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맵 대장정> 남도의 숨겨진 보물섬 – 진도

2005.08.05 | 미분류

초록, 그 희망의 길을 떠난 지 벌써 7일이나 지났다. 대원들은 힘든 정화작업 및 교육을 단 한명의 낙오자 없이, 단 한 번의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지나왔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일정도 후회 없이 잘하리라 결심하며, 그린맵 대원들 모두 초록에 너무나 가까워져 있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 영원히 간직하길 기원하며, 힘찬 발걸음은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섬, 진돗개와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그리고 모세의 기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진도로 향하고 있었다.

청정 대체에너지의 산실 시험조류발전소, 쓰레기로 비상
-폐타이어, 냉장고까지 버려져



대원들은 아침을 먹고 곧바로 정화활동을 위해 진도 동지포의 해안가로 향했다. 그곳에서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많은 양의 해양폐기물들이 해안가를 뒤덮고 있었다. 청정에너지의 산실인 조류발전소가 지어질 진도 바닷가에 있는 쓰레기들을 보고 있는 대원들의 마음이 썩 편하지 않다.

진도 울돌목(명량해협)에 세계 최대 규모의 시험조류 발전소건설과 함께 해양에너지 공원도 조성된다. 진도군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이 대승을 커둔 명량대첩의 역사적 현장인 울돌목에 2007년 완공을 목표로 오는 6월 중 1000kw 시험용 조류발전소를 2009년까지 9만kw 상업용 조류발전소를 각각 건설키로 했다. 조류발전소는 조석간만의 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조력발전소와 함께 바다의 힘을 이용한 무공해 차세대 발전시설이다. 조류발전소는 해류가 빠르게 지나는 곳에 발전용 모터를 설치, 해류의 힘으로 모터를 돌리게 해 전기를 얻는다.

그러나 세계 최대 규모의 시험조류발전소 건립을 앞두고 실시되고 있는 조류발전 실험이 쓰레기로 난관에 봉착했다. 한국해양연구원은 해남군 울돌목에 직경 2.2m, 높이 2.5m의 20kw급 조류발전시설을 설치, 실험에 나서고 있으나 바다에 떠다니는 해양 쓰레기로 수차 날개가 부서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 그린맵 대원들이 수거한 해양쓰레기 중에서도 스티로폼, 로프, 가전제품 등의 전형적인 해양폐기물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특히나 장마와 같이 비가 많은 여름에 폐그물을 비롯한 폐냉장고, 가전제품, 김 양식장 말목, 로프, 버려진 소파 등이 밀려와 수차 6개가 파손돼 실험에 차질을 빗었다.

해양연구원 박진순 연구원은 “이 실험실에서 보름과 그믐 때 주로 실험을 실시하고 있는데 해양 쓰레기가 맹렬한 속도로 떠 내려와 직경 3m 크기의 알루미늄 합금 수차 날개가 파손돼 용접 공사로 실험이 한 때 중단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2007년 초 건설될 시험조류발전소에도 이 쓰레기 문제가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판단, 구조물 전후에 방지막을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세계적인 조류발전의 최적지로 평가되며 시험발전소가 완공되면 이후 울돌목에서만 최대 9만kw의 무공해 정청에너지의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죽과 갯지렁이가 살고 있는 그곳, 진도의 청정 갯벌을 만나다



점심을 먹은 그린맵대장정 60명의 대원들은 갯벌 정화와 기행을 위해 진도 오류리에 위치한 갯벌로 향했다. 얼핏 보면 갯벌은 황무지 같아 보인다. 그러나 조금만 유심히 보면 수백만 가지의 생명체들이 그곳에 터전을 잡고 살고 있는 모습을 알 수 있다. 대원들 발아래로 통통 뛰어다니는 짱뚱어가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그곳. 진도의 갯벌의 정화와 기행을 위해 대원들이 또 한 번 팔을 걷었다.

우리나라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갯벌에 사는 생물은 모두 687종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갯지렁이류가 228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어류 156종 규조류 117종 등 이다. 또한 갯벌은 어류 패류의 생산 및 서식지 기능, 자연 정화 기능, 홍수 및 태풍 조절 기능, 자연 재해와 기후 조절 기능, 심미적 기능, 문화적 기능 등을 해내고 있는 지구에서 엄마의 자궁과 같은 곳이다.

그러나 새만금 간척 사업과 서해지역의 많은 갯벌들이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농지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명목 하에 점차 사라질 위기에 처해져 있다.

인천시 강화군의 초지리 일대 ‘황산도 공유수면 매립기본계획’ 추진과 관련 환경단체가 매립계획을 중단하고 해수를 유통시켜 갯벌을 살리는 정책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한 정부와 환경단체의 논란은 91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갯벌은 밀물과 썰물이 항상 드나들어서 산소가 풍부하고 유기물이 많기 때문에 생물의 종류가 다양하다. 대부분 어패류의 먹이섭취와 번식장소로 이용되므로 어업활동의 90%가 갯벌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갯벌은 농경지와 바다보다 약 3배에서 20배의 생산성을 가진다고 하니 그 경제적인 가치는 우리의 상상 이상이다.

