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이 꿈꾸는 생명, 평화의 세상

2003.07.18 | 미분류

한길을 걷는 우정어린 친구지만 곁에 두지 못하는 이유는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고, 녹색삶을 펼칠 곳이 너무도 넓기 때문이다. 전국 각지로 흩어져 있는 환경활동가들 만나는 자리가 지리산 실상사에서 열렸다. 7월14일~16일 2박3일의 여정 속에 아름다운 관계를 맺고, 환경운동에 대한 새로운 확신과 비젼을 품고, 희망차게 돌아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바램 일 것이다.

지리산이 꿈꾸는 생명, 평화의 세상
<2003년 환경 활동가 워크숍> 참가기



삼삼오오 모인 환경활동가들의 수가 300명 정도였다. 환경활동가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실상사 주지 스님이신 도법스님의 첫 강연으로 배움의 장은 시작 되었다.
“더불어 사는 생명․평화의 장을 만드는 것, 그것은 먼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와 너, 나와 산, 나와 동물을 분리하지 않고 사랑하는 것이다. 외치면서  없어져 버리는 메아리가 되지 말고, 오직 마음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생명을 살리라”는 말씀에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꼬르륵 꼬르륵 아우성치는 배고픔의 소리가 들려서 인지 활동가들의 만남의 시간을 짧게 마치고 저녁식사가 시작 되었다. 사찰음식 전문가이신 홍승스님을 모셔, 사찰음식 조리 비법을 들으며  수행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만들어 주신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저녁 식사 후 ‘우리시대 환경 현황과 새로운 운동방법론을 모색을 위한 토론마당이 열렸다.’ 환경운동 10년의 경험을 가지고 계신 녹색연합 김제남 사무처장님 외 6분의 선배님들을 패널로 모시고 한국 환경현실과 환경운동 10년의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미래의 새로운 환경운동을 모색해 보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10년 이상의 어려운 운동을 해 오신 선배님들의 노고에 어깨를 주물러 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선배님들이 더욱 힘을 내 후배들의 길을 잘 알려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음날 아침 지리산 노고단 까지 새벽등반이 있었다. 일출을 보며 아침명상을 하는 시간, 연봉을 바라보며 생명평화를 위한 묵상, 산상에서의 아침식사, 모두가 신선이 된 듯한 이색적인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한다.

환경활동가이지만 분야가 워낙 다양하기에 관심사별로 모둠을 나누어 열띤 토론의 장을 펼쳤다. 강살리기 마당에 참석한 활동가들은 각 지역에서 활동한 사례, 그리고 생활 속에서 우러나오는 생각들로 서로의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참 소중하고 알찬 것들 이었다. 무엇보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활동가들께 박수를 보낸다.

평소 하지 못했던 신기한 것들을 할 수 있는 체험마당이 열렸다. 천연염색(황토염색), 지리산 풀과 열매로 효소 담그기, 건강 쑥뜸, 부항 배우기, 숲 속의 명상, 춤 명상, 빨치산과의 대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시간만 허락 된다면 다 해보고 싶지만, 활동가들의 경험담들을 듣는 것으로 대신했다.



밥 먹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먹기란 무지 힘이 든다. 왜냐하면 밥 앞에 서면 무너져 버리고 마는 이성 때문이다. 그런데 ‘밥과 생명의 명상’이라? 어떻게 해야 이렇게 할 수 있을런지? 발우공양의 정신이 이것을 깨우쳐 준다. 특히 음식의 조금의 낭비도 없는 절약공양이라는 점이 맘에 들었다.

환경활동가라면 쓰레기 버리지 않고, 음식도 남기지 않고, 세제도 쓰지 않는, 환경보호에 철저한 사람들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때론 그것이 남들 앞에선 불편할 때가 많다. 좀더 배우고, 몸에 익힐 수 있는 활동가 스스로의 환경교육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끼는 터에 환경활동가 워크숍을 통해 진정한 활동가의 모습을 조금은 보지 않았나 싶다.

만나면 헤어지기 마련이다. 가는 길이 순탄치 만은 않기에 서둘러 헤어질 수 없었다. 어디
서든 세상 속에 빛을 발하는 활동가의 모습을 기대하며 환경활동가 워크숍은 다음을 기약했다.    

글 : 작은것이아름답다 박은애 woosimi79@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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