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연해주]□ 연해주 생태탐방 활동 보고서 (4) -“濕地와 조류”

2003.08.19 | 미분류

□ 연해주 생태탐방 활동 보고서 (4)

“濕地와 조류”

                              김인철 / 습지보전연대회의 활동가
김은정 / 부산녹색연합 활동가
Ⅰ. 연해주 개요
  북한, 러시아, 중국 3국이 인접해 있는 접경지역으로 러시아 연방의 극동남단에 위치해 있다. 러시아 연해주의 자연보호구역은 2곳의 해양보호구와 1곳의 케드로바야파트 자연보호구, 핫산자연공원 1곳으로 광활한 습지와 아름다운 만, 해변, 호랑이와 극동표범의 주요서식지인 숲 등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에서 지정보호하고 있다.
두만강 하구지역은 88,000ha의 거대한 면적의 델타지역으로, 동아시아-호주간 이동경로상(East Asian Australian Flyway) 번식지로 북상하는 도요류 중 많은 종의 최종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중요한 지역으로 추측되고 있어, 도요류의 실태, 서식지 환경, 보호현황 등에 대한 상세한 모니터링이 시급히 필요할 것으로 본다.

Ⅱ. 관찰조류 및 주변환경
본 보고는 전문적인 조사자와 조사방식에 의한 기록이 아니다. 생태관광이라는 방문 목적으로 인해 적극적인 습지와 조류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 질 수 없었다. 지역별로 극히 짧은 시간동안 일정에 따라 방문한 탐방장소에 대한 소극적인 조류 관찰과 기록자의 탐방기록임을 참고하기 바란다.

(1) 숙소주변 및 민가 ; 숙소, 양코브스키(Yankovsky) 하우스, 도로변
◎ 일시 : 5월 21일~24일
◎ 주변환경 : 비차즈만(Vityaz Bay)과 가모브(Gamov)반도 연안의 활엽수림 내(內)에 구소련의 군사시설과 민간이 작은 마을을 이루어 분포되어 있음. 도로는 비포장 도로로 해안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사주와 자연제방 위에 건설된 구군사용 도로임.
◎ 관찰조류
   ① 산새 : 박새, 바다직박구리(♀♂), 꾀꼬리(번식), 콩새(♀♂), 쇠솔새(번식), 쇠솔딱새, 찌르레기(번식), 큰유리새(♀♂), 흰눈썹황금새(♂), 한국동박새(3), 노랑허리솔새(번식), 까마귀, 꿩(s), 뻐꾸기(s), 벙어리뻐꾸기(s), 해오라기(5), 멧비둘기, 칡때까치, 홍때까치, 노랑턱멧새, 까치, 쇠오색딱따구리, 딱새, 호랑지빠귀(s)
   ② 물새 :  가마우지, 괭이갈매기

(2) 가모브(Gamov)반도 해안 ; 비차스만(Vityaz Bay) 및 인근 해안
◎ 일시 : 5월 21일~24일
◎ 주변환경 :
           ․가모브반도의 남서쪽의 민가주변의 모래해안(사구지역), 해양연구소 선착장, 해양보호구가 시작되는 자갈바위 해안지역
           ․Vityaz Bay는 구소련시절 해양생물(돌고래 등)을 이용한 군사연구시설이 있던 곳으로 지금은 낡은 포경선과 작은 배들만이 이용하고 있는 작은 만이다. 서쪽에는 자루비노(Zarubino)항과 비교적 큰 마을이 있다.
           ․남서쪽으로 열려있는 비차스만은 자연스러운 해안경관이 유지되고 있는 지역으로 만의 안쪽은 모래해안으로 해당화가 군락을 이루어 서식하고 있으며, 남동쪽해안의 일부지역은 얕은 뻘층이 형성될 정도로 잔잔한 만이다. 가모브반도의 해안지역은 굵고 거친 자갈해안이나 해안절벽지역이며 휴가철 러시아인들의 주요휴양지로 이용되고 있다. 조수간만의 차가 짧아 육지로 드러나는 부분의 폭이 좁다.
◎ 관찰조류
   ① 산새 : 노랑할미새, 백할미새
   ② 물새 : 쇠백로, 괭이갈매기, 노랑발도요, 붉은발도요, 중부리도요

