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내 삶의 목숨 <계화도 어민 이현숙님>

2006.02.26 | 미분류



일년중 가장 웅크려지고 쓸쓸해 질 때가 요즈음 인 것 같다. 왠지 마음 찹찹함이 날 싸늘하게 느끼게 하는지 불안하고 괴로워 죽고 싶은 심정이다. 어느 때부터 새만금이란 문제로 하여 곳곳마다 웅성웅성 술렁거린다.

생활에 리듬과 계획이 깨져버려 이루지 못하고 횅하니 갯벌이 없어지는 게 아닌가 삶이 이다지도 허무감에 빠진다. 80년 초에 시댁 어르신들이 사시는 이곳으로 도시에 생활을 접고 정착하게 되었다. 처음 바다생활이란게 적응이 되질 않아서 밥맛을 못 봤음 못 봤지 바다생활을 못한다 하였으나 어느 때부터였는지 생활고에서 안정적 생활을 해 나가기 시작하였다.

저희 가정은 그 당시에 외할머니를 비롯하여 시아버님, 시어머님, 시동생, 남편, 자녀해서 14명 내지 때로는 15명인 가족이었다. 힘겹게 바다를 내 삶의 목숨이 여기에 있다하여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종사하여 노동의 힘은 들지만 한 번도 여길 떠나 살리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우린 이웃들을 만나면 오늘의 소득이 얼마인지가 인사이다. 얼마나 열심히들 살고 있는지 새벽 3,4시도 마다하지 않으면서 역시 밤에도 바다에 나가는 때도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육칠십대의 연령을 가진 어르신들도 자식들을 의지하지 않고 자기 생활들을 충분히 해나가며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떠나가는 자들이 없으며 지금도 역시 도시에서 이곳으로 이주를 해오는 자들이 간간히 있는 곳이 이 지역이다.

지금 시골에는 젊은 분들이 거의 없다하는데 이곳만큼은 삼사십대의 중장년층들도 이곳에 뿌리내린 자들이 별 어려움 없이 생활들을 잘해나가도 있는데 앞으로 새만금이란 문제로 하여 다가올 어려운 일들이 눈앞에 와있는데 있어서 한숨들만 쉬고있다.

열심을 다하여 바쁘게 살아가는 이웃의 사람들을 보면 제각기 넘치는 자신감으로 보람있게 살아온 것 같은데 왠지 지금은 이웃들이 초라해 보인다. 지금껏 성실이 무엇인지 열심히 살아온 대가가 무엇인지 어려운 사회에 부딪혀 처지와 형편이 어려울수록 같이 나누려 했던 많은 이웃들이 있었는데 다 어데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사회가 아무리 어려워도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았으며 열심히 바다에 나가 일하게 된것에 대해 감사하며 살아왔다. 일년의 계획과 목표를 세워 성취와 발전의 대열에서 열심을 다 하였으나 그렇게 이행치 못하고 안정적인 삶을 누릴 수 없음을 느끼며 굳이 거친 세상으로 뛰어 들어 합리적인 생활을 이어갈지 앞이 캄캄할 뿐이다. 듣는 말로는 바다 해안을 종사하며 생활을 이어가는 자들이 약 2만여명 정도 된다하는데 이 자들이 실업자들의 생활들을 할진데 어데로 가야할지 뻔한 일이다.

정말 새만금이란 이 곳이 우리나라 경제를 얼마나 뒷받침하며 발판이 되어주었는지 모른다. 정부는 그동안 장기년도에 이곳에 갈라 버려진 돈이 1조 삼천억여원이라는데 우린 그동안에 벌어들여진 돈이 약 2조에 가까이 벌어 들였다 한다. 정책이 어데로 가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다.

이 지역의 군수님을 비롯하여 도지사 더 나아가서 대통령, 이 분들은 다시 한번 반성하며 좀더 보다 나은 판단이 무엇인지, 앞서 나간 걱정이 지나쳐 체념과 절망의 자리까지 가게 된 것이 아닌지 헤아렸음 한다. 지금은 이럴 때가 아니고 낱낱이 뉘우쳐서 같이 아파해야 하며 반성해야 할 때다. 통치와 바른 판단이 있어서 판결이 잘 이뤄져 새해에는 보다 나은 지역민들의 소망의 빛이 환하게 비춰 생활이 차질 없이 이어져 감을 믿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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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6년 1월 계화도 어민 이현숙씨가 직접 글을 쓰신 것입니다. 새만금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3월 19일 2시에 새만금 1호방조제 앞에서 새만금갯벌살리기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행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진실없음에 굴하지 않고 진실하며 희망없음에 꺾이지 않고 희망함을 가지고 새만금 갯벌 살리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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