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핵발전소의 조기폐쇄결정이 한국에게 주는 시사점

2002.06.26 | 미분류

지난 1956년 원자력 시대를 열었던 세계최초의 핵발전소가 해체된다는 보도가 외신을 통해 알려졌다. 22일 영국핵연료사(BNFL)사는 6억파운드(약1조2천억원)가 들어가는 영국 잉글랜드 컴브리아주의 콜더홀발전소 및 자매 발전소인 스코틀랜드 남서부 애너 인근의 채플크로스발전소의 해체작업을 계획보다 3년 앞당겨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2개 핵발전소의 발전량은 모두 2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으로 콜더홀발전소는 2003년 3월에 문을 닫으며, 채플크로스발전소는 2005년 3월에 폐쇄될 예정이다.

영국의 핵발전소의 해체 결정은 핵발전 확대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2008년 우리나라 최초의 핵발전소인 고리1호기의 폐쇄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1970년대에 두차례의 석유파동을 겪은 후 에너지원의 다원화에 주력한 한국은 1978년 상업가동을 시작한 고리핵발전소 1호기의 시발로 핵발전소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2002년 현재 17기의 핵발전소가 운영중이며, 이것은 전체 발전설비 용량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9%이다. 앞으로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여 국내발전설비용량의 약 40%를 핵발전이 점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핵발전의 경제성 문제와 안전성의 잠재적 노출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지만 핵발전 확대 추진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핵발전 확대 추진정책은 세계적인 추세에 역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번 영국 정부의 핵발전소 해체결정 발표가 있기전에 이미 여러 선진국에서 핵발전소를 폐기하고 있다. 핵발전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독일은 핵발전소 건설을 포기 했고, 스웨덴은 2010년까지 현재 가동중인 핵발전소를 모두 폐쇄하기로 했다. 오스트리아는 슈벤렌도르트 핵발전소를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세계적인 추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17기의 핵발전소를 가동하고 있으며 핵발전소를 계속 지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장기전력수급계획에 의해 핵발전의 비율을 높이려는 정부당국과 아를 반대하는 환경단체사이에 첨예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핵발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정부측은 핵발전이 연료수급과 수송이 용이하고 발전단가가 싸며, 수력발전이나 화력발전에 비해 협소한 면적으로도 건설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계속 증가하고 있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만한 다른 에너지원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핵발전소 건설의 불가피성을 알리는 호재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핵발전소에 대한 환경단체의 의견은 이와 다르다. 핵발전은 기술적으로 결코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체르노빌 사건과 같은 사고의 가능성을 안고 있고, 이 같은 사고거 발생했을 경우 광범위한 지역에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가져온다. 또한 핵발전이 경제적인 발전 방법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안전관리를 위한 투자비와 방사능 폐기물 처리비, 발전수면이 끝난 뒤 철거비용을 고려하면 결코 값싼 발전방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영국의 핵발전소 조기해체 결정은 핵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더 이상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정부는 일방적인 핵발전 확대 정책에서 벗어나 풍력과 태양광 발전 등 대체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 힘써야 할 것이다. 이번 조기폐쇄결정은 우리나라의 최초의 핵발전소의 고리1호기가 2008년에 폐쇄를 할 것이냐, 수명연장을 강행할 것이냐에 대한 갈림길에 놓인 상황에서 진지한 사회적 토론을 가져올 것이다. 또한 수명연장을 강행할 경우 안정성과 경제성을 고려할 때 가능한지도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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