(3) 가모브(Gamov) 등대 및 해양보호구와 인접한 언덕
◎ 일시 : 5월 21일~22일
◎ 주변환경 :
           ․동해를 향해 남북으로 길게 나온 가모브(Gamov)반도는 바위절벽해안과 초지와 드문드문 보이는 관목의 구릉지역
           ․매년 반복되는 산불로 인해 키큰나무류는 거의 자취를 감췄고, 몇몇 살아남은 참나무류 군락과 바위절벽위의 소나무, 다년생 풀들이 우점하는 초지로 뒤덮여 있다. 바다 멀리 해양보호구의 섬들이 보임.
           ․가모브(Gamov) 등대가 있는 지역은 태풍이 극심한 지역으로 등대 옆의 바위가 갈라져 있다. 등대주변의 바다 속에는 난파된 범선과 군함들이 다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모브 등대에는 빛과 전파(라디오 신호)를 보내는 등대로 구성되어 있어 주변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눈과 귀가 되고 있다.
           ․이곳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어, 능선의 주요지점에는 구소련의 포진지가 구축되어 있다. 구소련이 몰락하는 1991년까지 주둔하고 있었다.
◎ 관찰조류
   ① 산새 : 바다직박구리(수컷 두 마리가 한 바위에 나란히 앉아 지저귐), 찌르레기, 까마귀,그림 1. 가모브(Gamov)반도에서 바라본 해양보호구의 섬들과 해안구릉지대
종다리(둥지), 쑥새, 칼새, 방울새, 백할미새, 쇠솔새(사체, 1개체)
   ② 물새 :  쇠가마우지(2), 가마우지(성조1, 어린새1), 괭이갈매기, 갈매기, 흰눈썹바다오리

(4) 자루비노(Zarubino) 항구
◎ 일시 : 5월 21일
◎ 주변환경 : 가모브(Gamov) 반도의 서북쪽에 위치한 작은 항구, 중국가 러시아의 보따리 장사꾼과 백두산관광객의 주요 입출입 지역임. 민가가 거의 없으며, 항구 뒤쪽의 목장과, 항구집단시설이 배치되어 있고, 낡은 기중기와 창고 등 거대한 항만시설이 옛 자루비노 항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 관찰조류
   ① 산새 : 제비, 까마귀, 백할미새
   ② 물새 : 가마우지류, 괭이갈매기(짝짓기 관찰), 큰회색머리아비, 제비갈매기

(5) 해양보호구(Rimsky-Korsakev Islands)
◎ 일시 : 5월 22일
◎ 주변환경 :
           ․우리나라 남해안 다도해지역의 섬들과 비슷한 절경을 갖고 있는 해양보호구. 해양보호구내 섬과 해안가에 레인져들의 숙소와 감시초소, 연구를 위한 시설들이 있음. 바위섬과 활엽수림의 섬이 혼재.
그림 2. 해양보호구
           ․대규모의 괭이갈매기, 가마우지의 번식지가 있고, 물범(Phoca largha)이 서식함. 물범은 잠길듯한 평평한 바위에서 온몸을 드러낸 채 휴식을 하고 있었다.
            ․촛대모양의 바위, 가파른 바위절벽해안 등에는 칼새, 가마우지, 흰눈썹바다오리, 괭이갈매기의 수많은 둥지가 관찰되었다.
            ․산새는 점심 식사를 한 해양보호구에 포함되는 가모브반도 연안의 레인져 숙소 근처에서 관찰, 주변은 철쭉과 신갈나무의 활엽수림으로 남쪽으로 열려있는 양지바른 곳임.
◎ 관찰조류
   ① 산새 : 칼새(번식 추정), 파랑새, 찌르레기, 백할미새, 까마귀
   ② 물새 : 흰수염바다오리, 바다오리, 바다쇠오리, 흰줄박이오리, 재갈매기, 괭이갈매기(둥지), 흰눈썹바다오리(둥지), 가마우지(둥지 84개)
   ③ 미동정 갈매기류 1종

