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방조제 공사 저지를 외치는 절벽 위의 절규 4일째

2002.06.17 | 미분류

6월 17일은 조태경님(녹색연합 회원)이 새만금 공사 중지를 외치며 해창산 절벽 위에 매달린지 4일째 되는 날입니다. 녹색연합 회원들과 함께 15-16일 농성장 지원을 다녀와 사무실에 앉아 있지만, 농성장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6월 15일 밤, 20여명이 모여 해창산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번개가 번쩍이는 순간 어둠 속에서 드러난 해창산의 망신창이가 된 모습은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해창산의 절규와 같아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하지만 더욱 걱정이 되는 것은 낙뢰의 위험과 비바람 가릴 장치하나 없이 절벽 한가운데 몇 가닥 줄에 의지해 매달린 조태경님의 안전이었습니다. 농성장 안전을 책임지는 신명철(녹색연합 회원)님이 비를 맞으며 해창산 정상으로 달려가 비에 떨어지는 낙석들을 제거하고 비닐을 내려주었습니다. 천둥과 번개,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해창산 절벽 위의 외침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6월 16일 7시, 사람이 절벽에 매달려 있는데도 포크레인과 천공기 공사를 멈추지 않았던 농업기반공사와 현대건설. 그들은 오늘도 다름없이 오전 7시부터 공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오전 11시 무렵, 천공기 한 대는 동북쪽 산 중턱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포크레인 2대는 조태경님이 매달려 있는 절벽 아래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요란하게 작업을 하는지 채석장 입구 농성장에서도 진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망원 카메라로 살펴보고 있는데, 갑자기 조태경님이 팔을 젓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급히 달려간 신명철님은 조태경님의 모자와, 허리에 매었던 안전벨트를 들고 왔습니다.

조태경님은 공사로 인한 진동과 소음으로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알리며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안전벨트를 풀고 공사중지를 요구하였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공사 측으로부터 “뛰어내리라고 해라”라는 어처구니없는 답변만이 날아왔습니다.



‘뛰어내리려면 뛰어내려라….’
이 말 한마디는 사람의 생명을 너무나 하찮게 여기고 있는 농업기반공사와 현대건설의 작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조태경님이 낙석의 위험, 뜨거운 한낮의 햇빛과 비바람을 맞으며 절벽 위에 매달려 있는 이유를 진정 모른단 말인가?

12시 30분, 서울에서 내려간 우리들은 조태경님을 만나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조태경님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농성단원들과 직원들간의 몸싸움이 있었고, 계속적인 항의가 이어지자 조태경님과의 면담을 허락되었습니다.

조태경님을 만나러 가는 길은 채석작업으로 인해 돌들이 위험하게 놓여져 있었고, 1.5m가 넘는 바위를 넘어야만 했습니다. 조태경님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곳까지 걸어가는 잠깐 동안 내리쬐는 햇빛과 돌의 열기로 인해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습니다. 한낮의 내리쬐는 햇빛을 벌써 4일째 맞고 있는 조태경님의 건강이 몹시 걱정됩니다.
    


조태경님은 “공사장 인부들과 싸우지 마라. 여기서 보니 국립공원의 탁상행정과 환경부의 국립공원을 파괴하도록 얼마만큼 안일하게 허가해 주었는지 더 잘 보인다. 건설회사에서 나를 포함한 4명에게 9,500만원의 벌금을 내렸지만 하나도 슬프지 않다.”며 저 높은 곳에 있는 정부에서 잘못한 것을 가지고 약자끼리 싸울 필요가 뭐 있냐며 싸우지 말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또한, “나의 신변안전이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나를 죽이려고 공사를 압박해 오고 있는 것 같다. 낙석문제, 진동, 소음 등…..”계속 이어지는 공사로 인해 안전이 보장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정신적으로도 몹시 지쳐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오후 2시경부터 더 이상 캐어갈 수 있는 돌이 남아 있지 않자 공사는 멈추어 졌습니다. 그러나, 새만금 공사 중지를 외치는 조태경님의 목숨을 건 절벽 위 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사이버 녹색연합】

농성장 지원을 함께 나갈 시민여러분을 기다립니다.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02-747-8500

※ 보다 자세한 내용은 www.nongbalge.or.kr 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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