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전국환경활동가워크샵 – 너희가 생태주의를 아느냐?

2004.07.07 | 미분류

강원도 양구. 섬을 제외하고 내륙에서 가장 작은 단위의 군. 한반도 동서남북의 정중앙에 위치한다는 양구군에서 2004전국환경활동가워크샵이 열렸다.  “너희가 생태주의를 아느냐”를 주제로 전국각지의 환경활동가들이 2004년 7월 1일부터 3일까지 진행된 이번 워크샵은 환경운동에 대한 근본적 모색을 통해 생태주의에 대해 성찰하고 한 단계 성장된 환경운동을 전망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생태주의에 푹 빠진 첫 날
* 너희가 생태주의를 아느냐?

첫날 기조강연은 녹색대학 장회익 교수님의 “너희가 생태주의를 아느냐?”
현대의 위기 즉, 생태계 파괴와 사회 분란의 원인은 삶과 생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만이 파악이 가능하다.  생명이란 생명 개체들 간에, ‘온생명’속에 존재하는 생명과의 관계를 적절히 유지할 때 본래의 개념을 펼쳐낼 수 있으며, 우리의 삶 또한 공동체속의 주체로 자리하고,  삶의 내용이 공동체속 삶의 내용과 일치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내야 한다.  현대 사회는 지속적인 성장 (부의 축적)에 뿌리를 두고 있으나, 이는 실상 생태계 손상을 의미할 뿐이다.  

내 몸이 온생명의 신체를 긁어 먹음으로서 잠정적인 풍요에 놓이게 되나, 동시에 위태로운 건강에 빠지게 되며, 온생명 차원에서 치명적 영향을 미칠 상황에 놓이게 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성장과 발전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개체로서의 나, 공동체로서의 나, 온생명으로서의 나, 이 세 부분을 공유하는 존재로서 이 세 개의 나가 곧 참 나임을 터득하는 것에 온생명의 장래가 달려있다.  그렇다면 이 세 개의 나를 어떻게 조정하고 조화시킬 것인가 – 너희가 생태주의를 아느냐의 물음을 통해 풀어야 한 우리의 과제이다. (기조강연문 추후 첨부)



* 환경운동 2만달러 시대를 이야기 하다.
대토론회 주제는 2만 달러 시대. 개발정책으로 표상되는 2만 달러 시대, 그 지향을 환경활동가들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또한 보건, 의료, 평화, 복지, 분배, 경제, 실업 등의 이슈와 분야별 운동진영과 환경운동이 공동의 대안적 의제를 갖고 연대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김정욱 교수의 발제문은 추후 첨부)

2만달러라는 성장 목표를 갖고 추진되는 각종 정책들을 표방하며 환경이 여전히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논리.  환경이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논리에 대응하는 차원이 아니라, 참가자들은 이미 생태주의, 환경운동의 근본적 관점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중이다.  따라서 더 이상의 경제성장이 과연 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공유하는 중이었다.  2만달러 성장목표가 함께 수반해야 하는 각종 복지, 교육, 문화, 의료, 노동조건의 향상을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도 중요하고, 따라서 경제 일 측면만을 행복의 지표로 삼는 것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복지, 문화, 의료, 교육, 노동 등의 평등한 향유가 이루어지더라도 2만달러가 필수조건일 이유는 없을 것이다.  성장과 발전이 기실 장회익 교수가 앞서 말한 “내 몸이 온생명의 신체를 긁어먹어 잠시의 풍요가 있을지언정 위태로운 건강에 빠지며 온생명의 차원에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 일테니 말이다.  

전쟁이 얼마나 환경과 생명을 파괴하는지, 물 민영화로 인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없게 된 나라의 사람들에게 닥친 건강과 환경문제, 다국적 곡물기업과 농화학 기업이 의료산업과 한 덩어리로 초국적 자본을 형성하면서 식량과 의료, 농업을 일사분란하게 장악하는 현실을 보며 의료와 환경, 농업, 노동운동은 연대로 만날 수밖에 없는 시대. 환경운동이 2만달러의 허상을 헤집어내며 각 분야별 운동진영과 연대하게 되는 이유가 된다.

명상과 요가로 시작하는 둘째날.
* 체험마당

아침 7시 30분 양구군 부녀회에서 준비해주신 주먹밥을 들고 각기 체험마당 현장으로 출발하였다.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박수근 미술관, 양구 식물원 및 선사박물관 탐사, 화천댐으로 인해 생긴 파로호에서의 주민들과의 선상대화, 군부대의 환경보전 활동 탐방과 병사들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 집중마당
토론된 의제들은 17대 국회와 환경운동진영의 대응방향 / 웰빙과 환경운동, 위기와 기회 / 밥상혁명으로 세상을 바꾸자 / 아시아 지역에서의 한국의 환경운동 / 이라크 그리고 한국의 환경운동, 또 하나의 전쟁, 우리안의 갈등 해결 / 여성환경인의 비전만들기로 구성되었다. (각자 발제.토론문은 추후 첨부)

여성환경인의 비전만들기 오후 세션에는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 : 대안생리대 만들기> 시간을 가졌다. 기존의 생리대가 깨끗함을 강조하며 하얀 표백제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대안 생리대는 천연섬유 중 몸에 이상이 없는 천으로 만들면 되고 (입던 옷으로 만들 수도 있음), 일정한 규격 없이, 자신의 몸에 맞게 변형시켜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리는 부끄럽거나 고통을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며, 단일한 모양과 색이란 고정관념을 깨고 자유로움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 대안생리대의 철학이다.  대안생리대는 환경활동가워크샵 기념품으로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졌으며, 남성활동가들은 각자 소중한 여성들에게 선사할 것이라 말했다.

* 함께 만드는 문화마당
양구 사물놀이패 ‘터’의 사물공연을 시작으로 활동가들의 개인 기질들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문화마당의 진수는 음식과 술과 대화를 거침없이 나눔으로서 전국의 환경활동가들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장으로 마련되었으며, 이는 향후 각 단체의 역할과 사업진행에 있어 적극적인 소통과 교류, 연대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인적, 조직적 네크워크의 초석을 다지는 시간으로 이루었다.

벌써 마지막날?
* 생명과 평화 그리고 통일을 위한 선언문 채택과 기도회, 돌탑쌓기

이날 채택한 선언문은 2004환경활동가워크샵 <생명과 평화 그리고 통일을 위한 선언문>을 채택하였고, <해인사의 대형건축불사 계획에 대한 환경활동가 공동결의문>이 제안되어 워크샵 참가자 일동이 결의하였다.  다음은 민통선 답사와 생명평화통일기도회를 여는 시간. 지뢰 표시 표시판들. 안전한 생명을 보장할 수 없는 경계구역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 생태계 보고로 남아 있으나 생명을 죽이는 전쟁의 흔적이 모순되어 남아있는 민통선.  민통선 내 두타연은 오래도록 흐른 물이 폭포가 되어 있었다.  자기 안에서의 평화가 시작됨이 온세상의 평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며, 생명의 서로 연락됨을 진리라는 도법스님의 말씀. 마지막으로 돌탑을 쌍아 통일과 전쟁없는 땅을 소원하였다.

너희가 생태주의를 아느냐? – 이번 워크샵의 화두로서 프로그램 내내 짊어지고 있었는지 자문해본다.   집중토론에서 벌인 주제별 토론과 체험들이 생태주의에 대한 고찰을 뿌리로 두고 있었는지.  이번 워크샵이 나를 비롯한 활동가들 가슴과 의식속에 한단계 비약된 환경운동을 품어냈는지.  앞으로의 활동이 증명하리라.

글 : 녹색연합 임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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