(6) 케드로바야파트(Kedrovaya Pad) 자연보호구 내(內) 하천과 숲
◎ 일시 : 5월 23일
◎ 주변환경 :
           ․아무르스키만(Amursky Bay)으로 흘러 들어가는 작은 실개천의 한켠에 케드로바야파트 자연보호구 사무실이 있다. 실개천의 동쪽사면의 숲과 능선, 서쪽 출입제한구역의 일부만 탐방하였다.
           ․나무와 야생초 사이로 보일 듯 말 듯한 짐승의 길을 따라 숲 탐방. 숲의 능선아래 평평한 작은 습원 ‘사슴의 샘(가칭)’. 대륙사슴의 커다란 발자국과 잎이 크고 넓은 습지식물들이 있었음.
           ․참나무류가 우점한 숲으로 1900년 초에 발생한 산불의 흔적이 아직 곳곳에서 관찰됨.
           ․아무르표범의 쉼터자리, 호랑이의 배설흔적, 곰의 목청채취 흔적과 다른 야생동물들의 배설물을 여기저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산새들은 물가와 계곡(실개천)의 서쪽 숲에서 움직임과 소리를 관찰할 수 있었다.
          
◎ 관찰조류
   ① 산새 : 긴발톱할미새, 벙어리뻐꾸기(s)

(7) 핫산(Khasan) 자연공원 인근 습지와 이동 중 관찰 습지
◎ 일시 : 5월 23일~24일
◎ 주변환경 :
           ․비차스만에 있는 숙소를 지나 핫산자연공원으로 가는 길에 나타난 풍경은 해안지역과 내륙에 형성된 크고 작은 습지들과 초원지대, 멀리 보이는 산맥까지 거의 평지에 가까운 지형으로 가끔 나타나는 낮은 구릉이 우리의 시야를 가릴 뿐이었다. 우리는 이 넓은 지역과 습지에 새가 보이지 않는 까닭에 대단히 궁금해하였다.  
           ․포스엣만(Posyet Bay)에 위치한 마을 크라스키노(Kraskino) 입구에 형성된 사행천과 하구역에서 개개비들의 지저귐과 물새들의 날개짓이 보이기 시작함. 크라스키노를 지나자 북쪽 산맥에서 발원한 수많은 작은 하천들이 바다와 만나서 만들어낸 석호와 갯벌, 염습지, 모래해안, 사구 등이 넓게 펼쳐짐.
           ․핫산 두루미 인공사육장에 이르는 길 양쪽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넓은 초지, 중간 중간 수로의 형태가 보임. 과거 고려인의 농경지로 사용되었다고 함. 중앙 중심수로(하천)에서 백로류와 오리류 관찰됨. 야생의 노루관찰.
◎ 관찰조류
   ① 산새 : 후투티(번식추정), 백할미새, 찌르레기, 참새, 귀제비, 제비, 개개비, 쇠개개비(s), 뻐꾸기(s), 휘파람새(s), 검은딱새(번식 추정)
   ② 물새 : 쇠물닭, 괭이갈매기, 재갈매기, 제비갈매기, 흰죽지갈매기, 쇠제비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고방오리, 청둥오리, 흰뺨검둥오리, 장다리물떼새, 노랑발도요, 붉은발도요, 왜가리, 붉은왜가리, 쇠백로, 중대백로, 댕기물떼새
   ③ 맹금류 : 말똥가리
   ④ 미동정 갈매기류 1종(해양보호구에서 관찰한 미확인종과 다름)

