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반구대 암각화 잘 보이도록 안료 칠하라?

2006.03.28 | 미분류

[경향신문 2006-03-28 09:54]    

지난 22일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둘러보고 있는 유홍준 문화재청장 일행.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지난 주말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를 시찰하면서 암각화에 흰색 안료를 칠하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는 너비 10m, 높이 3m 바위면에 고래와 각종 동물, 수렵모습 등 200여개의 형상이 새겨져 선사시대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다. 암각화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그림을 판독하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마모된 데다 암벽 앞에 폭 50m의 강물이 흘러 더욱 식별하기 힘들다.

27일 울산시에 따르면 유청장은 지난 22일 암각화 현장을 찾아 “관광객들이 바위 그림을 선명히 볼 수 있도록 흰색 안료를 칠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울산지역 문화재 전문가들은 “아무리 관광객들을 위해서라지만 안료를 칠했다가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가 훼손되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고 반발했다. 유청장에 대해 “문화재 전문가답지 않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잖아도 이 암각화를 몇차례 탁본하는 과정에서 암면을 변형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한 문화재청은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국제포경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이 암각화를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울산시가 붓에 물을 적셔 먼지를 씻어내자고 제안하자 훼손 가능성을 들어 받아들이지 않은 적이 있어 이중잣대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김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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