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맵 대장정> 2005 그린맵 대장정 출발

2005.07.30 | 미분류

7월 29일부터 8월 7일까지 9박 10일간 대학생 및 직장인 60명이 대장정에 나섰다. 우리의 바다와 연안을 지키기 위한 Green map대장정이다. 참가하는 대원들은 동해에서 남해, 서해까지 바다를 밟으면서 우리나라의 연안을 지키기 위한 해안 폐기물 정화 및 수거 작업과 환경 현안을 파악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을 펼쳐 나갈 예정이다.
동해안의 허리 경북 울진에서 출발하여 포항을 거쳐 부산에서 남해안과 이어져 거제-남해-순천-진도를 거쳐 서해안의 고창과 부안까지 이어간다.

그 첫 번째 대장정인 울진의 왕피천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이 국민들  눈앞에 다가 오고 있다. 동강보다 훨씬 큰 규모다. 울진에 위치한 왕피천이 그것이다. 얼마 전 국제 친환경 농업 엑스포를 개최한 울진은 친환경농업과 왕피천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경제개발의 논리로 전국이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 이례적으로 개발보다는 보전을 택함으로써 희망적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왕피천은 남한의 마지막 오지이자 자연유산으로 꼽힌다. 생태적 가치와 자연자원적 중요성이 매우 크다. 왕피천의 하류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으로 연어와 은어가 집단으로 회귀하고 수달과 산양을 비롯한 주요 멸종위기 동물들이 가장 안정적으로 뛰노는 남한 제일의 야생낙원이다. 바로 이곳에 7월 29일 젊음의 땀과 열정을 환경에 대한 사랑으로 꾸려갈 그린맵 대장정의 첫 출정의 닻을 올렸다.



왕피천(王避川)(왕이 피신해 살던 마을 앞을 흐르는 물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은 울진군 서면과 근남면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하천으로 길이는 65킬로미터, 면적은 4백 65제곱 미터에 이른다. 60명의 대원들은 한 여름의 쏟아지는 햇볕을 머리 위로 왕피천 중하류부터 하구까지 약 6킬로미터의 일대를 걸었다. 실제로 가본 왕피천은 과연 듣던 대로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자연의 미를 간직하고 있었다. 왕피천의 생태계와 환경에 대한 조사(녹색연합 2001년 조사, 환경부 2003년 조사)에 의하면 포유류를 비롯한 동물상은 그 어떤 국립공원과 생태계보전지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개체수가 많고, 보호종들이 다수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수질등급 1급수의 청정한 지역에서만 서식하는 버들치가 자주 발견되며, 고란초, 노랑무늬붓꽃 등 멸종위기 및 야생보호종, 애기송이풀이, 금강송 군락 등 희귀 식물등이 서식한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대장정을 하는 도중 맑고 투명한 물에서 헤엄치는 버들치, 모래무지 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낮의 뙤약볕을 가르며 하류로 접어드니 이러한 왕피천에도 개발의 위협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류주변으로 생성된 주차장 시설, 각종 유락시설, 두개나 건설된 교각의 모습 등을 통해 인간의 손길에 의해 훼손되어진 왕피천의 안타까운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0년 온천개발을 둘러싼 문제를 비롯해 각종 개발과 불필요한 도로개설, 무분별한 임도공사, 방치되어 있는 폐광 등의 문제가 여전히 산재해 있다. 녹색연합의 한 관계자에 의하면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지 않으면 생물종의 서식지가 좁아져 멸종에 이르게 된다고 한다. 이렇듯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설정이 되더라도 원래의 상태로 최대한 복원해 보존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환경을 오염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에서는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어느덧 일행은 기수역(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구역)에 다다랐다. 5미터 남짓한 길이의 기수역은 민물의 거센 물살과 바다의 파도로 빠른 속도로 하나가 되었다. 5미터 정도의 짧은 곳이지만 연어가 산란을 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한 길이다. 해마다 가을이 되면 이 좁은 통로를 통해 알래스카, 사할린, 쿠릴열도에서 발진하여 번식의 본능을 띈 연어떼들이 올라온다. 모천의 냄새를 기억하는 연어들은 기어이 고향을 찾아오고 왕피천에서 자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한다. 해마다 만여 마리의 연어 치어들이 이곳에서 방류되지만 약3천 마리의 성어들만이 무사히 귀환을 한다. 연어는 상당히 위태로운 종이다. 모천이 오염되거나 생태계가 변화하면 연어의 회귀율이 더욱 떨어진다. 따라서 왕피천의 수질과 환경은 연어들에게도 더없이 중요하다. 더욱이 왕피천은 양양 남대천과 더불어 연어들이 찾는 몇 안남은 자연하천중의 하나이다. 섬진강, 낙동강의 연어들은 전설이 되어 버렸다.