(8) 핫산 자연공원 두루미 인공 사육장과 인근 습지
◎ 일시 : 5월 24일
그림 3. 핫산지역의 4개의 호수와 습지. 멀리 북녘땅과 접경지역이 보인다.
◎ 주변환경 :
           ․핫산 자연공원의 북쪽 해안가 포시에트만(Posyet Bay)에 위치. 두루미 인공사육장 아래에 과거 고려인의 농사에 이용되었던 4개의 호수가 있다. 이곳의 초지와 습지는 반복되는 산불의 영향으로 무릎정도의 풀들이 자라 있는 풍경으로 되었으며, 평지에 우묵하게 들어가 물이 고인 듯한 모습의 이 호수는 인간의 이용이 중단된 후 몇몇 새들과 노루, 호랑이나 아무르 표범과 같은 고양이과 포유류가 목을 축이고 가는 곳으로 이용되는 듯 보인다.
           ․인공사육장 남쪽에 높지 않는 언덕은 관목과 산불을 이겨난 활엽수의 어린 나무가 빽빽이 자라고 있다. 언덕에 오르면 4개의 호수와 두만강 접경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불이라는 자연의 간섭이 현저히 없어진 지금의 모습이 계속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은 울창한 참나무류의 숲으로 덮힐 것으로 생각된다.
           ․해안가는 모래해변으로 서해안에서 관찰되는 비단고동류와 고동, 조개류, 가리비 등의 유사한 패각이 보였으며, 바닷물의 색깔은 검붉은 색으로 두만강의 오염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된다. 괭이갈매기의 한무리와 먼바다에서 뿔논병아리가 관찰되었다.
           ․핫산 자연공원으로 지정된 두만강하구 델타지역, 이번 탐방에서는 먼  발치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3국의 접경도시 핫산의 높은 언덕에 올라 북한, 러시아, 중국을 굽이쳐 흐르는 두만강을 따라 바다로 나가 보지만 흐릿한 하구는 끝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두만강 하구로 가는 길을 앞에 두고도 가지 못하는 서글픔을 통렬하게 느끼며 발걸음을 돌렸다.

◎ 관찰조류
   ① 산새 : 꿩, 흰눈썹황금새, 붉은뺨멧새, 노랑허리솔새(♀♂), 꼬리치레(♀♂),
   ② 물새 : 뿔논병아리, 붉은부리갈매기, 괭이갈매기
   ③ 맹금류 : 잿빛개구리매, 황조롱이

(9) 크라스키노(Kraskino) 마을
◎ 일시 : 5월 24일
◎ 주변환경 :
           ․포시에트만(Posyet Bay)의 북쪽에 인접해 있고, 관공서가 있는 소규모의 해안가 도시. 시골장터가 열리는 현장 주변에서 관찰.
          ․장터주변의 나무구멍에 북방쇠찌르레기가 둥지를 틀고 있고, 낡은 벽돌건물 지붕 밑에 칼새의 둥지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행동들이 관찰되었다.
◎ 관찰조류
   ① 산새 : 칼새, 참새, 제비, 북방쇠찌르레기(둥지)
   ② 물새 : 괭이갈매기

(10) 사슴농장
◎ 일시 : 5월 25일
◎ 주변환경 :
           ․안드레브카(Andreevka) 마을로 흘러내리는 하천의 상류부근에 위치한 사슴농장으로 큰 짐승이 돌아다니기 쉬운 숲의 형태로 곳곳에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하천을 중심으로 철쭉, 신갈나무 중심의 활엽수림과 초지가 형성되어 있으며, 겨울이면 굶주린 호랑이 가끔 출현하여 사슴을 잡아 가기도 한다. 호랑이에게 당한 사슴과 말의 시체를 한곳에 모아두고 있었다.
           ․호랑이, 아무르 표범, 오소리, 멧돼지, 여우, 수달, 너구리, 삵 등 야생동물이 많다고 함. 수달의 배설물이 계곡의 여러 곳에서 발견됨.
           ․하천(계곡)은 옆새우, 강도래, 날도래, 플라나리아 등 1급수에서 발견되는 수서곤충이 풍부히 관찰됨.
◎ 관찰조류
   ① 산새 : 큰오색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찌르레기(둥지), 쇠찌르레기(둥지), 동고비(둥지), 참새, 쇠솔딱새(둥지), 박새(둥지), 꼬까참새(♀), 흰눈썹황금새, 쇠유리새
   ② 맹금류 : 황조롱이

Ⅲ. 토론

(1) 결과
  ① 물새류 30종, 산새류 54종 관찰됨.
  ② 번식을 확인한 종은 15종이었다. (추정은 제외)
  ③ 우점종 : 워낙 광범위한 지역을 답사하면서 관찰하였으므로 우점종의 개념은 무의미하다고 생각된다. 다만 해양보호구에서는 괭이갈매기와 가마우지가 우점을 이루고 있었다.

