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자연학교 후기> 푸른 아침가리골에서의 2박3일

2005.08.11 | 미분류

푸른 아침가리골에서의 2박3일

글 : 정미경



언제나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가슴설레기 마련이지만 내게 있어 이번 어린자연학교로의 떠남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설레였고 더불어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아마 처음으로 맡아보는 “어린이자연학교 모둠선생님”이라는 조금은 무거운 책임감 때문이었으리라. 그러나 그러한 무거움도 아이들의 눈망울 속에서는 이내 녹아버리고, 모두의 두근거리는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 즐거움으로 가득 찬 버스는 서울 한복판 신촌을 떠나 강화도로 향했다.

“잘 놀고! 잘 먹고! 잘 싸고!” 언뜻 들으면 의심스러워 보이는 이 외침들과 함께 입학식은 시작되었고 이어 모둠별 구호 만들기 노래 만들기에 이어 생태농법 체험으로 오이와 깻잎을 땄다. 생각해 보면 생태농법체험이, 자기네들이 직접 씨 뿌리고, 키우고, 거두어들일 수 있는 여건들이 아니어서 형식적일 수도 있지만 이 아이들이 회색빛 하늘 아래서 회색건물들 안으로 숨바꼭질하고 있을 때 스스럼없이 크고 맺어 온 열매며 잎들이기에 회식우리에서 나온 얇은 손들로 그들을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과 행복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이렇듯 열매들과 건강히 악수하고 푸른 하늘과 입맛추고 그 속에 공기들과 포옹하고 ……. 아쉬워 할 시간도 없이 한여름 긴 낮은 가고 아이들은 짧았던 하루의 과정들은 마무리하고 곱씹으며 나름의 환경일기를 쓰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다시 맑은 기운으로 체조와 요가를 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자연의 사랑이 흠뻑 들어간 자연물들임, 치자 염색을 했다.

그리고 갯벌체험!!

우리가 조금이라도 예전엔 아무것도 걸치질 않았을 존재였음을 느끼게 해주는 뻘 밭에서의 한바탕 어우러짐들!!
나는 아이들이 여기에 배우러 것이 아니라 스스로 느끼고 자라러 온 것이라 믿는다.
우리 모두의 자세가 고요할수록, 새소리는 크게 들려오고 바람결과 하늘빛은 짙어지고, 뻘이 품은 생명소리가 더욱 크고 시리게 들려왔다. 발등을 때리는 물결은 더 감동스럽게 다가왔다. 그 안에서 느끼고 자지러지고…….

아이들은 더 없이 크게 호흡 할 수 있었고 더욱 크게 풀잎들을 한 아름 품으로 안아 볼 수 있었다. 또 다시 하루의 해가 저물고 아이들은 모둠별 장기자랑을 하며 자연 속 친구들이 시샘할 만큼 재미있게 놀았다.

이제 정말 놀고 싶은 만큼 실컷 놀았다!! 내가 설레임으로 맞이한 이 땅에서 언제나 그랬듯이 배우고 가르치는 일들이 나눠진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호흡하고 느끼고 고마워하기를 간절히 바랬었다. 짧은 시간들이었지만 가슴 속 마다 하나씩 건강한 추억과 희망들이 자리해, 그 힘으로 이제는 회색빛 숨바꼭질이 아닌 초록의 맑은 어깨동무로 다시 함께였으면 한다.

강화도 캠프를 다녀와서

강화도 가는 버스를 타기 전,  캠프에 가서 친구들을 많이 사귈 수 있을지 생각하니
너무 떨렸다.   그러나 캠프에 가서 예상 밖으로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어 좋았다.
선생님들도 친절하시고 좋으신 분들이었다. 우리 모둠 선생님은 우리들한테 잘 해 주셨다.
또 갯벌에서 게를 잡는 것도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밥도 맛있었다. 특히 비빔밥이 좋았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것만 빼곤 -밤새 모기와 전쟁을 했다. 전부30군데 물림. 밤에 형들이 떠들며 개구리를 풀어놔 잠을 잘 못자서 피곤했다^^*)

윤동민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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