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갇혀있는 곰은 자유를 원합니다.”

2005.09.02 | 미분류

한국에는 몇 마리의 곰이 살고 있을까요? 정부는 멸종위기에 처한 반달곰을 복원하고자 러시아와 북한에서 반달곰을 들여와 지리산에 방사했습니다. 지리산 반달곰 복원 프로그램으로 국민의 따뜻한 관심과 애정 속에 한국 곰은 멸종 위기에 처해 있으며, 보호받아야 한다는 데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한국에는 수천마리의 곰이 살고 있습니다.

수천마리의 곰은 바로 농장의 철창 우리 안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곰이 서지도, 앉아 있기도 힘든 크기의 철창, 또는 여러 마리의 곰이 뒤섞여 사는 좁은 철창이 곰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서로의 일정한 영역이 확보되지 않아 항상 싸움이 일어나고, “갇혀있는” 상태의 곰은 결국 미쳐가게 됩니다. 우리가 관찰했던 사육곰 대부분은 계속 머리를 흔들며 앉아 있는 등의 이상 행동을 보였습니다. 또한 사육된 곰은 자연상태와 달리 더 난폭하거나 더 우울해 합니다. 사육곰은 10세 이상이 되면, 도살되어 가공품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근거없는 보신문화가 빚어낸 인간의 탐욕은 곰을 자연이 아닌 우리 속에 가두어 놓고 보신용으로 전락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our)의, 우리(cage) 안의 곰들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 여러분의 참여와 도움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사람 답게, 곰이 곰 답게, 생명이 생명 답게 살아 갈 수 있도록..

녹색연합은 지난 7월 26일에서 8월 6일까지, “지구를 지키는 공모안“이라는 주제로 한국의 보신문화로 인해 고통 받는 사육 곰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포스터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당선작은 진은영 님의 “Not For Sale”입니다.

반달가슴곰(그림)은 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바코드를 통해 표현하였으며 또한 바코드는 현재 사육곰들이 갇혀있는 철창우리로서의 중의적 의미를 갖기도 합니다.

바코드 안의 숫자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우선 첫 번째 329는 반달가슴곰의 천연기념물 번호입니다.

두 번째 1600은 국내 사육되고 있는 사육곰의 숫자이며,

세 번째 120KG은 보통의 반달가슴곰의 몸무게이고

마지막 19gram은 말린 웅담의 무게입니다.

천연기념물로서 보전되어야 할 멸종위기의 야생동물인 반달가슴곰이 단지 웅담채취만을 위해 가축처럼 사육되고 있는 현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은 곰 도살연령을 10살로 내리는 시행규칙은 백지화 되어야 하며 장기적으로 곰 농장은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사육곰 실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바탕으로 환경부, 환경단체, 사육곰 농장주가 함께 대안을 만들 것을 주장합니다. 10살 된 곰을 죽여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고 사육곰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에 동의하는 많은 분들의 서명을 부탁드립니다.



Q&A 사육곰에 관한 모든 것

Q1.한국에는 모두 몇 마리의 곰이 있을까요?
야생곰은 밀렵으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했으며, 모두 10여 마리 정도 남아있습니다. 반면 농가에서 사육곰은 1천 600여 마리로 추정됩니다.  

Q2.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곰이 사육되기 시작했나요?
농림부는 1985년까지 곰을 수입해서 사육하도록 장려했습니다. 이때 493마리의 곰이 수입되었습니다. 재수출을 해서 농가소득을 높여보려는 목적이었지만 곰을 수입하려는 나라들은 없었고, 이후 우리나라는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의 국가간 거래를 규제하는 국제협약에 가입, 재수출이 불가능해졌습니다.

Q3. 재수출이 불가능해진 이후 사육농가들은 곰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재수출이 불가능해졌지만 수입목적인 이외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육농가는 곰을 처분할 수 없었습니다. 소득은 없고 지출만 늘어나게 되어 빚을 지게 되었습니다. 1999년 사육곰에 대한 관리가 농림부에서 환경부로 넘어가면서, 환경부는 24살 이상인 곰만 도살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었습니다. 곰이 24살이 되기까지 사육농가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사료비, 사육장관리비, 인건비 등을 감당하려면 빚을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곰사육농가 중에는 법을 어기고 24년 이하인 곰을 도살해서 웅담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Q4. 곰들은 어떤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나요?
곰사육 농가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곰들은 아주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좁은 우리에 여러 마리의 곰들이 함께 살거나 분뇨로 가득 찬 사육장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로 난폭해진 곰들은 서로 싸움을 하다가 한쪽 팔이 잘리거나 심지어 죽기도 합니다. 하루 종일 같은 행동을 하는 정형행동을 보입니다.

Q5. 환경부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나요?
환경부는 곰사육농가의 어려운 처지를 감안 곰도살 연한을 24년에서 10년으로 단축하는  야생동식물보호법 시행규칙안을 제정 했습니다.

Q6. 곰도살 연한을 10년으로 낮추면 문제가 해결되나요?
곰도살 연한을 낮춘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육곰 농장주들에게는 일단 해결책이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좁은 우리 속에 갇힌 채 10여년을, 단지 19그램의 웅담을 얻기 위해 사육되는 곰이 1600여 마리나 되는 현실을 이 법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국제적으로는 금지되어있는 웅담 거래를 합법화 하여 그릇된 보신문화를 더욱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사육곰의 숫자도 오히려 증가하고 결국 다른 멸종위기야생동물도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확대될 수도 있습니다. 몇 마리 남지 않은 야생반달곰의 밀렵에 대한 수요도 촉발시킬 것입니다. 야생동물을 가축처럼 사육하고 보신을 위해 도축할 수도 있게 하는 이 조항은 야생동식물보호법의 제정 취지에도 전면으로 어긋납니다.

Q7. 그럼 사육되는 곰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환경부에서 보신문화를 없애겠다는 확고한 정책의지를 갖고 장기적인 계획아래 곰사육 농가와 사육곰 숫자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도록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물론 그 계획에는 그동안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피해를 입은 곰사육 농가에 대한 보상방안도 반드시 마련해야 합니다. 곰 사육농가 소득을 어떻게 보전하고 보상할 수 있는가에 대한 대안마련, 현재 사육되고 있는 곰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관리, 사육농장 수와 사육곰 수 동결, 사육곰에 대한 대안 모색 등을 포함한 장기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얼마전 녹색연합이 한길리서치와 함께 한 설문조사에서 전 국민의 95.6%는 웅담을 구입했거나 구입할 의사도 없고 87.1%는 웅담을 목적으로 곰을 사육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인이 즐겨찾는 아시아 곳곳에선 한국인을 상대로 야생곰의 웅담이나 쓸개즙을 판매하는 행위가 일어나 자주 국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소수 사람들의 그릇된 보신문화가 한국의 반달가슴곰을 ‘웅담용 가축’으로 취급하게 하고 나아가 지구촌의 야생동물에도 위협을 끼치고 있는 이러한 현실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합니다.

웅담을 품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에는 수천마리의 곰들이 우리에 갇혀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참여와 관심만이 수천마리의 곰들을 살릴 수 있습니다. 환경부가 사육곰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도록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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