(2) 토론
  ① 가모브(Gamov)반도는 아열대의 북방한계선으로 식생과 동물 등이 이곳에서부터 갈라진다고 한다. 또한 각자 보전지구로 철저하게 보전되어 있어 종다양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라고 한다.
  ② 식생과 포유동물상은 한국과 비슷하다고 한다. 조류도 대부분이 한국에서 관찰할 수 있는 종들이어서 생태계적으로는 같은 권역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위치상 한국에서는 귀한 북방조류들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제비류․참새․까치 등의 한국에서 흔한 종은 개체수가 많지 않았다.
  ③ 답사팀이 다양한 산새를 관찰 할 수 있었던 지역은 가모브반도를 중심으로 숙소 주변과 사슴농장이었다. 활엽수림과 초지, 해안이 민가를 중심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어 다양한 이면부를 만날 수 있기 때문으로 사료된다. 민가는 대부분 독립적이며, 자연생태계의 심각한 파괴원인은 찾아보기 힘들어 산새류가 민가 가까이 또는 민가 내에 둥지를 틀고 있는 것을 많이 관찰할 수 있다.
  ④ 해양보호구는 예상보다 번식지가 다양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체의 종다양성이 낮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물범 서식지를 제외하고는 배로 계속 이동하여 연안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으며, 비가 계속 내린 것도 한 원인일 것이다. 섬들은 크기가 다양하고 바위섬부터 활엽수가 우거진 섬까지 다양한 식생과 유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 이동조류와 번식조류의 이용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괭이갈매기와 가마우지가 바위섬에서 많은 수가 번식하는 것이 관찰할 수 있었으며, 주로 발견된 조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구하는 흰눈썹바다오리, 바다오리, 바다쇠오리, 흰줄박이오리 등 잠수성 바다오리류였다. 바위섬 위를 높게 선회하는 칼새의 무리도 흔하게 관찰되었다.
  ⑤ 케드로바야파트는 숲 속에서는 조류의 관찰뿐 아니라 새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산정상의 능선과 하천을 끼고 있는 입구도 빈약하게 느껴졌다.
  ⑥ 두만강하구는 답사할 수 없어 가장 아쉬움이 컸다. 핫산 자연공원은 매우 넓으며, 사실상 이동하는 모든 지역이 습지라고 말할 수 있다. 하구, 습지, 호수, 사행천 등이 모든 지역에 펼쳐져 있었으나 만날 수 있는 조류가 너무 빈약하였다. 한국에 비해 이러한 지역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백로류조차 드물었다.
     두만강하구의 핫산지역의 북쪽 두루미 인공사육장과 예전 저수지로 이용되었던 호수지역 1곳을 둘러보았다. 하구와 인접한 자연공원지역에 대한 자세한 정보나 둘러볼 수 있는 기회조차 갖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를 안내했던 사람은 그 습지에 대한 두루미 외의 정보는 갖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⑦ 이 지역 같은 곳이 한국이라면 대부분이 농경지로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1900년초 고려인의 과거 정착지와 농경지였던 곳이었다. 농경문화가 계속 유지되어 현재까지 이어졌을 경우 이곳의 조류상이 어떻게 달랐을지 궁금하다.
  ⑧ 대부분 차량이동을 통한 관찰이며, 탐방지에서는 단체행동이어서 집중적인 탐조는 무리였다. 5-10분 정도의 탐조를 통해서는 미숙한 기록자로서는 종 구분이 어려웠다. 또한 새소리 판독 능력도 부족해 관찰하면서도 기록할 수 없는 산새류가 많았다.