또한 기수역 주변은 생물종 다양성이 풍부하고 영양이 풍부해 많은 물고기들이 서식한다. 이러한 이유로 고운 모래로 둘러싸인 기수역 주변 하늘에 새들이 떼 지어 날고 있었다.

울진의 바다는 해안침식과 풍화로 이루어진 바위절벽과 곳곳의 사빈들로 이루어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차에서 내려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연안에 각종 폐기물들이 곳곳에 널려 몸살을 앓고 있었다. 대원들은 해안환경정화 활동의 첫걸음으로 해양폐기물을 수거하는 정화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수거한 폐기물들을 분리하고 모니터하였다. 가장 청정한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 인근에도 해양폐기물은 널려 있었다. 앞으로 10일 동안 이것들과의 치열한 마주함이 그린맵대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환경이슈 – 울진의 아픔 원전
약속 지키지 않는 정부, 지역경제 살릴 수 없는 핵발전소로 병들어 가는 울진
– 청정울진에 핵폐기물처리장입지 논란. 핵발전소증설을 둘러싼 정부와 울진군민들의 끝없는 논쟁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핵발전소는 1982년에 1, 2호기로 시작하여 현재는 5, 6호기(각 100만 킬로와트)까지 가동되고 있다.  모든 수도권의 전력을 책임지고 있는 울진 원자력 발전소에서 흘러나오는 온배수 인해 울진의 근해 바다는 최고 약8℃ 정도까지 온도가 상승했다. 수온이 약 1℃정도만 올라도 바다의 각종 어패류와 어류의 생장과 번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바다의 생태계가 교란되어 열대성 어족이 출현하고, 어족자원의 심각한 감소하는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  

그러나 정부는 기존 6개 울진핵발전소에 이어 7, 8, 9. 10호기(각 140만 킬로와트 4개)를  추진하기 위해 약 29만평을 지난 2002년 5월 핵발전소 건설예정 부지로 지정하였다. 울진에 핵 폐기장 유치를 위해 15년간에 걸친 정부의 시도가 이를 반대하는 지역주민들과 충돌을 일으켜 다시금 환경을 위협하는 핵 폐기장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특별한 대안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대책 마련을 위한 호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약속을 저버린 정부
원자력 발전소핵발전소가 들어오기 전 울진은 자연환경이 수려하고, 평화로운 지역이었다. 그러나 20여년 전 핵발전소가 들어오면서 주민간의 추가건설 수용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생겼고, 혐오시설 지역으로 낙인찍혔다. 울진군민들은 지난 15년간 하루도 쉴 날 없이 핵발전소 추가건설 반대와 핵발전소 추가건설 반대와 핵폐기장 반대투쟁으로 정부 (산자부)와 한전(현재, 한수원)을 대상으로 처절한 투쟁을 전개해오고 있다.

또한 정부는 1994년, 1999년 그리고 2000년 울진군에 3차례나 공문을 보내 울진에는 핵폐기장을 짓지 않겠다고 약속했었고, 지난해 산자부 장관과 한수원 사장도 울진은 핵폐기장 후보지에서 제외하겠다고 약속했었다. 2002년 울진 핵발전소 7, 8, 9, 10 호기 지정고시의 선결 1항이 울진에는 핵폐기장을 포함한 핵시설을 추가로 짓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2004년 5월 27일, 정부가 울진 발전 포럼의 핵폐기장 유치신청서를 접수함으로서 울진 군민들과 국민들에게 해온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배신하고 말았다.

