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만 자정능력 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촉구/전남 골프공화국 반대/광주공항 소음피해 심각

2005.01.11 | 미분류

[1월 10일 광양- “자정능력 한계상황”]
  -광양만 일대, 전남군청 및 광주시청

초록행동단의 하루
초록행동 8일째, 지리산의 상쾌한 아침이 몸을 가볍게 하는 것 같다. 상쾌한 기분이 드는 것도 잠시, 꽁꽁 얼어붙은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콸콸 흐르던 개울물도 얼어붙어 졸졸졸 소리를 내며 흐르는데 밤새 서있던 버스 안은 얼마나 추울까? 하지만 이런 걱정은 기우(杞憂)였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부지런하셔서 일찌감치 운행준비를 마친 탓에 버스는 들어서자마자 훈훈한 기운이 돈다. 광양만으로 떠나는 버스 안에서 아침대신 사과 반쪽씩을 받아들었다. 광양만으로 이동하는 차창 밖으로 보이는 지리산을 더 깊이 느끼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아쉬웠지만, 박상호 단원이 일어나서 초록행동단을 기다리고 있는 광양만 현황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광양만은 섬진강 물이 굽이굽이 흘러 바다와 만나는 곳으로, 깨끗한 물에 많은 수생생물과 물고기가 서식하는 황금어장을 이루었다. 우리나라 최초로 김양식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이후 광양제철소, 여천국가산업단지, 율촌화학, 하동 화력발전소 등의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산업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환경이 급격히 파괴되기 시작했다. 광양만 일대는 이미 자연의 자정능력이 한계상황에 도달한지 이미 오래되었고 그 중 대기오염이 특히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환경부가 여천시를 ‘대기환경보전 특별지역’으로 지정하였지만 2003년 광양만 일대는 2차 대기오염 물질인 오존의 농도가 전국 최고치를 나타낸 바 있다. 또한 지난해 광양제철소주변지역 주민들의 건강실태조사결과 호흡기 계통 질환자가 전국대비 최고 53배에 달하는 결과가 나와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에 많은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오전 10시 POSCO공장 앞에 도착했다. 매캐한 냄새와 함께 사방의 높은 굴뚝들이 이곳이 공장지대임을 알려준다. 이미 광양만 일대의 심각한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의 환경단체들은 함께 대응하고 있었고, 초록행동단이 광양만에서 초록행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집회 장소에 먼저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집회는 ‘광양만 환경개선 특별법’ 제정을 위한 집회였다. 집회를 시작하기 전에 초록행동단은 방독면과 마스크를 나눠썼다. 광양만 일대가 대기오염으로 심각해서 숨쉬기조차 어렵다는 것을 표현하는 퍼포먼스였다.

이미 대기오염물질로 인해 지역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 광양만 일대의 오염제어를 위해 정부가 내어놓았던 정책들은 실효성이 없는 것들이었다. 따라서 초록행동단과 지역의 환경단체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광양만 특성에 맞는 환경개선 특별법을 요구하였다. 특별법 주요 내용은 앞으로 꼼꼼하게 만들어가야겠지만, 그 중 반드시 필요하다고 성명서를 통해 제안한 내용은 바로 ‘대기오염물질 총량규제 정책’이었다. 아무리 굴뚝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이 환경기준을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굴뚝의 수가 많게 되면 해당 지역에는 많은 오염물질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광양만 일대가 현재 그러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기오염물질의 농도규제’와 함께 ‘대기오염물질 총량 규제’가 광양만 일대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광양만 인근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초록행동단은 다시 발걸음을 광주로 옮겼다. 5월의 역사가 아직도 살아 숨쉬는 듯한 금남로를 지나 전라남도 군청에 도착했다. 전라남도지사는 “18홀 이상의 골프장 80여개의 건설을 통해, 전라남도의 지도를 바꾸고 전라남도의 가난을 없애겠다.”고 선언한 바가 있다고 한다. 전라남도의 골프장 건설계획을 들으니, 골프장 건설로 인해 피해를 받고 있는 지리산 자락의 사포마을 주민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가슴이 꽉 막힌다. 이에 초록행동단의 김제남 단장은 “골프장 건설로 경기부양을 하려는 정책은 이미 이웃나라 일본에서 실패한 정책으로 증명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골프장 건설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키고 국민 모두가 잘살 수 있다는 허황된 꿈을 가진 전라남도를 비롯한 노무현 정부를 규탄한다.”고 했다. ‘골프장 공화국’ 정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광주에는 하얀 눈발이 날렸다. 이 눈은 광주지역 골프장 난개발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어가는 것을 슬퍼하는 자연의 눈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자회견을 마쳤다.

초록행동단은 다음 일정이 있는 광주시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곳에서 지역단체들과 함께 광주지역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 및 상무소각장의 문제점에 대해서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후 초록행동단은 무등산 자락 증심사에 도착하여 피곤한 하루 여정을 풀었다.

도움을 주신 분들
박영숙 대표, 이정자 대표님께서 후원금을 보내 주셨습니다.
초록행동단과 동고동락하는 국민일보 선정수기자께서 후원금을 주셨습니다.
증심사에서 저녁식사와 숙소를 제공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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