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경다시허용하겠다고? 있을때잘해!!

2005.02.16 | 미분류

나의 바다 고래야 희망을 뿜어라
[한겨레 2005-02-15 17:51]

포경 다시 허용하겠다고? 있을때 잘해!! 푸른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바다가 아니지 어른들이 마구 잡아 사람을 많이 닮은 고래들은
얼마 남지 않았지 5월 국제포경위원회 총회계기
환경단체 보호운동 팔걷어 공룡 그림을 보고 그 이름을 맞추고 초식공룡인지 육식공룡인지 구별해내는 어린이를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정도로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 공룡에 관한 지식은 상식이 돼 있다. 그러다보니 부모들도 공룡 이름이라도 몇 가지 모르고는 자녀들과 눈높이를 맞춰 놀아주기도 힘들게 됐다. 공룡에 대한 이 유별난 관심은 거대한 동물에 대한 어린이들의 동경과 호기심이 상업적으로 부추겨지면서 시작됐다.
‘대왕’ 흰긴수염고래 5000마리 남아 하지만 단순히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아니라 몸무게와 부피를 기준으로 할 때 지구의 전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동물은 공룡이 아니라 고래다. 고래 가운데 대왕고래라고도 불리는 흰긴수염고래 큰 놈은 길이가 30m가 넘고 무게가 180t에 이른다. 이 고래는 인간이 출현하기도 전에 멸종한 공룡과 달리 지금도 깊은 바닷 속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있지만 공룡의 운명을 반복할 위험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전 세계에 남아 있는 흰긴수염고래는 인간이 본격적으로 포경을 시작하기 전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던 개체수 16만~24만마리의 2.08~3.13%인 5000여마리에 불과하며 특히 남극에는 수백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추정한다. 가까운 장래에 멸종할 위험이 매우 높은 종으로 분류해놓은 상태이다. 이는 흰긴수염고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고래 80여종 가운데 국제자연보존연맹의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보고서인 ‘레드 리스트’에 올라 있는 고래 종은 67종이나 된다. 1986년 전세계적으로 상업적 포경이 전면 금지된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남획으로 한번 줄어든 고래 종들의 개체군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폐수, 그물 등에 의한 해양 오염, 갈수록 증가하는 인간의 해양활동 등이 이들의 생존 조건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주변 바다 속에 서식하는 30여종의 고래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상황속에서 오는 5월 울산에서 열리는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를 계기로 환경단체들이 고래보호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달 18일 고래보호위원회를 발족한 환경운동연합의 최예용 시민환경연구소 기획실장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포경 찬성국가의 로비로 자칫하면 오는 5월 울산에서 상업적 포경금지 조처가 무너질 우려가 없지 않다”며 고래보호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 실장은 “정부는 수산업계 민원해소를 위해 과학연구 목적의 포경은 허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그렇게 해봐야 수산업계에는 큰 도움이 안되고 국제적 비난만 받게 된다”며 “고래잡이가 아니라 고래보호를 통해 장기적으로 고래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한 고래관광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5천년전 암각화에 등장 친숙한 동물 환경련 고래보호위원회는 올해 세계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연대해 고래해양생태모니터링, 고래보호국제심포지엄 등을 열고 실물 크기의 고래모형 전국 순회전시 등을 통해 일반인들이 고래를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는데 주력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다른 동물과 달리 고래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낮은 것은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004년초부터 미국 콜로라도의 글로벌그린그랜트펀드의 지원을 받아 유전개발로 위협받고 있는 사할린의 한국계 귀신고래 서식지 보호운동을 시작한 녹색연합도 국제포경위원회 울산총회를 계기로 세계동물보호협회(WSPA)와 연계해 대중을 상대로 한 고래보호운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함은혜 녹색연합 시민참여국 간사는 “고래 포스터 판매, 귀신고래 보호활동 기금 마련을 위한 ‘만원계’운영 등의 활동을 펼쳐왔으나 성과가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며 “울산대회를 계기로 홍보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귀신고래가 살 수 없는 해양생태계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 귀신고래 한국엔 남아있지 않아 국제자연보호연맹이 전세계에 100여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며 레드리스트에 올린 귀신고래는 울산의 반구대 암각화에도 등장할 정도로 우리 민족에게 친숙한 동물이었다. 그러나 1977년 울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것을 마지막으로 한반도 연안에서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 신만균 울산대 생물학과 교수는 “귀신고래는 동해안을 거쳐 주 서식지인 오호츠크해와 번식지인 남중국해를 오가면서 생활하는데, 우리 연안의 저서환경 훼손으로 이동경로를 바꿨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장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장은 “고래는 건강한 해양생태계의 상징적 동물이며, 특히 수심 50m 이내의 해안에 붙어 다니는 귀신고래는 훼손된 해안 생태계가 되살아나지 않고는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처럼 해안 생태계 회복과 함께가야 한다는 점에 귀신고래 보전운동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수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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