전 차마 사진을 찍을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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