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의 녹색수다..

2003.02.01 | 미분류

정말 오랫동안 수다를 떨지 못했나 봅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 꼭지에 들어와 보신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저는 지금 필리핀에 와 있습니다.
지난주 화요일에 왔으니 오늘로 꼬박 11일째 되는 날입니다.
무슨 일로 이곳에 와 있는지 궁금하시죠?

녹색연합에는 6년 이상을 일하면 1년동안 재충전을 할 수 있는 ‘녹색휴식년’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그 녹색휴식년을 이곳 필리핀에서 보내기로 하고 와 있습니다.
한가지 일을 오랫동안 하다보면 전문성이 생겨 좋기도 하지만 자칫 타성이 붙거나 지쳐서 처음 임하던 마음을 잃어버리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또 일하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쉬기도 하고, 하고 싶었던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녹색휴식년입니다.
처음엔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이곳으로 온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한가지는 그냥 쉬는것보다는 좀더 발전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져보자 라는 것이고, 또 한가지 이유는 그동안 딸(11살)에게 엄마 노릇을 너무 못해 딸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고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에선 우선 6개월동안 국제연대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이곳에 ‘아시아 NGO센터’라는 국제연대를 위한 네트워크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연수 프로그램은 거기서 하는 교육 프로그램이구요.
저는 지금 이곳 아시아센터 사무실에서 임시로 지내고 있는데 연수생은 10명 정도 됩니다.
아직은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어학 공부를 하고 있는데, 조만간 이곳 환경현장이나 시민운동 단체들을 방문하기도 하고, 또 아시아 지역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조사와 시민운동가들과의 만남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곳의 언어는 영어와 따갈로그어(필리핀어)를 같이 사용합니다.
학교 수업이나 공공언어가 영어이기 때문에 교육을 못받은 사람들이나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어를 씁니다. 그리고 발음도 알아듣기 쉬운 편이구요.
영어만 하면 생활에 별 어려움이 없을 듯 합니다.

저는 이곳에 있는 1년동안 여기서 보고 듣고 느낀것들에 대해서 쓰려고 합니다.
녹색수다의 기본취지가 생활속의 환경문제들에 대해 너무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생각해보자는 의미였지만 우리와 다른 환경에 사는 나라의 이야기에 대해 얘기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요. 참고로 이곳의 환경은 정말 말할수 없이 좋지 않습니다.
물, 공기, 소음, 에너지 등등.. 한국이 참 살기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절로 드니까요.

그리고 꼭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이곳 사람들의 생활모습들이나 의식 등에 대해 얘기해 보는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해가 높아지면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덧붙여서..
혹 이곳에 대해서 궁금하신게 있으시면 글 끝에 덧붙여 주시거나 제게 메일로 보내주세요.
제가 아는 범위에서 알려드릴께요..

한국은 요즘 많이 추웠다지요?
눈도 많이 오고 춥다고 하는데 전 벌써 그곳 날씨가 그리워집니다.
참고로 지금 이곳 날씨는 1년중 가장 서늘한 날씨라는데요(우리로 말하자면 겨울), 평균 기온이 낮엔 28-9도 정도, 밤엔 24도 정도입니다.
낮에는 반팔을 입고 다녀야 하는 기온이구요, 밤엔 얇은 모포를 덮고 자는 정도입니다.
한가지 신기한건, 그렇게 매연이 심하고 공기가 나쁜데도 밤이 되면 하늘에 별이 무척 많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곳 하늘은 무척 가깝게 보여 한국보다 별자리가 훨씬 커 보입니다. 아직 그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한국에서 잘 찾지 못했던 오리온 자리가 가장 잘 보입니다.

오늘은 이 정도 인사를 하고 다음부턴 이곳 얘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아참, 오늘은 한국의 설날이지요?
우리도 여기서 아침에 떡국을 끓여 먹었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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