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소 건설예정지에 서식하는 희귀종 고리도롱뇽

2004.08.03 | 미분류

원자력발전소 건설예정지가 국제적 희귀동물의 서식처로 밝혀졌다.
고리도롱뇽의 서식지다.

정부가 추진중인 추가 원전건설의 대표적 사업지인 신고리1, 2호기 예정지가 문제의 현장이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효암리 일대다.


신고리 1,2호기는 기존의 부산광역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옆에 추가로 건설될 예정이었다. 전 세계에서 오직 한 지역인 부산광역시 기장읍 고리지역만 서식하여 이름도 고리도롱뇽으로 불린다.

고리도롱뇽(Hynobius yangi)은 기존의 국내에 서식하는 도롱뇽(Hynobius leechi)과는 별도의 종으로 명확히 구분되고 있다.

신고리 1, 2호기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 환경영향평가는 2004년 1월에 협의를 마쳤다.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고리도롱뇽으로 인해 환경영향평가의 재평가를 포함하여 사업의 착공이 연기해야 한다.

당초 신고리 1, 2호기는 이번 8월에 본공사를 착공할 예정이었고, 고리도롱뇽이라는 국제적인 희귀종의 서식지로 확인된 현 상황에서 원전공사를 강행할 경우 종의 멸종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 오직 한 곳의 서식지를 훼손하는 공사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고리도롱뇽이라는 세계적 희귀종의 서식지가 확인되어 환경영향평가의 재평가를 포함하여 원전사업 전체를 근본에서 다시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제기된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국제적인 희귀종을 보전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내년 3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왜냐하면 고리도롱뇽의 경우 학술적인 차원에서 분명히 기존의 존재하던 도롱뇽과는 다른 종인 것이 과학적으로 규명되기는 했다. 하지만 그 생태계에 관한  정보들은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가 고리도롱뇽의 서식지를 이식하고 원전건설을 추진한다해도 적어도 성체가 본격적으로 출현하여 산란과 활동을 하는 이른 봄인 3월까지는 공사의 연기가 불가피하다.

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분석한 결과 이식이 불가능할 경우는 신고리 1, 2호기 사업자체가 재검토되어야 할 상황이다.

고리도롱뇽이 현재 법적 보호종으로 지정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단 한 곳인 부산 기장읍 장안읍 효암리 일대 지역에만 서식하기 때문에 이곳을 훼손할 경우 영원히 지구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만약 정부가 이를 무시하고 원전 공사를 강행할 경우 생물다양성의 보전이라는 국제사회의 약속을 저버리는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고리도롱뇽은 지난 97년부터 국내에서 보고되기 시작하였다. 당시에는 학자들 사이에서 돌연변이가 아닌가 라는 의문도 있었다. 하지만 인하대 양서영 교수를 비롯하여 김종범 박사, 민미숙 박사 등이 중심이 되어 고리도롱뇽에 대한 포괄적 연구를 수행한 결과 기존 도롱뇽의 돌연변이가 아닌 분명히 하나의 종으로 밝혀졌다.

생물학적 종의 분류에서 중요한 판단근거가 바로 자체내의 번식이다. 다른 종과의 교접이 차단된 동일한 종간의 지속적 번식이 분류의 지표가 되는데 고리도롱뇽은 자체내의 번식만 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울러 도롱뇽의 종 분류에서 중요한 열쇠가 되는 입 속의 치아 배열 역시 기존의 도롱뇽과 달리 독자적이며 뚜렷한 치아 배열을 가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국내에는 야생동식물 중 오직 한국에만 사는 한국특산종이 수십 종 존재한다. 그러나 동물 중에서도 그 서식지가 오직 한 곳만 존재하는 곳은 고리도롱뇽이 처음이다.        
  
호주의 경우 국가적인 대사이자 세계인 대축제인 올림픽을 치르는 과정에서 당초 체조경기장으로 추진하던 곳이 호주의 보호종 중 하나인 금개구리의 서식지로 확인되어 경기장 부지를 옮긴 사례가 있다.

국내에는 현재 고리도롱뇽을 비롯하여 도롱뇽, 꼬리치레도롱뇽, 제주도롱뇽 등 4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중 꼬리치레도롱뇽과 제주도롱뇽도 보호가치가 높은 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따라서 국외 사례를 통해서도, 국내에만 서식하는 희귀종 보호를 위해서도 환경영향평가의 재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고, 신고리 원전의 착공문제도 검토해봐야 한다. 녹색연합은 정확한 환경영향평가가 이루어지길 요구하며,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도 신고리 원전의 밀어붙이기식 추진을 그만두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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