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래잡이 항해일지’ 첫 발견

2004.12.25 | 미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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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래잡이 항해일지’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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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상현 기자) 25년 전인 1979년과 1980년 등 2년간에 걸쳐 작성된 포경선 선장의 항해일지가 국내 처음 발견돼 우리나라 포경사와 해양산업의 변천사를 밝히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울산시 남구청에 따르면 최근 장생포 고래박물관 건립을 위해 수집한 자료 중 79년과 80년 우리나라 해역에서 고래잡이를 했던 울산 장생포 선적 포경선인 `제5 진양호’의 선장 김수식씨가 작성한 포경 항해일지가 발견됐다.

79년도에 작성한 항해일지는 A4크기의 대학노트에 5월23일부터 그 해 11월29일 까지의 기록이, 80년 항해일지는 B5크기의 노트에 2월28일에서 5월8일까지의 포경 기록이 담겨 있다.

포경 항해일지에는 당시 고래잡이를 했던 해역과 항로, 선원들의 이름, OO시00분 `(고래)발견’, 00시00분 `명중’, `밍크 몇 마리 잡음’ 등 고래잡이의 전반적인 현황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특히 이 일지에는 당시 이 배가 주로 밍크고래를 포획했으며, 잡았던 밍크고래의 크기와 마릿수, 포경의 월별 날짜별 시간대별 상황을 너무 생생하게 적어 놓아 일지만 보고서도 당시 고래잡이 현장을 당장 재현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일지를 들여다 보면 이 기간 밍크고래가 가장 많이 잡힌 날은 80년 5월7일로 이날 하룻동안 서해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밍크고래 5마리를 잡았다고 기록돼 있으며 포획했던 밍크고래의 크기는 18척(5.5m)에서 22.5척(6.75m) 정도였다.

또 이 기간 잡았던 가장 큰 밍크고래는 24척(7.27m)에 달했으며, 선장은 일지에 18척(5.5m)에서 24척(7.27m) 크기의 고래를 거의 매일 1-2마리씩 포획했다고 기록하고 있어 당시 우리 해역에 고래가 얼마나 많았던가를 짐작케 했다.

더욱이 79년 10월26일 홍도 인근 해역에서는 `오전 7시45분에 밍크고래를 발견하고 20분만인 8시5분에 포로 명중시켜 잡았다’고 기록하고 있어 당시 포수의 포 사격 실력이 상당히 수준급이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이밖에 밍크고래를 잡은 해역이 3월과 4월은 서해 어청도 부근, 5월과 6월은 울산 동구 화암, 7월은 경북 죽변, 8월은 경북 울릉도, 9월은 경북 포항 구룡포 해역, 10월과 11월은 서해 홍도와 흑산도 등으로 우리나라 전 해상이 고래 천지였음을 입증하고 있다.

이 항해일지 외에도 남구청이 수집한 자료 중에는 선원들의 인적 사항과 월급, 근무기록, 배의 제원 등이 기록된 `해원명부’도 함께 발견돼 우리나라 해양 산업의 변천사를 밝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구청 관계자는 “당시 고래잡이 배인 제5진양호는 85년 포경이 금지되면서 국가에서 매입해 처분됐고 지금까지 남아있던 포경선 2척은 개조해 장생포 고래박물관 옆에 전시할 계획”이라며 “포경 항해일지 등은 우리나라 옛 고래잡이 문화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4/12/25 오전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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