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물 기금 – 어디에 필요할까요?

2005.01.26 | 미분류

유넵한국위원회에서 작년 말 ‘아시아 물 기금’을 발족하였습니다.

1. 사업배경        
아시아는 여러가지 측면에서 환경생태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고 있고 그만큼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보고이다. 그러나 아시아는 빈곤의 보고이기도 하다. 최빈국들이 이 지역에 편중되어 있고 세계 빈곤의 70%가 이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개발도상국의 국가, 특히 최빈국은 자연재해이나 분쟁, 사막화, 오염과 같은 환경적 위협에 가장 약할 수 밖에 없다.
지난 100년 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물문제는 다른 지역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산업화와 농업의 발전으로 강, 호수, 저수지, 지하수로부터 담수자원의 유출은 계속 증가되었고 1900년에 비해 4배이상 증가하였다. 이러한 담수자원 사용의 급격한 증가는 댐과 저수지의 건설을 확장하게 되어 1950년에 1,562개의 댐이 건설되었는데 1986년까지 36년간 22,389개의 댐이 건설되었다. 특히 녹색혁명으로 불리는 농업발전으로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에 이르는 많은 나라에서 관개 수로의 이용이 급격히 증대되어 지하수가 고갈 상태에 이르렀다.

지하수 고갈 사태와 더불어 주시할 점은 지하수의 오염 문제인데 방글라데시의 경우 4백만개의 우물로부터 인구의 97퍼센트의 사람들이 지하수를 공급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이 우물 파이프들에 비소 함유율이 극도로 높은 것으로 발견되었다. 더러운 물과 비위생적인 물 관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만 1년에 50만명의 아동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1990년에는 1700만명의 5살 미만의 아이들이 11개의 나라-인도, 방글라데시, 부탄, 인도네시아, 몽골리아, 네팔, 스리랑카, 태국, 북한, 미얀마, 몰디브-에서 설사병으로 죽었다.
또한 수자원의 편재와 오염으로 인하여 한나라 같은 지역에서도 물이용에 대한 희비가 엇갈리고 있음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음용수조차 확보가 어려운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한 통의 물을 길어오기 위해 하루 평균 4시간을 넘게 걸어야 하고, 그 나마 물이 깨끗하지 않아 길러온 물을 마시고 수인성 전염병으로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

2. 사업목적
물은 생명이 탄생의 장이며 모든 생명체의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아무리 문명과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모든 생명체는 본질적으로 물과의 관계를  단절할 수 없다. 그래서 물에 대한 평등한 접근과 이용은 절대 보호 되어야 할 인권의 기본권적 범주에 속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8초마다 한 명의 어린이가 물부족과 오염된 물로 인한 수인성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UNEP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러한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천년발전목표’를 수립하고 안전하고 충분한 물을 공급 받지 못하는 인구의 비율을 2015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합의를 도출하였다. 그러나 개별 국가의 이행 능력의 부족과 인식 부족으로 새천년발전목표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몇 가지 정부 정책이나 새로운 기술의 개발로는 해결할 수 없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 물 환경 현실이고, 물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이젠 전인류의 적극적인 참여와 공동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UNEP한국위원회는 <아시아물기금>을 발족하고 이 지역의 물 문제에 대해서 접근하고자 한다. 본 기금은 물의 오염과 부족으로 고통 받으며 수도꼭지에서 한잔의 깨끗한 물을 받아 먹는 것을 꿈으로 여기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허덕이고 있는 인류의 절반, 아시아 지역의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안전한 물과 위생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4. 기금 운영: 현지단체, 국내단체 컴소시움 형성

– 첫째, UNEP본부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시아환경기금>으로 전달하여 본부가 추진하고 있   는 국가 단위로 구상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계획 실행을 위해서 우리의 기금이 사용되도록 한다.
– 두 번째로는, 현지에서 안전한 물의 공급과 위생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시민단체에게 직접 기금을 전달하여 그들의 활동을 지원한다.  
– 마지막으로는, 저희 위원회가 직접 적립된 기금을 한국의 환경분야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현지에서 물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여러 가지 상황과 역량을 고려하여, 두번째와 세번째 방법을 접목하는 형태로 기금을 운영할 계획이다. 첫 번째 방법과 같이 유엔환경계획 본부에 기금을  전달하게 되면 일은 수월해지겠지만, 의례히 그렇듯이 국가 단위의 거시적 접근에는 약한 소수그룹은 소외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그 소외된 사람들이 가장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금의 수혜대상을 거시적 정책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아, 현지의 시민단체, 국내의 환경단체와 함께 컨소시움을 형성해서 기금을 운영하는 방식을 택한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한국만큼 시민사회가 발전한 곳을 찾아보기 드문데, 이러한 컨소시움형태를
추구함으로써, 기금뿐 만 아니라 한국 시민단체의 노하우와 경험을 동시에 전달하고자 한다.

5. 1차 사용처 (예): 필리핀 바세코지역 소규모 정수시설 혹은 빗물저장소 마련 접근의 용이성을 고려하여 1차 사업 대상을 필리핀으로 한다. 필리핀의 최저빈민층은 무려 인구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극도로 양극화된 사회로 중산층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파식강(Pasig River) 하류 부근 마닐라 근교에는 빈민가가 형성되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세코(Baseco)라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늪지대로 원래 사람이 거주하지 못하는 곳인데, ADB개발계획에 의해 빌려난(강제이주) 도시빈민들이 이곳에 마을을 형성하고 거주하고 있다. 늪지대에 막뚝을 막고 반평 남짓한 판자집을 짓고 겨우 살아가고 있는데, 가옥은 3,499채, 가구는 5,515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안전한
물과 위생 그리고 전기가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고 합니다. 강물은 오염이 심해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고 멀리 정수장으로부터 수도관이 띄엄띄엄 연결되어 있지만 접근이 어렵고, 물을 사서 사용해야 하는데, 이들은 물을 사서 사용 할 만큼 수입이 없습니다.
부득이 오염 된 물을 사용하게 되고 그로 인한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현지 시민단체의 지원으로 주민자치조직을 형성하고 놀라울 정도로 체계적이고 역동적으로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사회구조적 문제로 한계가 깊숙이 드리우져 있습니다. 이지역에 기금의 규모에 맞게 마을 단위의 소규모 정수시설 혹은 빗물저장시설을 마련하여 1차적인 물 위생의 문제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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