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를 향한 삼보 일배는 계속되고 있다

2003.06.05 | 미분류

생명평화를 향한 삼보 일배는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갯벌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김경일 교무, 문규현 신부, 수경스님, 이희운 목사 4분 성직자의 삼보 일배 고행의 65일 대장정은 온 국토와 국민을 생명평화의 물결로 일으켰다.
생명의 존귀함을 알고 만물 상생의 참 뜻을 알기에 큰 뜻을 내시어 오체투지하는 자세로 참회하고 또 참회하며 뭇생명의 생명평화를 원하고 또 원하였다. 여린 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연두잎 고운 잎들이 짙은 녹음으로 우거지는 동안 진정 뭇생명들이 깨어나 함께 생명평화의 길을 가는 도반으로 즐거워하고 감사하고 하늘도 땅과 함께 울고 웃었다.  
그 숭고하고 아름다운 3보 1배의 뜻과 행동은 지금 조계사에서 종교, 환경, 여성, 노동, 농민, 교육, 문화 등 시민사회가 하나로 연대하여 새만금 간척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농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지금까지 정부부처와 정치인들의 정치논리와 그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일방적으로 밀어 부쳐진 사업이다. 지난 2001년 5월 사업을 강행할 때도 대통령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사회적인 합의와 의사결정을 거쳐야 한다는 자문 결과는 무시되었고 환경보전 주무부서인 환경부의 사업 불가나, 해양보전 주무부서인 해양수산부의 사업 유보 입장은 개발부처에 밀려 났다. 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서 이 사업의 문제점을 검토하고 사업 추진에 유보의 입장을 냈었다. 그리고 지금 농지조성이라는 사업 목적을 상실하였다는 것을 알고 신구상기획단을 만들어 대안을 폭넓게 논의하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풍전등화 생명위기에 처한 새만금 갯벌을 막는 공사는 강행하고 있고 신구상기획단 구성을 위한 지혜와 대안을 모으는 의견수렴은 참여정부를 무색하게 할 만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새만금을 둘러싸고 이익집단이 대화와 타협보다는 힘의 논리로 밀어 부치려는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고 있다. 누가 정치의 논리나 힘의 논리, 돈의 논리로 움직이는 이익집단인가? 시민사회가 무엇이던가? 다수 시민의 이익, 미래세대의 이익, 즉 공익을 위해 사사로운 개인의 이익이나 권력이나 명예를 버리고 그야말로 자기 몸과 마음을 아스팔트 땅에 내던지고 생명을 위해 자기를 낮추어 생명을 귀히 모시고 모두가 상생하는 질서로 돌아가게 하기 위함 아니던가!
갯벌은 공유수면이다. 모든 시민이 향유하고 누려야 할 공유자원이고 이는 미래세대의 몫이기도 하다. 수 천년 살아 왔고 앞으로도 미래와 더불어 수 천, 수 만년을 살아가야 할 새만금 갯벌이 거대한 방조제에 막혀 한 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보며 지역발전이라는 이유를 들며 침묵하거나 방조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철저하게 공익과 상생을 외면하는 집단 이기주의가 아니겠는가?
그동안 정부가 새만금 갯벌의 보전과 그 자연생태계를 오래도록 아름답게 지켜야 할 책무에 과연 충실했는가를 4분 성직자의 3보 1배 수행으로부터 배우고 성찰해야 할 일이다.
최근 전북의 공무원들이 사표를 쓰고 나와 그동안 새만금 간척사업에 비판적인 목소리와 재검토를 요구하는 정치인이나 정부 관료들을 대상으로 퇴진운동을 벌인다고 한다. 강현욱 전북도지사가 마음대로 새만금 갯벌을 처분할 권리가 전혀 없으며 정세균, 장영달 의원 등 전북출신 국회의원들의 표를 관리하는 정치수단이거나 흥정거리가 아니다. 공무가 무색하다. 전북의 공무원들이라면 전국이 생명의 소리로 들썩이며 새만금 갯벌을 살리자고 하고 있으니 이를 들을 줄 알아야 한다. 마땅히 지역의 자연을 보전관리하면서 지역 발전의 대안을 찾는 것이 공무원의 본분이고 도리일진대 정중의 도를 가야 할 이들이 관제동원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새만금 문제는 분명 우리 사회 갈등으로 해결해야 할 주요현안이다. 그러나 정부의 판단이 아주 크게 잘못되어 있는 것은 당사자인 정부는 빠지고 전북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3보 1배 성직자와 종교인들의 대립과 갈등으로 내몰고 양자간의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고 이를 조정하거나 중재한다고 하고 있으니 크게 잘못되었다. 새만금문제가 사회갈등이자 현안이 되는 이유는 그동안 정부가 국책사업이라는 힘을 앞세워 잘못 시행하고 있는 개발사업을 바로 잡는 개혁과정에서 드러나는 낡은 관행과 특정 정치인의 이해관계와 이익을 생명평화를 실현하는 공익과 새로운 정치풍토와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개혁과 변화의 역동에 있다.
우리는 지난해 광화문에 수놓은 붉은 물결과 수만의 반디촛불의 시민의 역동성을 확인하였다. 새만금 갯벌 생명평화 3보 1배를 통한 의식의 전진과 상생의 길을 만들어 가는 생명운동에의 새로운 시민 연대를 경험하였다. 그리고 새만금 갯벌을 살리고 전북도민의 새로운 발전의 길을 찾는 일에 함께 하자고 뜻을 모으고 연대하고 있다. 이제 정부가, 국회가 그 일을 함께 하는 결단만이 남아 있다.  

* 이 글은 시민단체 공동신문인 시민의 신문 제 497호에 실립니다.

녹색연합의 활동에 당신의 후원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