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커피속의 열대림)

2002.05.02 | 미분류

요즘 커피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음료도 드물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아침을 커피 한잔과 함께 시작해서 하루에 2-3잔, 많게는 7-8잔까지 마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커피가 몸에 좋다, 나쁘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커피 소비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요즘은 특히 커피 테이크아웃점이 대거 늘어나서 길거리에서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우리가 매일매일 늘 곁에 두고 마시는 커피, 이 커피가 단순히 개인의 기호나 건강의 문제를 떠나 심각한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혹시 여러분은 아시는지요…
지금 혹시 커피를 손에 들고 계시는 분이라면 더 열심히 귀를 기울여 들어보세요.

커피 산업은 130억불, 우리나라돈으로 환산하면 17조원에 달하는 큰 농업상품입니다. 그런데 커피는 생산량에 비해 가공량이 매우 적은 농작물이라는데요, 만약 어떤 사람이 하루에 커피 2잔을 마신다면 그 양은 커피나무 18그루에서 1년동안 수확한 양을 마시는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소비량에 맞추기 위해 커피농장은 나날이 넓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0년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커피는 열대림의 자연상태에서 재배되었는데 커피 소비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10여년동안 멕시코와 콜롬비아, 중앙아메리카 지역의 40%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 맞추기 위해 커피재배지로 전환되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커피재배지로 유명한 브라질, 콜롬비아, 남미 등의 지역외에도 북위 28도에서 남위 30도 사이의 커피재배에 알맞은 기후를 가진 거의 모든 지역들이 커피 재배지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을 커피존(Coffee Zone) 또는 커피벨트(Coffee Belt)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생산되는 커피량이 연간 60kg들이 포대로 8천만 포대 이상이라고 하니 놀라운 일입니다.
이렇게 커피가 대량생산되면서 재배지역의 확대로 인한 여러 가지 환경문제가 발생하는데요, 가장 심각한 문제가 열대림의 감소입니다. 재배중에 사용되는 비료와 농약 또한 심각하구요.

열대림은 지구 표면의 7%밖에 지나지 않지만 지구 생물의 절반이 살고 있는 거대한 생물저장고입니다.
또 열대림은 쉬지 않고 엄청난 양의 산소를 빨아들이고 산소를 뿜어내면서 지구의 허파 구실을 하는 아주 중요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전 지구에 걸쳐 벌목, 플랜테이션, 목장, 광산, 석유개발 등 돈벌이 사업으로 해마다 적어도 남한 면적의 1.7배에 가까운 열대림이 사라진다고 합니다. 1초에 축구장 2개만큼의 면적이 없어지고 있다니 이대로 가면 지구장에서 열대림을 볼수 없는건 시간문제라고 볼수 있겠죠.
한 예를 들면, 코스타리카라는 나라는 커피와 바나나가 도입된 1830년대에 플랜테이션 농업이 시작된 이후로 한때 전 국토의 99% 이상이던 열대림이 화전과 개발로 이제 18%밖에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요즘 점점 봄과 가을이 없어지고 여름하고 겨울만 있는 것 같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인데요, 바로 이런 열대림의 파괴가 기후변화를 빠르게 가져오는 원인이라는걸 잊지 않아야 할거 같습니다.
약 300여년전부터 인류가 즐기기 시작한 커피는 이제 바야흐로 세계인의 음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독특한 맛과 향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길들여온 커피와 환경문제를 연관해본 사람은 드물거예요.
물론 기호품인 커피를 아주 마시지 말자고 하기엔 조금 무리가 있을겁니다.
하지만 최소한 실천할수 있는 방법 몇가지는 함께 노력해볼수 있을겁니다.

첫번째는, 커피 마시는 양을 줄이자. 가능하면 건강에도 좋은 우리차로 기호품을 바꾸면 더 좋겠죠?

두 번째는, 마시더라도 커피에 담겨있는 이런 문제들을 생각하면서 마시기.
내가 지금 여유있게 마시는 커피속에 파괴되어가는 열대림이 녹아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마시려면 커피 맛이 조금 쓸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컵을 사용해서 마시기. 불가피하게 사용할때는 여러번 사용한다.
커피 자판기에서 나오는 일회용컵이 얼마나 많은 환경문제를 발생시키는지 잘 알고 계시죠?
많은 나무를 베어가면서 만든 자원의 낭비뿐 아니라 한번 쓰고 남은 그 수많은 일회용컵들은 소각장으로 가서 다이옥신을 발생시키거나 땅속에 매립하면 썩는데 20년이 걸립니다. 그리고 하루 1,035톤, 한해 38만톤이나 사용되는 1회용품에 연간 4천억원의 자원이 낭비되고 쓰레기 처리비용만도 1,000억원이 들어갑니다

자신의 기호가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보고 고민할수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15분 정도는 녹색생각을 할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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