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에 파묻힌 위도의 숨결” <호외발간>

2003.08.14 | 미분류

‘홍길동전’의 허균이 꿈꾸었던 율도국의 이상향이자, ‘심청이’가 빠진 인당수의 배경이기도 한 아름다운 곳이다.
위도의 근해는 서해안의 3대 ‘조기 산란장’으로 김․굴 양식이 성하고, 서해의 고기떼들이 집결하는 청정해역으로 우럭․노래미․농어․감성돔 등의 낚시터로 이름높다.
고운 모래와 울창한 숲,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인 빼어난 해안풍경 등 천혜의 경관이 살아 있는 곳이며, ‘중요무형문화재 82호’로 지정되어 있는 위도 띠뱃놀이는 마을의 태평과 풍어(豊魚)를 비는 민속놀이로 잘 알려진 바 있다.

한 때 서해안의 최대 김 양식장과 청정해역을 자랑했지만, 이젠 그 말도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영광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내뿜는 온배수와 새만금방조제의 영향으로 조기 구경이 하늘의 별 따는 것처럼 어렵기 때문이다. 또 올해 10주년이 되는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됐으며, 평지가 적은 위도에서 농사를 선택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우는 건지지도 않았다던 위도어민들은 이제 새우 찾기에 전념하고 있다. 그것도 예전엔 근해에서만 잡아도 배가 뒤집어질 듯 했는데, 요즘에는 어업한계선을 넘어도 신통치 않다. 원전의 온배수와 새만금방조제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는데도, 보상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떠한 위로나 보상도 그들에게는 없었다.  

결국 위도주민이 선택한 것은 ‘보상을 받고 떠나는 일’, 즉 ‘핵폐기장 유치’였다.
680여 가구, 1500명에게 3억 원~5억 원을 준다는 말에 위도주민들은 돈 받고 빚 갚고 떠날 생각 뿐이였단다. 가난하다못해 절박한 그네들의 삶 속에서 ‘선택 아닌 선택’을 해야했던 그들의 눈물과 회한을 쉽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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