갯벌은 살아있다. 대원들은 숨 쉬는 갯벌을 밟으며, 발아래 무수한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생생히 느꼈다. 만약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맨발로 갯벌을 걸으면서 살아있는 생명체들의 숨결을 직접 느끼고 그 중요성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한다면 갯벌을 매립시킨다는 말이 나올 수 없지 않을까.

글 : 그린맵 공동취재단

환 경 이 슈



진도 갯벌은 자연 상태의 원시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되었다. 진도 갯벌은 인근 둔전저수지와 연계하여 겨울철새가 많이 찾고 있는, 갯벌 생태계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다.

습지 보전법은 이처럼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을 습지 보호지역으로 선정해 지속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습지는 여러 생물의 주요 서식지이다. 새와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 어류, 무척추동물 등 많은 생물체들이 습지에 의존하여 살고 있는데, 인류 절반의 주식이라 할 수 있는 쌀 역시 습지 식물이다.

습지는 세상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무수한 동식물뿐만 아니라 사람들까지도 먹여 살리고 생존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자원을 제공한다. 또한, 습지는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우리의 목숨과 재산을 보호하는 완충지역이 되기도 하는데 그 예로 지난해 아시아 남부를 강타한 ‘쓰나미’를 들 수 있다. 당시 ‘쓰나미’는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하였다. 그런데 놀랄만한 것은 습지가 잘 보전된 곳에서는 피해가 적었으며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피해가 더 컸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습지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새만금, 금강하구, 낙동강 하구, 아산․남양․순천만, 강화도 등 전국 62개 습지가 국제적으로도 주요한 물새 서식처로 확인됐으며 이들 습지 가운데 32개 지역이 갯벌로 국제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은 습지는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법적 근거로 관리하고 있는데, 개발을 원하는 세력과 환경을 보전하고자 하는 세력 간의 갈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제주도 ‘물영아리’ 골프장 추진사업 역시 습지보호지역을 개발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관련 단체는 물영아리 인근에 골프장이 건설될 경우 습지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추진 중인 골프장 조성사업 예정지는 물영아리 습지로부터 1km도 채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습지 보전지역에 끼치는 악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환경부와 제주당국이 습지보호지역에 대한 보호의지가 있는 것인가를 의심해볼만한 대목이다.  

물영아리는 습지 보전법 제정이후 전국 최초로 지정된 습지보호지역이다. 환경부는 골프장이 물영아리 습지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먼저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골프장 건설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습지와 인근지역의 개발은 긴밀한 연관성을 갖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사업이 진행된 이후의 결과까지 예측해야 한다.

습지보호 지역이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할 타당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보호지역이라는 이름만 가지고 있을 뿐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곳이 많다.

습지보호지역이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관계 부서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습지보호지역에 대한 정기적인 관찰과 조사를 통해 기초적인 자료를 확보 하려는 노력 역시 선행되어야 할 사항이다.

인 터 뷰

2005 그린맵에서 만난 사람
              – “초록을 지키는 수호신, 김청진 씨를 만나다.”



“같은 모둠 여자분들이 제발 입신양명 할 생각 말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 하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너무 다른 조원들 일을 도와줘서 그런가 봐요.”  60명의 대원들 중 단연 돋보이는 골격과 덩치의 소유자, 김청진 씨는 그린맵 대장정 대원들 사이에서 ‘돌쇠’로 불려진다. 180cm에 85kg의 김청진씨의 신체적 조건도 그러려니와 정화활동을 하는 속도, 그 양에 있어서도 최고라 부를 수 있다.

“청진이는 큰 골격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 몸무게도 이 키에 많이 나가는 게 아니에요, 체지방이 거의 없거든요” 힘을 쓰는데 있어서 신이 내렸다 할 정도로 조원들 사이에서 일명 ‘축복받은 몸매’의 소유자, 김청진 씨. 하지만 그가 그린맵의 ‘돌쇠’로 통하는 데는 이 같은 신체 조건이외에 그가 가지고 있는 삶의 철학에서도 찾을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칼을 뽑았으면 쓰러지는 순간이라도 할 건 하자! 라는 말을 인생의 좌우명을 사는 그. 그린맵 환경정화활동에서 100kg가 넘는 우드륨을 운반했을 때도 ‘포기하고 싶다, 내려놓고 싶다.’라는 생각보다는 내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해서 다른 조원들이 할 일을 덜어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오히려 힘이 난다고 김청진 씨는 말한다.

이런 그를 그린맵 대장정으로 이끌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가 포항 해병대 특수수색대에 있을 때, 훈련으로 포항 도구 해안에서 3주간 수상훈련을 받았다. 훈련을 시작한지, 2주일이 지났을 때 온몸의 피부가 따끔거리며 껍질이 벗겨졌다. POSCO(포항제철)에서 나오는 폐기물이 그대로 바다에 버려져 그 곳에서 훈련을 받는 450명의 훈련 대원들의 몸에 피부암 전 증상까지 일어났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겪으면서 해양생물에게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훈련을 받을 때, 수영을 하다가 옆을 바라봤는데 물고기가 옆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어요, 나도 이렇게 아픈데, 여기서 사는 이 녀석은 얼마나 괴로울까, 그 생각을 하면서 이 녀석들을 살리기 위해서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초록을 지키는 그의 노력이 아름답다. 대장정 일정이 끝나는 날까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는 김청진씨, 그의 환경을 사랑하는 작지만 소중한 마음이 변하지 않고 계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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