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을 바라보면서 / 권용호

2003.07.04 | 미분류

청계천 복원을 바라 보면서

권용호/녹색연합. 녹색바람 회원

청계천 복원을 위한 첫 공사가 시작되었다.
서울시는 이명박 시장의 선거 공약 이였던 청계천 복원을 위한 공사를 7월 1일에 시작하였다. 많은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충분한 사전 검토와 토론,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는 신중함을 서울시에 요구하였지만, 서울시는 예정대로 공사를 시작하였다.

그동안 이 땅의 개발지상주의의 상징인 청계 고가도로를 헐고, 복개한 시멘트 덩이를 걷어내고 주위의 거리를 자연 친화적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면 우리사회가 개발지상주의를 넘어 생명과 환경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일대 사건일 뿐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공간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을 어떻게 할 것인가?
참으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타래처럼 얽혀 있는 난제들을 누가 어떻게 풀 것인가?  
당장에 교통의 복잡성과 영향, 청계천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상인들의 재산권 문제, 토지의 보상, 투자와 이권 관리, 쓰레기 문제, 올바른 문화재 복원, 위생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도시의 빈민층인 노점상들의 생존권 문제 등…. 이 많은 난제들을 서울시는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청계천의 역사적 기록들을 살펴보면 그리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청계천은 서울의 하수도였다고 한다.
조선의 6백년 세월동안 도성의 백성들은 버리고 싶은 것들은 모두 퍼담아 청계천에 버렸고 심지어는 아이도 버렸다고 한다. 굳이 청계천에 버리지 않아도 수채 구멍을 통해 물은 모이고 모여 청계천으로 흘러 들었고 가뭄이 들면 쌓인 쓰레기들과 배설물의 냄새가 도성을 진동 시켰다고 한다.
더구나 청계천은 장마철에는 물이 범람하여 수만의 가옥들이 침수되는 물난리를 겪었고,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 건천 이였다고 한다.
역사의 기록으로 살펴보았듯이 청계천의 오염문제 역시 풀어야 할 큰 숙제이며 청계천의 범람과 건천 문제 역시 산적한 현안들이다.  
청계천을 복원하여 40년 만에 서울시민의 품으로 되돌려 주는 것은 쌍수를 들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 이전에 풀어야 할 난제들이 거대한 산처럼 우리 앞에 가로 막혀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조급함을 버리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을 마련하여 온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는 방향으로 청계천을 복원하여야 한다.
과거의 무분별한 건설이나 도시재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대책 없는 건설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되새겨야 할 것이며, 건설과 개발이라는 시각의 차원에서 청계천 복원에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선 서울시는 한강지천의 생태계 복원과 연계하여 청계천 복원을 추진하여야 하며, 청계천의 범람과 건천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4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청계천, 그러나 청계천 복원의 역사적 사건 뒤에 어두운 그늘이 드러워지는 슬픔이 없도록 서울시는 도시 빈민층인 노점상들의 생존권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하루 속히 시작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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