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월드컵에 대한 소망..

2002.06.24 | 미분류

기적이란 말을 이럴때 쓰는걸까?
지금 온 국민을 행복한 열광의 도가니로 하나로 모으고 있는 월드컵은 분명 기적이다.
초등학교때 소년체전에 나갈 정도로 운동을 잘한(?) 나로서도 정작 크고 나서는 운동경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었다.
그 이유는 운동경기가 가지고 있는 ‘공격성’과 ‘생각없음’에 대한 반감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에서 내 소신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매 경기를 한 순간도 빼놓지 않고 열띠게 응원하며 관람한 것은 물론이고 승리후 대학로로 뛰쳐나가 붉은 대열과 함께 환호하고, 집에 들어가 새벽 2시까지 같은 장면을 보고 또 보고..
지난 토요일 스페인전에서는 간절한 기도까지 하다가 결국은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준결승을 내일로 앞두고 설레이는 마음사이로 한가지 떨쳐버릴수 없는 생각이 있다.
12번 선수라는 온 국민의 응원이 이젠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우린 지금까지 월드컵을 통해 얻을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얻었다.
지금까지 설움받던 선수들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전도가 양양하고, 한국을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서게해 우리의 자존심 또한 한껏 높아졌다.
모두가 독일 경기에서는 지더라도 후회가 없을거라 한다.
우리 모두는 너무도 열심히 경기에 임했고, 결과와 운 또한 말할수 없이 좋았다.
더이상 무얼 바랄수 있으랴?

물론 나도 이렇게까지 오고보니 꼭 결승까지 진출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진다.
하지만 그 마음에 연연해서 후회를 남기면 안된다는 마음이다.
만약 독일전에서 우리의 붉은 악마들이 반으로 나누어 상대팀 응원을 한다면..
일방적인 위압이나 분위기를 조성하는 응원이 아닌, 그야말로 상쾌하고 멋진 경기를 진정으로 응원하고 선수들을 격려해주는 그런 응원이 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선수들은 그렇더라도 결코 기가 죽거나 위축되진 않을것이다.
오히려 우리 국민들의 여유있고 멋진 자세에 한껏 더 우쭐해져 선수들까지 여유있고 멋진 경기를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경기에 지던, 이기던 만약 그렇게 한다면 세계는 우리에게 또 한번 놀랄 것이다.
심판의 판정에 대한 시비나 일부 시기를 하는 세계 여론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이기면 우리들의 진정한 실력이 더욱 정당하게 빛을 발할것이고, 진다 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멋진 선수들과 국민들로 세계인들의 마음에 감동있게 남을 것이다.

이제 우리 여유를 갖자.
우리가 지금까지 얻은 기쁨과 행복위에 월드컵 이후로도 오래오래 남을 감동을 얹자.
늘 함께 하는 공동체의식, 남이 힘들때면 자신을 돌보지 않고 무작정 돕던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을 다시한번 기억해보자.
그래서 축구강국 한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위에 ‘가장 아름답게 빛났던 월드컵’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훈장을 우리 모두에게 달아주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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