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으로 삼보일배는 끝인 줄 알았습니다.

2003.10.02 | 미분류

천성산에서 또 부안에서 시작된 낮고 깊은 생명의 울림. 새만금으로 삼보일배는 끝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천상산에서 또 부안에서 삼보일배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참여정부가 이럴 줄 몰랐습니다. 참여라구요? 그 이름이 부끄럽습니다.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들과 선생님들, 선방에 있어야 할 스님들, 그리고 지금 들녘에서 추수를 하고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야할 농부들과 어민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머리를 숙이고 무릎을 꿇어 ‘삼보일배’를 하고 있습니다.  

지율스님, 님을 생각하면 그저 눈물이 납니다.
지난 봄 38일 간의 단식, 50여일 가까이 진행된 3천배 기도정진. 천성산의 뭇 생명들이 스님께 뭐라고 부탁을 했기에 그리 마음을 모질게 먹으십니까. 지금은 부산역에서 천성산 정상 화엄벌까지 삼보일배를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 참여정부가 스님의 그 애끓는 마음의 십분의 일이라도 헤아리겠습니까. 네? 마음의 준비를 끝내셨다구요. 끝까지 천성산을 지키시겠다구요. 저희는 그저 스님의 손을 잡아드리는 일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장장 50km 거리에 매일 7km를 삼보일보로 가셔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스님, 수녀님, 교무님 화엄벌에 도착하는 날까지 부디 몸 보전하십시오. 10월 3일 회향식 때 자연생명의 보고인 천성산 화엄벌에서 뵙겠습니다.  

부안군민들께,
10월 1일부터 부안에서 전주까지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들었습니다. 부안의 아이들이 여의도에서 가을 운동회를 열고, 한강에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종이배를 띄운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을 학교로 돌려달라는 선생님들은 국회 앞에서 쉼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안에 핵은 절대 안된다’는 90여 일에 가까운 부안 주민들의 절규에 정부는 아예 눈을 가리고 귀도 막은 채 테러진압을 하는 병력을 배치했습니다.



저희는 지난 주 한수원이 지난해 9월 한국과학기술원 등에 ‘사용후핵연료의 저장방식에 관한 연구용역’을 주었다가 같은 해 12월 종료된 연구결과가 자신들의 입장과 반대로 도출되자, 이를 지난 9개월 동안 은폐한 사실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권오철 한수원 발전본부장은 녹색연합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합니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왜냐면 그들은 틀리고 우리는 옳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끊임없이 관련 연구진에게 현재 한수원이 추진중인 별도부지 저장방식이 더 바람직한 것으로 연구 결과를 바꾸도록 압력을 행사했습니다. 그들은 부안군민들은 물론 전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삼보일배 첫째날, 수협 앞 광장에 모여든 사람들은 부안 주민들 특히 아이들에게 핵을 유산으로 물려주지 않으려는 부모님들이었습니다. 사진 속에선 2백 여명의 삼보일배단과 이들을 따르며 묵상하는 행렬이 부안 읍내 도로를 은행잎보다 더 노랗게 물들였습니다. 길게 늘어진 행렬을 지켜보면서 군민들은 눈물을 훔치고, 박수를 보냈습니다. 하나된 부안을 보았습니다. 3일부터 5일까지 반핵현장활동에서 님들을 뵙고 응원하겠습니다. 님들이 삼보일배를 하시는 동안 우리는 님들의 일손이 되겠습니다. 부안 군민들을 대신해 농촌과 어촌의 일손이 되어줄 분들과 같이 내려가 뵙겠습니다.
                                                                                                                            녹색연합


핵없는 세상 만들기 ‘참회의 삼보일배’를 시작하며
우리는 생명 및 생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하여 모두가 하나되어 싸워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싸움은 아직도 고행의 먼 길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땅에 핵발전소들이 들어설 때 우리는 생명의 위기를 초래하는 문명의 재앙물이라는 것을 일찌기 깨닫지 못하였고, 영덕, 울진, 영광, 고창에 핵폐기장이 들어선다고 할 때조차 우리는 나 살기 바쁘다고 무관심했었습니다. 핵폐기장과 양성자가속기가 부안 땅에 들여오겠다고 하자 뒤늦게사 우리는 생명 및 생활 공동체의 위기를 절박하게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부안땅 뿐만 아니라 이 땅 어디에도 핵폐기장이 지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고통을 이 땅의 다른 누구도 대신 짊어져서는 안된다며 핵없는 세상을 호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하나되어 노란 촛불을 밝히며 핵폐기장 백지화를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질기게 싸워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투쟁은 아직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우리의 참회가 부족하고 우리의 생명운동이 지극하지 못한 듯 합니다. 이제 우리는 내 안의 마음을 더욱 정갈하게 참회하여 더 크고 더 깊은 거룩한 대지와 온몸으로 대화하며 고행에 들어가겠습니다.

– 핵없는 세상 만들기 삼보일배 소식보기 http://www.nonukebuan.or.kr/

천성산을 위한 3보 1배 기원문  
옛사람들이 이르기를
산과 물과 대지는 우리의 집이라고 했고
자연은 부처님의 진신이라 했읍니다.
이제 산이 무너지고 물이 마르고 대지가 울고 있으니 이것은 누구의 허물입니까

인간만의 편의를  위해 이땅에서 사라져간 생명들의 원성이 아직 그치지 않았는데
또다시  뭇생명의 터전인 산을 허물고 물길을 자르려 하고 있습니다.

말로 전 할 수 없는 진리를 설하신 부처님 전에 향사르고
내원의  대중 간절히 엎드려 참회하고 발원하옵나니

낯선 거리에서 흘리는 이 참회의 눈물을 받아주시옵고
이 눈물이 정화의  샘으로 흘러가게  하소서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 천성산에 화엄의 바람 불게 하시고
불길한 구름은  바람으로 흩어지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한 걸음이
무뢰하게 역사했던 이 땅에
화합과 희망을 노래 할수 있는 걸음이 되게 하시고
천성을 오르는 이 한걸음걸음이
우담바라 꽃길되어 생명으로 피어나게 하소서

– 천성산 삼보일배 소식보기 http://www.cheon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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