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사업의 평가와 지속가능성 실현방안 모색 토론회

2004.07.21 | 미분류

지난 7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녹색연합 녹색사회연구소 주최로 청계천 복원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친환경적 주민참여형 서울시 재개발을 위한 토론회Ⅰ>
청계천 복원사업의 평가와 지속가능성 실현방안 모색 토론회

양병이 녹색사회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의 주제 발표는 환경성과 추진과정의 민주성 두 가지였다. 첫 번째 발표는 임송택 (주)에코아이 환경기획실장이 전과정평가기법(LCA)으로 청계천복원사업에 투입되는 자원, 에너지와 배출되는 폐기물 등의 환경영향을 예측하여 환경성을 평가, 개선점을 제안하였다. 두 번째 발표는 홍성태 상지대 교수가 청계천사업의 추진과정상의 문제점에 대해 발표하였다.

지정 토론자로 이동근 서울대 조경학과 교수, 김경화 녹색사회연구소 사무국장이 하천의 생태성 분야로 토론하였으며,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분과 부위원장과 심재옥 민노당 서울시 의원이 추진과정의 민주성 분야로 토론하였다. 신종호 청계천추진사업단 복원사업 담당관은 불참하였다.

이날 토론회장에는 최근 불거진 서울시 행정의 문제점들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반영이라도 하듯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였으며, 지정 토론이 끝난 후 활발한 플로어 토론이 이루어졌다.
환경성 분야에서는 한강원수를 정수하여 끌어올리는 유지용수 공급방식의 과다한 에너지소모와 환경부하가 주요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한편, 추진과정의 문제에 대해서는 청계천복원 사업 뿐만 아니라 서울시광장, 뉴타운, 대중교통 개편 등에 있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서울시의 일방주의적 행정의 문제점에 대해 광범한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응체계에 대한 반성과 함께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발표와 토론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토론회 녹취록과 녹색사회연구소 홈페이지의 발제문을 참조하기 바란다.

발표 1. 임송택 (에코아이 환경기획실장)


전과정평가(LCA)는 원료획득단계부터 제품생산, 수송, 사용, 폐기단계 모든 단계에서 자원, 에너지의 투입과 폐기물 산출의 잠재적 환경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기법이다.

전과정평가로 청계천 사업을 평가한 결과 조경 관련 시설 중 유지용수 공급에 따른 환경영향이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청계천 유지용수는 한강원수를 자양취수장에서 취수하여 뚝도정수장에서 정수된 물을 청계천 시작지점으로 끌어올려 흘려보내는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전력량, 정수 과정에 사용되는 약품의 종류와 양 등에 따른 환경영향을 분석한 결과, 뚝도정수장의 전기 펌핑으로 인한 환경영향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특히, 전력 사용에 따른 환경영향으로 청계천의 환경성은 치명적으로 훼손되었으며, 발전시설 지역 주민의 고통을 담보로 서울 시민의 친수공간 확보를 위해 과다한 전력을 소비한다는 점에서도 환경정의의 관점에서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지용수 공급의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유지 수위 저감, 지하철역 배수 이용, 우수 저류시설 활용, 녹지 공간 확보, 하수관거 분류식화, 아스팔트 포장 제거를 통한 우수 침투율 증가 등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천의 환경성 개선과 자연형 하천화를 위해서는 인공적인 시설물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흙, 나무, 자갈 등 자연친화적, 재생가능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연형 하천 시설물 및 시공법 간에도 특성과 환경영향을 비교하여 보다 더 환경부하가 적은 공법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하천시스템 관리와 관련해서는 환경성, 경제성, 사회성, 기술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한 종합적, 체계적인 의사결정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의사결정시 지역주민을 포함한 이해당사자 참여를 제도화하고, 전과정평가 개념을 도입한 종합적 하천 관리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발표 2. 홍성태(상지대 교양학부 교수)


