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맵 대장정> 해양폐기물로 신음하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실태 보고

2005.08.02 | 미분류

폐기물로 뒤덮인 한려해상국립공원



남해안 청정지역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해양폐기물에 신음하고 있다. 국립공원이자 천연기념물 동백 숲 보호지역인 거제 해금강 일대가 해양폐기물에 몸살을 앓고 있다. 녹색연합은 8월 1일, 그린맵대장정 활동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해양폐기물의 수거 및 정화를 위한 대학생 자원 활동인 그린맵대장정은 동해안 울진에서 영덕-포항 등의 동해안을 거쳐 남해안과 서해안까지 주요 해안의 폐기물을 조사하고 정화하는 활동이다. 그린맵대장정의 거제도 활동 중 수십 톤 이상에 달하는  상당한 양의 해양폐기물이 최소 2년 이상 방치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차원의 수거 및 정화 활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해양폐기물로 얼룩진 한려해상국립공원 해금강지역은 경남 거제시 남부면 갈곳리-동부면 학동리 일대의 해안이다.  거제의 최고의 관광지인 거제해금강 입구도로인 함목3거리 해안부터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79.9.13)된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동백림지역의 오지막 해안까지 해양폐기물이 펼쳐져 있다. 육지 쪽인 14번 국도에서는 일부만 확인되지만 바다 쪽에서 선박으로 접근하여 들어가면 엄청난 해양폐기물을 발견할 수 있다. 학동리 동백림 지역은 환경부 보호야생 조류로 지정된 천연기념물 제204호인 팔색조가 서식하는 곳이다.

방치되는 폐기물



녹색연합이 8월 1일 오후에 80명의 그린맵 대장정단을 통해 수거 및 정화한 폐기물의 양만 해도 50리터 마대자루 500개 분량이다. 폐기물은 주로 부유성 해양폐기물로 각종 어구를 비롯한 어업폐기물과 육지에서 떠 내려와 부유된 생활폐기물들이다. 녹색연합 그린맵 대장정단이 일기악화로 수거하지 못한 채  현장에서 확인한 해양폐기물 또한 수십 톤이 족히 넘는 분량이다. 육지에서 쉽게 관찰하거나 접근하기 힘든 해안절벽지대까지 포함하면 폐기물의 양은 수백 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심각한 것은 이 해양폐기물들이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을 비롯하여 관계당국이 상당한  양의 해양폐기물을  해안선에 수백 미터씩 널부러져 방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수거나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제 그린맵대장정단이 해양폐기물을 수거하는 과정에서 부피가 큰 폐기물 아래 오랫동안 방치되어 썩어가는 폐기물의 악취를 확인했다. 이는 단순히 이번 봄에 떠밀려든 폐기물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해 준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연자원의 보고가 폐기물로 뒤덮여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또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을 비롯한 관계당국이 수백 미터씩 산재되어 있는 엄청난 양의 해양폐기물을 해안선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수거나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 않다.

석유공사도 마찬가지



문제는 이런 해양폐기물이 거제도의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남해안의 대표적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거제시 동부해안 일대 전역이 해양폐기물로 널려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구역은 말할 것도 없고 나머지 해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일운면-동부면-남부면 등의 거제도 동쪽 해안선 전체가 폐기물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의 거제석유비축기지 앞 해안은 해안선 전체가 해양폐기물로 뒤덮혀 있을 정도다.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 일대다. 일운면 동부해안을 따라서 들어선 석유비축기지를 배를 이용해 해상에서 보면 길게 해안선을 띠처럼 치장한 해양폐기물이 길게 늘어서 있다. 거제석유비축기지는 원유누출로 인한 오염문제로 지역사회에서 갈등이 이어져온 곳이다. 석유공사의 환경관리가 부실하다는 단적인 증거가 바로 방치된 해양폐기물이다.

해양폐기물의 실태

이러한 해양폐기물은 해안가로 밀려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와 경관을 해칠 뿐만아니라 여름철 어촌 주변의 악취 및 병균의 발생을 야기시킨다. 대부분의 해양폐기물들은 관광객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사각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에 수거가 그리 쉽지 않다. 대부분의 해양폐기물은 양식장에서 뜸통으로 쓰이는 스티로폼과 플라스틱이 많은 양을 차지하며, 육상에서 떠내려온 각종 플라스틱과 깡통, 페트병 등 생활쓰레기들이 뒤 섞여 있다. 이러한 해양폐기물은 거제뿐만 아니라 서,남해안 전역에 골고루 퍼져있다.
해양폐기물들은 통상 분해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종이는 분해되는데 1개월, 로프는 3~14개월, 대나무는 1~3년, 페인트칠 한 나무는 13년, 통조림 깡통은 100년, 알루미늄 깡통은 200~500년이 걸린다. 그러나 해양폐기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제품은 무려 500년 이상이 걸린다.


해양폐기물은 해양생태계에 크나큰 악영향을 미친다. 해양생물들은 쓰레기를 먹이로 오인하고 먹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해양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플라스틱 덩어리와 병뚜껑을 먹은 바닷새와 폐 비닐을 먹은 바닷거북등은 자주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해양생태계에 악영향을 줄뿐만 아니라 어망 및 로프에 스크류가 감겨 해상안전에도 크나큰 위험이 되고 있다.
해수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발생한 해양 폐기물은 어망과 로프 1만2144톤, 폐스티로폼 2313톤, 관광.낚시 폐기물 7만3036톤 등 모두 8만7493톤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수거.처리율은 어망과 로프 68.3%, 폐스티로폼 89.8%, 관광.낚시 폐기물 25%에 불과하다.

진단과 대책

현재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해양폐기물 모니터링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해양폐기물은 오랜시간 바닷가를 떠돌다 가라앉게 되면 위치파악이 힘들뿐만 아니라 더욱더 많은 처리비용이 들게 된다. 해양폐기물은 정부가 책임지고 처리해야 하지만 수거비용과 운송비용 등 예산을 이유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매년 가을에 공공근로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해안쓰레기 수거는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방치된 해양폐기물은 우리나라 해양폐기물의 실태를 그대로 드러낸 현장이다. 관리기관인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자체에게 떠넘기지 말고 즉각 수거 및 정화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해수부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 충분한 예산과 전담조직을 비롯한 인력이 조직되어야 한다. 언제까지 바다를 폐기물의 떠도는 곳으로 방치할 수 는 없다. 국내 으뜸의  청정 해안이 해양폐기물로 뒤덮혀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창피한 일이다. 더 이상 나몰라라 말고 즉각 대책에 착수해야 한다.  

글 : 그린맵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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