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을 살리는 전북발전의 진정한 대안은 무엇인가?

2003.09.18 | 미분류

새만금갯벌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또 새만금이야?’라고 지겨워할지도 모르겠다. 전북 부안에서조차 핵폐기장 반대는 자발적인 의식으로 주민들이 목숨 걸지만, 새만금에 대해선 아직도 냉담하다. 새만금 사업은 바다를 농지로 조성하는 단순한 간척사업이 아니라, 전북지역의 경제적 소외에 대한 일종의 희생양인 것이다.

새만금을 살리는 전북발전의 진정한 대안은 무엇인가?
– 새만금대화마당에서는…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위한 4대 성직자들의 삼보일배, 여성성직자들의 도보순례 등 새만금의 환경문제를 펼쳐 놓을수록 지역의 의사결정자임을 자부하는 이들은 머리를 깎아 결의하였고, 지역 언론은 개발의 대변인이 되었다. 반대는 또 다른 방향에서 강력한 반대를 낳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시민,환경단체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라고 자조적인 발언을 하지만, 새만금 운동은 지역주민의 의사가 배제된 채, 정부와 환경단체의 갈등구조로 정형화되어 버린 상황이었다. 말하자면,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새만금 대안결정을 위한 노력이 의사결정과정에서 제외, 혹은 무시된 것이다.

지난 2월의 원주에 이어 두 번째 새만금대화마당이 9월 17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새만금을 살리는 전북발전의 진정한 대안은 무엇인가’란 구체적인 주제로 오전 발제와 오후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대화마당은 우선, 정부와 환경단체 간의 ‘힘 대 힘’의 양상으로 펼쳐진 새만금운동을 반성하며, 지역의 입장에서, 전북의 입장에서 어떤 가능한 대안이 제시될 수 있을까를 검토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전북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오창환 교수는 ‘새만금 보호와 전북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새만금 신구상이 필요하다’는 대전제를 두고, 군산지역의 ‘새만금산업물류단지’, 고군산군도의 ‘새만금바다공원’ 그리고 ‘새만금갯벌공원’으로 구상되는 안을 제출하였다.



    ▲  오창환 교수의 새만금 신구상(안)

이어 한국생태경제연구소의 우석훈 박사는 ‘새만금 담수호의 수질문제는 경제적으로 해결불가능한 상태에 놓이게 될 것’과 ‘새만금 간척사업이 전라북도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과다 해석되어있다’는 연구의 기본가정을 설정하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현재 새만금사업을 검토하였다.

연구는 새만금 대안 구성으로 ‘매립지 부분 이용 및 용도 전환’, ‘재생가능에너지 기지 조성’, ‘새만금 관광벨트 조성’, 그리고 ‘전북지역 인프라 구축 지원 등 지역특성화 강화’를 중대적으로 검토하였다. 전남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전승수 교수는 새만금 간척지 전체를 복합개발단지로 표기한 전라북도의 관광지도, 간척지 전체를 농지로 표기한 농업기반공사의 사업조감도, 김석철 교수가 제안한 바다도시 계획 조감도 등을 비교, 분석한 후, 대동소이하게 오창환 교수의 안을 지지하였다.

새만금 대화마당 발제문 내려받기



오후에는 이필렬 에너지대안센터 상임이사, 박진섭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염경석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장, 박영제 국립수산진흥원 서해수산연구소 과장, 진월스님 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 등이 참석한 자유토론의 장이었다. 논의의 핵심은 새만금 지역의 대안에너지로 제시된 풍력, 조력 발전의 가능성, 문화관광부에서 제출 예정인 관광 개발안과의 접점, 군산,김제,부안지역민의 실질적인 참여 유도 및 어촌개선프로그램, 삼보일배 이후의 생명평화운동에 대한 검토 등이었다.

물론 이번 대화마당은 주로 새만금 신구상에 대한 학계의 주요한 의견을 검토하는 자리였고, 환경단체는 학계, 정치계, 지역여론의 흐름을 분석하여, 새만금 대응 방식을 또 다시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학계든, 환경단체든 최종적으로 참가자들이 합의한 사항은 새만금의 해수유통이 중단된 상태에서는 전북지역의 발전 대안도 도출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새만금지역, 즉 변산반도국립공원, 새만금갯벌, 고군산군도는 무한한 관광자원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능성의 현실화가 멀지 않았다. 이에 더해 핵에너지를 대체할 지역의 재생가능에너지도 가능한 곳이 새만금 지역이다. 결론적으로, 관광자원, 에너지 수급 등을 통한 전북의 발전은 해수유통을 통한 생명의 흐름이 있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글 : 자연생태국 윤상훈 dodari@green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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