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에너지붐으로 환경파괴 극심

2005.11.24 | 미분류

<환경> 러시아 에너지붐 환경파괴 극심 [연합뉴스 2005-11-2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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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시베리아 서부지역에서 진행중인 석유 및 가스 개발사업으로 극심한 환경파괴가 일어나 인간과 야생생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BBC 뉴스 인터넷 판이 22일 보도했다.
작가 안톤 체호프가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곳”으로 불렀던 사할린섬에는 요즘 국제 사업단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밤낮 불을 밝힌 채 사상 유례없이 야심적인 석유 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다.

신생 정당 `녹색 러시아’의 알렉세이 야블로코프 대표는 “지구 위성사진에서 가장 밝게 나타나는 곳은 로스앤젤레스도, 도쿄도 아니고 시베리아 서부”라고 강조했다. 2만개나 되는 시추공에서 쏟아내는 화염 때문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과학원 회원이기도 한 생물학자 야블로코프는 “이런 화염들 때문에 목숨을 잃는 철새 수는 수백만 정도가 아니라 수십억 마리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도 그의 저서 `균형잡힌 지구'(Earth In The Balance)에서 시베리아 유정의 화염이 지구온난화의 주범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가스와 석유 덕분에 러시아의 경제 사정이 실로 오랜만에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비판들은 그다지 설득력 있게 먹혀들지는 않고 있다. 사할린 에너지와 같은 주력 기업들은 “사할린 개발은 장기 사업이기 때문에 우리는 주민의 건강와 안전을 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할린 환경운동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귀신고래의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데 대해 사할린 에너지사의 생물학자들은 이것이 유정 개발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녹색 러시아측은 이 둘 사이에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더 큰 문제는 다른데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사할린 해안에 건설되고 있는 파이프라인이 연어 서식지인 무려 600개의 청정 하천을 가로지르고 있어 환경변화에 극도로 민감하기 연어들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 주민들의 생계와 먹거리가 위협받게 되며 석유가 유출될 경우 지역 환경은 회복 불가능한 변화를 겪게 된다는 것이다.

사할린에서 생산된 석유가 유조선을 통해 아시아와 미국에 수송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북태평양의 험악한 기상이 언제 유조선을 덮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1989년 알래스카 부근에서 유조선 엑슨 발데즈 호의 좌초로 4만t의 석유가 유출돼 수백㎞의 기름띠가 형성된 것은 악몽같은 현실이다.

또 한가지 두려움을 자아내는 것은 사할린이 일본과 같은 지진대에 속해 있다는 것인데 사할린의 네프테고르스크에서는 10년 전 지진이 일어나 2천 명이 무너진 아파트 더미에 산 채로 묻혔고 쿠릴 열도에 강력한 쓰나미가 몰아친 적도 있다.

해상 시추대와 항만 터미널, 파이프 라인이 이런 재난에 충분한 대비를 갖추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개발업체들과 환경운동가들이 정반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2년 전 석유회사 유코스가 시베리아 유정으로부터 바이칼호 가장자리를 따라 중국까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무산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세계 최대의 담수호인 바이칼은 지진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정부는 다른 회사가 제출한 비슷한 계획을 승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환경영향 평가가 국가 발전과 경제에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며 이 계획을 지지했다.

그는 오는 2010년까지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를 2배로 늘린다는 엄청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그는 석유산업을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녹색당을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오열’로 간주한다. 실제로 그는 일부 환경운동가들이 러시아의 국제 경쟁자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녹색 러시아의 야블로코프 대표는 자신들이야말로 러시아의 진정한 국익을 보호하는 존재라면서 “러시아의 GDP가 2배로 늘어나는 것은 재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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