(3) 관찰조류가 빈약해 보인 점에 대한 견해 ; 습지를 중심으로
   * 한국에 비해 조류와 포유류가 빈약해 보인 것에 대한 토론이 활발했었다. 이에 대해 김은정, 김인철의 견해를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기록한다.

  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불과 재에 의한 피해로 하천과 습지의 기초생태계가 빈약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산불의 흔적을 쉽게 만날 수 있으며, 흙이 새까맣다. 산불은 지역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② 습지와 하천의 조류가 많은 지역은 수변부의 얕은 지역이다. 만일 하천이 서서히 깊어지지 않고 초지 이후 바로 깊어진다면 수면성 조류는 찾아보기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동 중 곡류천에서 관찰했을 때 수심이 급히 깊어져 잠수성오리와 갈매기류만 소수 있었다. 하천까지의 초지는 검은 흙으로 산불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몇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곳을 찾아오던 새들이 사라졌을 경우. 이곳 연해주지역, 특히 핫산지역은 밀렵과 산불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라고 했다. 이곳을 경유하거나, 번식하는 새들에게는 밀렵과 산불은 생존에 엄청난 위협요인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핫산지역의 광활한 습지는 미대륙의 장엄한 자연을 서술한 알도레오폴드의 ‘모래군의 열두 달’에서 묘사한 위스콘신의 초지, 습지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위스콘신의 초지는 해년마다 불로 인해 광활한 초지가 유지되고 있었다. 이곳에 봄이 찾아오면 기러기를 비롯한 수많은 철새들이 찾아들고, 짝짓기를 하며, 새끼들을 길렀다고 한다. 우리가 가보지 못한 핫산 습지의 어느 곳은 그러할 지도 모르겠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우리가 방문한 곳이 새들이 찾지 않는 곳일 가능성. 조류의 하부생태계가 안정적이지 못하거나, 생물종다양성이 단순해져 그 곳에 적응한 몇몇 종만 살아가는 곳. 먹이는 있으나 자신의 둥지와 너무 멀거나, 안정적인 휴식공간이 없을 경우에도 선택의 범위에서 제외될 수 있을 것이다. 핫산지역의 주요 수로나 하천에는 다수의 백로류와 갈매기만 관찰되었다. 여러 가지의 경우의 수를 두고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짧은 시간과 주변지역의 관찰만으로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③ 그러나 이러한 지역에도 있을 가능성이 높은 백로류도 드물었다. 또한 한국에서는 둥지를 틀고 번식하는 오리류와 쇠물닭도 거의 관찰할 수 없었다.
  ④ 물새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가 시기적으로 새가 없는 때에 맞춰왔을 경우 새가 없다고 말 할 수 없으며, 또한 1년 동안의 조류의 흐름을 알 수 없다. 이 지역이 조류에게 있어서 한국과 같은 역할을 한다면 중간기착지 또는 월동지일 가능성이 높다.
  ⑤ 초지가 농경지로 이용되거나 방목지로 순환 활용된다면 하부구조 생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⑥ 광범위한 지역에 비해 관찰한 지역은 매우 한정적이므로 전체를 논하기는 어렵다. 또한 한국의 협소한 지형에서의 높은 밀도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것 같다.
  ⑦ 기록자를 비롯한 탐방팀의 조류관찰 능력은 전문가의 수준은 아니다. 또한 조류별 서식환경에 대한 경험과 자세한 정보가 부족하므로 평가 자체가 어렵겠다.
  ⑧ 해양보호구의 안내책자에 노랑부리백로의 번식기록에 대하여 나와 있다. 러시아 연해주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2002. 6. 27) 청초호에서 노랑부리백로 1개체를 발견했다. 동해안 이동경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관찰한 종이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동해안 석호지역과 비슷한 점이 많은 연해주의 수많은 석호와 사구, 사주, 염습지, 염호, 기수호 지역은 수많은 가능성을 품고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이동경로상의 주요지점으로 생각되는 이곳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이 시급히 필요하리라 본다.
Ⅳ. 관찰조류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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