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에서 온 편지

2002.08.01 | 미분류

아침에 북한산 농성장에 용역 깡패들이 들어와서 공포탄을 쏘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는데 북한산 자락에 잠시 머물렀던 한 캐나다인이 이런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한국에서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 반대 운동을 하시는 분들께,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영어 선생님으로 일을 하다 지금은 고향인 캐나다 몬트리올로 돌아와서 살고 있습니다. 제가 서울에 머무는 동안 저는 북한산을 몇 분이면 걸어서 오를 수 있는 은평구 불광동에 살았던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모릅니다. 저는 상업과 산업 기반시설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거대하고 현대적인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그나마 잘 보전된 북한산 자락에 살게 된 것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저는 수많은 도시의 전선과 공사 그리고 오염으로부터 벗어나 산을 오르며 쉴 수 있었습니다. 서울이 무질서하고 계획없이 발전되면서 북한산 같은 잘 보전된 환경을 찾기가 불행하게도 아주 드뭅니다.  
사찰을 방문하고 북한산의 생물 다양성을 느끼며 그렇게 평화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바로 국립공원이라는 자연보전지대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는 이렇게 복잡하고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대도시에 ‘맑은 산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캐나다의 한 신문에서 한국정부가 북한산 국립공원의 한 중간을 통과하는 새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허가했다는 내용을 읽고 정말 화가 났습니다. 신문기사(Montreal Metroploitain)에는 스님들이 서울 한 복판에서- 옆으로 나란히 서서는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절하는(3보1백) 모습이 아주 큰 사진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저는 한국의 시민단체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그리고 한국지속가능개발네트워크 등, 제가 캐나다에서 북한산 관통 반대운동을 하면 아마도 함께 도와줄 단체들이 이 일에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기뻤습니다.  
북한산은 저 혼자의 개인적인 기억속에 남아 있는 장소가 아니라 서울과 같이 상업과 산업 성장의 미명 아래 그 정신과 생동감을 잃어가는 곳에서는 필수적으로 있어야 하는 곳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상업과 산업의 성장은 한국사회가 가져온 공동체 가치를 점점 파괴하고 그속에서 건강한 공동체는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공동체의 유산이자, 환경보전 가치가 높으며 역사적 정신적인 중요성을 가진 북한산은 북한산국립공원을 제 기억속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도시 유산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정말 북한산 관통도로 반대운동에 제가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돕고 싶습니다.

제게 한국정부가 국립공원에 고속도로 건설을 허가한 법적근거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이 공사를 지원하는 정부 부서에 대한 정보를 보내주십시오. 관련정부 부서의 메일 주소를 보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캐나다 신문에 난 기사를 복사해 보낼 계획입니다. 아마도 한국정부가 그런 식으로 도시를 확장해 내가는 것은 국제적으로도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며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환경보호를 중요시하는 국제적 흐름에도 반하는 것입니다.  
또 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나 집회가 있으면 제게 알려주시고 제가 또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도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북한산 관통도로 반대에 대한 목소리는 많은 사람이 모일수록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앞으로 제게 주실 도움에 미리 감사를 드리면서 저는 한국의 단체가 이 문제에 대해 최선을 다해주실 바랍니다. 메일이나 편지로 연락을 주세요. 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

리암 로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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