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제12차 기후변화 회의

2006.11.17 | 미분류

아프리카는 지금 괴롭다. 에이즈와 함께 최근에는 일어난 극심한 기후변화로 농사를 지을 땅과 물이 부족하여 어린아이는 죽어가고 땅은 사막으로 변해가고 있다. 세네갈은 사용가능한 물의 양이 40~60% 감소하였고 케냐는 지난 20년간 3,5℃나 기온이 올랐으며 세렝게티 공원은 75년 이후 10년마다 초원의 40%씩 감소하고 있다. 그리고 사하라 이남의 주민은 2005년 한 해만 2500만 명이 기아에 시달렸다. 이러한 아프리카의 현 상황을 반영하듯 2006년 제 12차 기후변화회의는 케나, 나이로비에서 6일부터 17일까지 열렸다.

기후변화회의란?

기후변화에 관한 세계 최초의 회의는 1979년에 열린 세계기후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WMO(세계기상기구)와 UNEP(유엔환경계획)에 의해 1988년 IPCC(기후변화에 의한 정부간 패널)가 만들어졌고 1990년 IPCC가 첫 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 상태로 기후변화가 진행되면 2100년경 세계의 기후는 2~5℃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하였고 이것을 바탕으로 1992년 리우데자이루에서 172개국이 서명한 UNFCCC(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f Climate Change: 기후변화협약)가 체결된다. 그리고 협약에 가입한 모든 국가로 구성된 회의체(COP: Conference Of the parties)가 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각 회의마다 중요한 의제를 살펴보면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열린 3차 회의에서는 선진국의 감축의무에 합의하여 교토의정서를 채택하였으며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로 CO2, CH4, N2O, HFCs, PFCs, SF6 총 6종을 지정하였다. 그리고 2001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7차 회의에서는 교토 메커니즘이라 불리는 온실가스 저감 실행방안에 합의하였다.

아무 성과 없이 끝난 12차 기후변화회의

12차 기후변화회의에서는 크게 3가지 의제를 다루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제2차 교토의정서 제 3조 9항에 대한 특별작업그룹회의(AWG2)에서 1차 공약기간이 끝나는 2012년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의제와 틀을 설정하는 것이다. 실제 기후변화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온실가스를 50%나 줄여야 하지만 1차 공약기간에는 겨우 5%만 감축에 합의하였기 때문에 1차 공약기간인 2012년 이후에는 그 이전의 감축량인 5%보다 더욱 강력한 감축량이 설정되어야한다. 게다가 1차 공약기간 이후의 감축의무에 대한 논의는 적어도 1차 공약기간이 종료되는 2012년의 7년 전(2006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의 특별작업그룹회의는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선진국들은 자국의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 의무감축에 소극적이었고 개발도상국들은 기술 이전  요구 및 온실가스 감축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성과물 없이 끝나버렸다.

그 외의 의제인 제3세계 국가들의 산림훼손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대응과 탄소 저장 및 포집기술의 CDM 사업 인정 여부 역시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기술 부족이 아니라 이를 인식하는 국가, 사회, 민간의 선택 문제
류전희 교수(경기대)가 쓴 “지속가능한 개발 및 기술”에 관한 칼럼(11월 17일 한겨레)에서 지속가능한 기술이란 적용한 기술 자체가 완전치 못하거나 불충분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를 인식하고 사용하는 국가와 사회 민간과 공공의 선택, 그 아래 내재된 개인의 윤리적 소신까지 관여되는 문제라고 하였다. 따라서 기후변화의 주범인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리면서 기후변화를 방지하는 것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이나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국가 및 사회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석연료와 비교했을 때 신재생에너지는 여전히 효율대비 비용이 높은 편이지만, 노르웨이는 45.1%, 캐나다 15.6, 오스트리아 19.8%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늘려가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장 좋은 예로 스웨덴은 1975년 69%였던 석유의존도를 1990년 43%, 2004년에는 32%로 낮추어가며 2020년까지 석유로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선언하였다. 2005년 12월에는 페르손 총리가 직접 위원장을 맡으며“석유독립위원회”를 설치하여 운송부분의 석유소비는 40~50%로 줄이고 건물의 난방에는 석유를 사용하지 않으며 산업부분의 석유사용량은 25~40%로 줄이기 위해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2.13%에 불과한 우리나라 역시 화석연료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나아가 모든 국가 역시 공동의 책임을 지고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모든 국가는 온실가스배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2004년 선진 37개국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전체의 약 57%로 이산화탄소가 쉽게 대기 중에서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과 같은 기후변화를 일으킨 주범은 선진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 빈민구호 및 환경보호단체 연합이 합동 연구하여 작성한 ‘인 스모크 2‘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대한 피해를 비용으로 환산할 경우 매년 100억~400억 달러(9조 4730억~37조 8920억 원)에 육박하지만 실제 선진국들이 지급하는 금액은 약속한 금액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4300만 달러(약 407억3390만원)에 불구해,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후진국들은 기후변화에 대한 환경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후변화란 단순히 한 국가에 의한 문제도 아니며 앞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도 아니다. ‘인간에 의한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로 ‘전 지구에서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모든 국가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해나가야 한다.

참고자료:  UNFCCC 홈페이지 http://unfccc.int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글 : 녹색사회국 배난주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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