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대통령을 기다리며

2003.11.23 | 미분류

20××년 6월 5일 일간지의 정치면에는 ‘한국녹색당 창당’이라는 머리기사가 실렸다. 세계 환경의 날에 창당된 한국녹색당은 ‘올 연말에 있을 대통령선거에 입후보자를 내 새로운 ‘환경대통령’이 당선될 수 있도록 모든 시민조직들과 연대해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은 1970년대이후 초고속 경제성장을 거듭하면서 성장에 대한 낙관적인 분위기가 지배하였으나 80년대말과 90년대 계속되는 대규모 환경오염사례로 성장주의와 과학기술주의에 대한 회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도 보수안정화 세력들의 지지를 업고 집권한 참여한국당이 환경정책을 뒤로 미루고 핵발전소 건설과 대규모 서해안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등 경제정책에 비중을 크게 두었다. 이와 같은 경제 중시의 국가정책은 환경보호론자들로 하여금 ‘정치적으로 조직화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믿음을 갖게 하였으며, 그 결과 세계 환경의 날인 20××년 6월 5일 ‘한국녹색당’이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배경하에 등장한 한국녹색당은 지금까지의 정치구조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면서 새로운 이념의 정치화, 새로운 형태의 정당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녹색당의 결성은 국민들과 기존 정당들에게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크게 고양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에 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한국녹색당은 단순히 환경보호론자들만에 의해 결성된 것은 아니고 다양한 계층의 사회운동을 기반으로 형성된 것이다. ‘생태주의 연대’, ‘평화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 ‘여성과 소비자 연대’ 등이 연대의 틀속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녹색당은 새로운 정치가 필요한 이유를 “기존의 정당은 마치 한정된 이 한반도 위에서 지금의 경제성장을 끝없이 확대될 수 있다는 둣이 행동한다. 푸른 한반도는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고 있으며 연례 행사처럼 대규모 환경피해사례가 일어나고 있어, 우리의 환경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찾고 있다. 이로부터 한국녹색당의 목적이 “국민의 극히 일부에게만 혜택을 주는 단기적 성장일변도의 사고가 환경친화적이고, 민주적인 생활욕구보다 우선순위에 있는 사회구조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하여, 그들의 새로운 정치가 갖고 있는 가장 주된 특징을 성장지상적 사회관계의 극복에 두고 있음을 천명한다.
이 반성장을 지향하는 새로운 녹색정치는 장기적 안목에 의거한 ‘생태학적 원칙’, ‘사회적 책임성의 원칙’, ‘풀뿌리민주주의의 원칙’, ‘비폭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와 군축의 원칙’, ‘남북 환경공동체 회복을 위한 협력의 원칙’의 5가지의 기본원칙에 기초한 정강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녹색당은 그들 스스로를 정당에 반대하는 정당, 그리고 다양한 시민운동의 정치적 목소리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한국녹색당의 정치활동에 대해 정치전문가들은 “생태주의적 입장에서 정치, 경제, 사회의 각분야에서 대안과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기존 ‘성장과 개발위주’의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새로운 진보의 모형을 제시하면서 녹색정치의 확산과 발전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에서 이같은 내용의 신문기사를 읽을 수 있는 해는 과연 언제쯤일까? 비록 가상의 정치기상도이지만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올 연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가 바로 그것이다. 환경문제들을 정치적 흥정의 도구로 전락시켜 득표의 극대화에 이용하려하는 입후보자보다는 새로운 천년을 위한 그린플랜을 구상하는 후보자에게 표를 던지자. 새로운 환경대통령의 선출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97.8.21 녹색희망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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