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고래의 안전지대로!

2005.06.20 | 미분류



세계포경위원회 연례총회가 열리고 있는 울산, 이때를 맞추어 고래축제도 한창이었다. 올해 11회를 맞고 있는 고래축제엔 여느 해와 달리 포경반대를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가 함께 있었다.
고래를 주제로 하는 다양한 행사와 참여 프로그램들이 열리고 있는 울산 대공원 안. 녹색연합은 그 곳에서 사흘간 텐트를 설치하고 울산 시민들과 고래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그림을 그리고 목걸이를 만들고 고래 퍼즐을 맞추며 고래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우리 바다의 현실과 또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포경문제에 대해 이야길 나눴다. 공원을 찾은 대부분의 울산 시민들의 정서는 다른 곳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민들은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울산의 고래에 대한 기억과 문화들은 되살려야 하지만, 고래 고기 만큼은 이제 추억과 역사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는 잡아먹는 고래문화가 아니라 보고 즐기는 고래문화로 전환하는 게 울산을 더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마치 울산 시민들 대부분이 포경재개를 찬성하는 것처럼 말하던 몇몇 울산의 관료들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시민들의 반응에 “울산을 고래의 도시로”라고 내세운 우리 슬로건의 의미가 제대로 사는 듯 했다.



축제장 한 켠에선 일본인들이 만든 포경찬성 팜플렛이 풍선과 함께 아이들의 손에 쥐어지기도 했다. 상업포경재개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일본으로서는 가까운 곳에서 열리고 있는 IWC 총회가 그들의 목적을 달성시키기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 여겼는지 많은 수가 울산을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고래가 너무 늘어나 우리가 먹어야 할 물고기를 모두 잡아먹고 있어 고래를 잡아야 한다는 그들의 논리는, 진실은 차치하고라도, 이 바다의 주인이 마치 사람들 뿐인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6월 19일 고래축제의 마지막 날 거리 퍼레이드. 길이 30미터의 대형고래 뒤로 녹색연합의 춤추는 고래버스가 뒤따랐다. 한땀한땀 손으로 누벼 만든 대형 고래 퀼트와 눈물 흘리는 고래 걸개그림이 차안에서 펄럭였고 고래인형을 쓰고 “포경반대, NO Whailing”이라 씌어진 피켓을 들고 있는 우리에게 아이들이 반갑게 손을 흔든다.

사오십명의 일본인들도 포경재개를 찬성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전통의상을 입고 퍼레이드에 합류해 우리와 대비를 이룬다.

이제 며칠 뒤면 포경재개 찬반 결정이 내려진다. 이 결정은 고래인형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건네주는 뺏지를 받으며 “고래 너무 이뻐요”를 말하는 아이들에게 고래를 추억속의 동물로 남기게 할 것인가, 함께 살아가는 친구로 기억하게 할 건가를 묻는 것이다. 우리는 무엇을 택할 것인가?

>> IWC 총회 홈페이지에서 포경을 반대하는 우리의 목소리를 한국 대표단에게 전해 주세요. 
  -> http://iwc.ulsa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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