청계천 복원사업이 아니라 청계천 파괴 사업이다. 청계천은 서울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유적이다. 종묘사직, 궁궐과 같은 역사적 무게를 갖고있는 유적. 서울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묻어있는 토목유적이 아닌 생활유적이다. 공원이랍시고 국적 불명의 허접한 시멘트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신개발주의는 경제적으로 성장제일주의이며, 시민의 자연, 문화에 대한 욕망을 이용, 그것으로 치장한다는 면에서 구개발주의와 다르지만 그 이면은 똑같다. 정치적으로는 개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해 역사, 자연, 문화를 파괴하고 있다. 이명박 시장의 대권야욕의 제물이 되고 있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처음부터 추진본부, 연구단, 시민위원회의 삼각체제로 출범했다. 삼각체제의 핵심은 시민위원회다. 시민위원회는 서울시 조례까지 제정해서 만든 특이한 법적 기구다. 만든 이유는 시민의 예상되는 반대를 무마하겠다는 정치적 의도였다는 것이 이제 확실히 드러났다. 시민위 참가자들은 올바른 복원에 대한 책무로 참가하였으나, 이시장은 삼각체제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시민위원회는 계획, 설계를 심의하고 서울시는 그것을 받아들여 수정하는 것이 시민위원회를 만든 본래 취지다. 그런데, 서울시는 시민위의 심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기로 일관해왔다.

현재 공사중단 가처분 신청, 문화재청에 대해 즉각 공사중단 명령 내려줄 것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시민위원회를 무시하고, 서울시 조례를 어긴 것에 대해 행정 소송도 제기하였다. 그러나, 환경성, 문화재보호 하면서도 치수 기능 살릴 대안 연구 결과 이미 나왔다. 문화재청은 공론화할 것을 권고하였으나, 서울시는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토론

이동근(서울대 조경학과 교수)
청계천은 자연형하천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도시형하천이기 때문에 한계가 뚜렷하다. 자연형하천으로 보는 것은 출발점 자체가 문제가 있다. 원래의 상태는 아니지만 물이 흐르는 하천으로 복원한다는 정도의 의미이지, 공원 하천 정도의 기대를 가지고 가는 것이 합리적이다.
전과정평가는 물질순환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지만, 생물, 생태계, 인간의 가치부분에 대한 평가는 잘 안된다는 것이 한계다.
지적한 대로 청계천사업의 친환경성에 있어서 유지용수 분야가 핵심이다. 서울시는 토지이용계획을 통해 불투수 포장면적 확대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이제부터라도 그릴 필요가 있다.

김경화(녹색사회연구소 사무국장)
청계천을 공원형 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방향설정에 대해 서울시는 시민의견, 시민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녹지와 생물 서식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서울시다. 한번 만들면 10년, 20년 그냥 간다. 자연형 하천, 생태하천이 서울시민에게 필요하다. 재고가 필요하다.

유지용수 관리에 필요한 전력, 자원, 인력 등에 대해 서울시는 처음부터 제대로 예측하고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유지용수를 한강에서 끌어오는 일산호수의 경우도 연간 유지관리비가 60억에 이르러 고양시에 유료화 계획을 발표, 논란을 빚고있다. 청계천의 경우 최소한으로 어림잡아도 연간 30억 이상의 유지관리비가 들 것으로 생각된다. 이 유지관리비를 어디서 충당할 것이냐. 향후 20년 동안 매년 30억의 유지관리비가 소요된다면 서울 시민들은 앞으로 청계천 구경을 하기 위해 입장료를 내야될 것 아니냐.
유지관리는 기본계획단계에서 타당성 검토를 받아서 합리적인 대안을 선택했어야 했다. 실시설계가 다 끝나고 철거사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이러한 자료가 나왔다는 것은, 시민을 위한 청계천사업이 아닌 이명박 시장 개인을 위한 청계천사업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황평우(문화연대 문화유산분과 부위원장)
우리가 왜 역사문화 복원을 강조하는가. 서울 600년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이제 몇 군데 없다. 그래서 청계천복원에 대해 희망과 기대를 걸었었다.
영조 때 청계천 준설 사업은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 이명박은 시민위를 이용했다. 토사구팽이라는 단어를 가장 잘 구현한 사람이다.
사회적 합의가 없는 추진력은 독재다. 거부해야 한다. 근대화과정에서 청계천 피복 노조 등 청계천변 문화를 기록으로 남겨놓아야 한다. 국가문화재청 사적분과에서 청계천 광통교, 수표교, 광통교, 수표교에 대해 문화재로 재지정 해야 한다. 계속 회의에 들어가서 관철시킬 것이다.
일부 언론(한겨레) 빼놓고는 대다수 기자들은 서울시 브리핑자료만 갖고 보도한다. 서울시에서 구워삶았다. 반대쪽 여론 의도적으로 안받을 것을 조장하는 기자도 있다.

