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보호캠페인 ‘춤추는 고래버스’ 참가기

2005.05.18 | 미분류

글 : 이정출(숙명여대 교육학과)

고래보호캠페인에 참가하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솔직히 이렇다할 봉사를 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부끄럽지만 약간의 의무적인 봉사활동의 기회가 학교에서 주어졌을 때 제일 먼저 ‘녹색연합’을 떠올렸다. 지난여름 이신애 활동가의 소개로 가 본 ‘녹색연합’의 여운이 남아, 그곳에서 하는 일에 참여를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전화를 했더니 ‘고래보호캠페인’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같은 과 친구들과 운 좋게도 참여할 수 있었다.

그간에 적지 않게 ‘녹색연합’에서 하는 일들을 들어왔던 터에 복수전공이 생물학이고 나중에 생물교사를 꿈꾸는 나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거라는 기대로 5월 15일 오전 11시에 성북동 녹색연합에 갔을 때 그 편안함과 예쁜 집이 지난여름 이곳을 왔을 때의 감동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과에서 같이 활동하려고 온 친구들도 그곳을 들어서는 순간 반갑게 맞아주시는 여러 간사님들과 함께 봉사하러 온 다른 학생들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사실 봉사활동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은 들었지만 고래보호캠페인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고 실제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그 염려도 잠시. 녹색연합 사무실에는 다양하고 예쁜 고래인형과 탈, 고래모형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 작품들은 엄정애 선생님께서 이번 캠페인을 위해 만들어 주셨다는데, 그 귀엽고 재밌는 고래 인형들이 모두 폐지로 만들어졌다니 역시 ‘녹색연합답다!’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한강시민공원에서의 캠페인을 위해 사무실 간사님들과 자원활동가들은 일사천리로 트럭에 행사용품들을 싣고 캠페인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하게 됐다. 간단히 활동취지를 듣고 각자 활동할 내용을 정했다. 나와 우리 과 학생들은 엄정애 선생님과 함께 고래그림과 고래 목걸이를 만드는 부스에서 활동을 하게 되었고, 점심식사 후 엄정애 선생님과 함께 여의도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으로 활동내용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한강시민공원에 도착했을 때의 막막함이란… 우리 부스 바로 옆, 모 향우회에서 나온 아저씨와 아줌마들의 쿵짝 거리는 음악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생각보다 아이들이 많지 않아 오늘 캠페인이 잘 안되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 같았다. 그러나 역시 녹색연합 간사님들과 경험이 풍부한 자원활동가들은 각자 고래 탈을 쓰고, 캠페인 부스 주변을 돌며 홍보를 하기 시작했고, 이내 부스 안에는 고래목걸이 만들기나 고래퍼즐을 맞추는 데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특히 고래목걸이를 만드는 우리 부스는 고래를 그리면서 함께 고래 보호에 대한 리플렛을 보고 얘기 할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제일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어떤 부모님은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고래 그림을 그리시며 이런 캠페인에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말씀까지 하고 가시기도 했다.

사실 장소 특성상 아이들이 아주 많지는 않았고, 장소가 너무 넓어서 캠페인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기 어려웠으며, 고래 목걸이 만드는 것에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캠페인의 취지가 잘 전달되지 못했던 아쉬움도 남지만 이번 자원봉사를 통해 보다 녹색연합에서 하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일임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작은 부분이지만 내가 그 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서 너무나 보람찬 하루였다. 사실 5월 15일 하루만 계획했던 봉사활동이었는데 이번에 참여한 친구들 모두 캠페인을 하고 난 후에는 다음 5월 29일 행사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아마도 우리 모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하루 사이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을 것이다.

그날 정성스럽게 만든 고래목걸이를 목에 걸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아침의 발걸음보다 더 가볍고 뿌듯했다.

고래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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