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푸른 노래

2004.12.27 | 미분류

역시 오마이뉴스에서 퍼 왔습니다.
이런 분들이 계시니 희망을 놓을 순 없지요!
명철님 힘내세요!

생생한 사진은 이곳 링크에서.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menu=c10200&no=203174&rel_n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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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푸른 노래
울산사랑詩노래회 ‘푸른고래’ 콘서트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김영삼(theatre) 기자    

울산의 장생포엔 천연기념물 제126호인 ‘극경회유해면’이 있다. 극경이란 귀신고래를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귀신고래가 이곳을 회유하지 않고 있다.

귀신고래의 회유를 기다리며 고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울산사랑詩노래회 ‘푸른고래’. 그들이 꾸미는 특별한 콘서트가 귀신고래를 찾아 항해를 시작했다.

▲ 詩노래회 푸른고래  

ⓒ2004 김영삼

‘푸른고래’(회장 정일근)는 지난 12월 25일 오후 7시 울산시 남구 세이브존 예술극장에서 소극장 콘서트의 막을 올렸다. 울산의 한가운데서 사람들에게 고래가 돌아와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노래로 호소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 콘서트는 IWC 울산회의를 앞둔 2005년 4월까지 진행된다.

  

▲ 장생포 앞바다에 귀신고래가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정일근 시인  

ⓒ2004 김영삼
‘푸른고래‘는 이미 지난 10월 2일 강원도 고성항을 시작으로 강원도 양양, 경북 울진, 영덕, 포항, 경주, 울산 장생포 등 동해안 전역을 돌며 귀신고래의 회유를 기원하는 노래를 부르며 출항을 알렸다.

이에 대해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일근 시인은 “당신은 안도현 시인의 시 ‘고래를 기다리며’와 젊은 시인 손택수의 시 ‘장생포 우체국’을 읽어 보았는지요? 많은 사람들이 절망하는 장생포 항의 풍경 속에서 오직 시인들은 희망을 노래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장생포 항에서 시인들은 무엇을 보고 갔을까요. 시인들이 장생포 항에서 본 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이며, 포경의 추억이 아니라 고래의 생명성이며, 늙은 장생포 항이 아니라 여전히 젊고 푸른 바다였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 장생포 앞바다로 고래가 돌아오는 그날까지 푸른고래의 노래는 계속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한다.

지난 11월 7일 오후 1시 울산 장생포항 해경전용부두 선상에서는 동해안 투어의 마지막 무대인 “고래야 고래야 푸른 고래야” 콘서트가 열렸다. 장생포 출신의 무용가 현숙희씨의 기원무를 시작으로 시노래회 푸른고래, 가수 김원중 등이 출연해 무대를 꾸몄다.

▲ 지난 11월 7일 장생포항 해경전용부두 선상에서 열린 푸른고래의 詩노래 콘서트  

ⓒ2004 김영삼

그리고 <고래를 기다리며>의 시인 안도현 교수가 무대에 올라 직접 시를 낭송했다. 콘서트는 선상에서 진행되어 공연이 끝난 후 공연한 선박을 타고 울산바다를 둘러보는 선상투어가 마련되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고래를 기다리며
–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삶이라고
알면서도 기다렸지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어깨를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울산사랑詩노래회’가 결성된 것은 지난 99년이다. 시에겐 가락을 노래에겐 정신을 찾아주기 위해 시작된 시노래회는 올해부터 ‘푸른고래’라는 애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시인은 “고래는 바다와 희망의 상징입니다. 푸른 고래라는 애칭을 통해 고래를 보호하고 바다를 살리는 환경과 생명운동에 나섰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한편 크리스마스인 25일 마련된 콘서트에서 푸른 고래는 <장생포 김씨> <고래의 꿈> <고래를 기다리며> 등 노래를 들려주었다. 또한 김종경 시인이 초대시인으로 무대에 올라 “동백섬은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는다”를 낭송하고 시에 얽힌 사연을 객석에 들려주었다.

▲ 김명재씨가 <동백섬>(김종경 시, 최영철 곡)을 노래하고 있다.  

ⓒ2004 김영삼

▲ 시 ‘동백섬은 사람을 그리워하지 않는다’를 낭송하고 있는 김종경 시인  

ⓒ2004 김영삼

▲ 詩노래 콘서트의 사회자 연극배우 권상희씨  

ⓒ2004 김영삼

▲ <고래를 기다리며>(안도현 시, 이성원 곡)를 들려주고 있다.  

ⓒ2004 김영삼

▲ 초대 시인으로 무대에 오른 김종경 시인  

ⓒ2004 김영삼

2004/12/26 오전 1:24
ⓒ 2004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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