핵폐기장유치는 울진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이 될 수 없다
울진 반핵 연대 대표 이규봉씨(39세)는 이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핵폐기장을 유치하는 곳에 지원되는 3000억 지원금은 국도 20km도 건설하지 못하는 돈입니다. 또한 핵폐기장 유치로 인해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국가 경영차원에서 원래 해야만 하는 항만건설, 도로건설, 복지사업 그리고 홍보비용 등으로 쓰이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지역주민들과 지역경제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정부는 핵폐기장을 유치하는 지역에 대한 지원금 보조 및 지자체 경제를 살려준다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정부정책에 유리하게 울진군민을 상대로 핵폐기장 건설 찬성표를 유인하고 있습니다. 울진핵발전소 종사자와 가족, 협력업체 등만 찬성해도 가결된다는 것을 의미하기에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죠. 그러므로 울진에서 주민투표를 하자는 것은 터무니없는 억지이며, 지금 시민들의 핵폐기장 건설에 대한 찬성한다는 정부의 입장도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울진에는 핵발전소가 6개나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하다.
울진은 현재 인근 시, 군에 비해 사회경제 인프라 구축의 정도나 경기활성화 정도가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더욱이 핵발전소에만 의존한 기형적인 경제구조, 높은 물가, 집값 등의 폐해로 인하여 지역경제는 더욱 황폐화되고 있다. 양성자가속기는 또 하나의 핵시설에 지나지 않으며, 전국 최대 지진이 일어나는 활성단층지역인 울진은 입지조건이 맞지 않다.

핵 시설물에 따른 문제점 속출
핵폐기물은 기체, 액체 그리고 고체형태로 노출되어 우리의 몸에 축적이 된다. 중, 저준위는 영구저장소이고, 사용후 핵연료인 고준위는 임시저장소라고 하지만 영구저장소가 될 것이며, 고준위 저장소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현대 과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며,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위험이다.

또한 2005년 6월 29일 울진원자력 무면허 하청업체 직원이 6호기 주제어(MCR)실에서 비상정지 버튼을 오인 작동하여, 100만KW급 핵발전소가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울진원전측이 6호기의 고장 원인을 은폐하려다 밝혀져, 본부장이 사과하고 관계자는 인사 조치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단, 핵폐기장이 들어오면 인구가 감소할 것이며, 관광객이 줄고, 농산물은 판로가 막히고, 외지에서 유입되는 인구는 거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마저 고향을 떠날 때 울진의 부동산가격은 폭락하여 지역경제가 악화의 길을 갈 것이다.

울진과 환경을 위해 나아가야 할 길
– 울진핵발전소 7, 8, 9, 10호기 지정고시는 철회되어야

울진의 핵 시설물은 환경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 핵폐기물이 없는 옛날로 돌이킬 수는 없지만 지금이라도 지킬 수 있는 것은 있다. 울진은 즉각 유치청원서를 반려해야 한다. 그리고 핵폐기물을 처리할 방안이 없는 상태에서 울진 7, 8, 9, 10호기 등 계획 중인 핵발전소 추가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에너지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만 한다.

경제악화라는 상황을 이용해 환경을 무시하고 바로 앞의 이익만을 쫒아 ‘성장과 개발’에만 온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현 정부는 울진 3개면의 유치청원서를 산자부가 접수하면서 정부는 스스로 대국민 약속을 어겼다. 가장 민주적인 방식은 정부가 울진군과 국민에게 약속한 ‘핵폐기장 울진제외’를 실천하는 것이다. 우리는 울진에서 영원히 살아갈 미래세대에게 땅을 잠시 빌려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므로  울진핵발전소 7, 8, 9, 10호기 지정고시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

글 : 그린맵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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