심재옥(서울시의원, 민노당)


이대로 가면 지속가능성도 없고 개선방안도 못찾는다. 청계천복원은 복원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하천을 만들고 재개발사업이다. 지속가능한 하천을 만들려면 내용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하나 그것이 없다.
이 시점에서 이 토론이 의미가 있으려면, 대응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여야 한다. 학구적인 개선방안 토론회는 무수히 많았고 제안도 많이 했다. 하지만 아무리 얘기해도 듣지 않는다. 이제는 내용적으로 제기해도 듣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이시장의 추진 방식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 서울시 행정과 시민의 마음이 통하지 않는 벽이 있다. 시민 뿐만 아니라 서울시도 서울시 행정이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한다.

시민들의 대응방식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초기에는 환경생태 부분에 대한 문제 제기, 쟁점이 되었으나 지금은 토론거리도 안된다. 문화재 복원 문제처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쟁점이 될 수도 있다. 환경단체들도 유지용수와 관련하여 상류천 복원 문제도 더 힘있게 주장해야 한다.

시민위원회를 보면서 시행정, 국가행정에 시민참여방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논의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가 얼마나 시민들을 대표하는가. 청계천 시민위의 경우 독립성, 자율성을 조례로 보장하여 위상을 높였으나 활동 내용에 대한 규정이 모호해 결국 서울시 입맛대로 할 수 있는 빌미가 되었다. 회의록을 작성하고 공개를 의무화하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 이후 서울시 행정에서 시민참여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서울시장의 독단적인 행정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의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

민족건축협의회 참가자
앞으로도 서울시 재개발과 관련한 내용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계천을 주변으로 한 시민들의 삶의 측면이 빠져있는데, 중요한 문제이다. 피복, 동대문시장, 제조업, 벼룩시장 등 주변 산업적인 측면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도심재개발과 연관해 현업 종사자를 초청하는 등 향후 토론회에서는 그런 측면을 짚어주었으면 한다.

송정복(민노당 환경위원회)
시민을 무시하고 독주하는 시스템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서울시장 탄핵 등의 제도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아우구스트 협약과 같이 주민의 정보청구권 보장에 관한 국제 협약에 가입하는 것도 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양상영(민족건축협의회)
개발독재 시대가 생각난다. 서울공화국의 개발독재자 이명박으로 규정해도 무리가 없다. 서울시의 실정을 묶어서 대응해야 한다. 반이명박 서울시민연대 기구 만들어서 대응할 필요 있다. 법적 대응 안되면 비합법적 대응도 불사해야 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다 공감한다. 이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문제다.

무뭉(ryonan7)(네이버 이명박시장 소환운동 카페 운영자)
현재 서울 시청 앞에서 일인 시위 하고 있다. 교통체계개편만이 문제가 아니다. 시민들이 어떻게 연대해서 대응할 것인가가 궁금해서 왔다.

홍성태
지금은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공사가 60% 이상 진행, 가을에는 80% 이상 들어간다. 일단 공사를 중단시켜야 한다. 그간의 운동경과를 보면 시민위 역사문화분과를 중심으로 문화재가 쟁점이 되었다. 환경단체는 환경성, 생태성 분야에 대해 사실상 방관했다. 환경연,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싸움을 해야한다. 환경영향평가 관련 사항을 찾아내 환경부의 개입을 강력하게 요구해야한다. 요구하지 않으면 안한다. 환경단체들은 이번 주내에 비상대책위 열어서 다음주에 조직해야 한다. 교통문제 중심으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활동 펼치고 있는데 이러한 활동들도 같이 묶어내야 한다.

심재옥
이명박시장의 개인적인 캐릭터 문제로만 볼 수 없다. 기본적으로 서울 시민사회의 대응력이 취약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서울시민의 대의기구인 의회가 제대로 시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 의회의 제대로 된 활동을 촉구하지 못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개인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지역행정 주체가 시민이라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



  

사회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은 환경, 경제, 사회, 문화를 다 포괄하는 개념이다. 환경, 문화에 초점을 맞추어서 발표자를 선정하였다. 사실 청계천복원사업도 사업 자체에 대해서는 시민들도 환영했다. 그러나, 사업진행과정에서 추진 시스템, 의견수렴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점점 시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당초 서울시에서는 잘해보려고 거버넌스 시스템 구상해서 삼각 체계로 나갔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 시스템 무너져버렸다. 서울 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똑같이 발생할 소지가 크다.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노력을 해야 한다. 이 자리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이 자리를 기해서 그런 노력 방안 모색하고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

글 : 박혜련(녹색사회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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