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의 변화가 필요한 때 – 희망을 나누는 녹색운동 펼쳐갈 터 –

2005.01.06 | 미분류

지난 15년간 시민운동은 눈부실 정도의 성장을 하였고 이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데 큰 역할을 해온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모 언론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시민단체를 꼽았고 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대상도 시민단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시민운동 내부에서 스스로 운동의 위기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냉철한 자기성찰을 통해 시민운동이 거듭나야한다는 이야기가 표면화되고 있다.
왜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일까? 많은 평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간 시민운동이 짧은 기간에 많은 역할을 해 오면서 먼 안목에서의 비젼을 제시하지 못하고 정부 잘못을 비판하거나 사회문제에 대응하는데 급급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시 말해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지 못하고 이슈대응을 통한 시민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활동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활동에 대한 비판과 견제가 시민단체의 고유 역할이긴 하나 이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과 목표를 정확히 제시할 수 있을 때만 시민운동이 제 몫을 다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제 이러한 운동방식에 대한 일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와 다양한 사회갈등으로 인해 우리 시민들은 지치고 힘들어하고 있다. 시민운동이 이러한 시민들의 어깨에 또 다른 짐을 지우는 방식으론 더 이상 시민들의 큰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민운동은 문제제기식 운동방식, 분노를 자아내게 하는 운동방식에서 벗어나 시민들에게 희망과 비젼을 제시하고 꿈을 나누는 운동으로 전환할 때가 되었다. 즉, 우리 운동을 통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그 결과 시민들의 삶의 질이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 지구환경에 어떤 긍정의 효과를 가져올지를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그럼으로써 시민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시민단체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들은 이미 발생한 현안에 대응하는 운동에 머물지 않고 시대 흐름을 먼저 읽고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이 목표를 시민들과 함께 달성해 가는 운동에 집중해 나가야 한다. 즉 이슈대응 운동에서 이슈를 만들어가는 선행방식의 운동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녹색연합이 앞장서서 만들어 보고자 한다.
이와 아울러 근본을 바꾸는 운동을 진행해 나가야 한다. 언제부턴가 시민운동 내에서 진정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운동 방식에 대한 자기비판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실제 운동이 자기 성과를 내지 못하고 패배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요 원인중의 하나는 운동이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사안에 쫒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운동의 내용을 선택하고 진행할 때 근본을 변화시킬 수 있는 내용을 잡고 치열하게 수행하여야 한다. 대충 하다가 말 것이면 아예 시작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그리고 한번 시작한 운동이면 끝장을 보고 마는 운동을 해 나가고자 한다. 많은 과제를 수행하지 않더라도 녹색연합이 한번 손을 대면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치열하게 일을 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운동을 해 보고자 한다.
이러한 운동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시민들과 함께 이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을 진행하여야 한다. 몇 몇 활동가들만의 운동, 언론과 정치권만을 바라보고 하는 운동은 뿌리가 튼튼하지 못하다. 철저하게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고 시민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렇다고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오해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지속가능한 사회,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녹색세상을 만들어 나가는데 장애요인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는 과감히 이를 걷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금 환경 단체들은 환경비상시국을 선언하고 한겨울에 환경파괴 지역을 돌아보며 자연의 아픔과 함께하는 초록행동에 들어 있다. 그 이유는 노무현 정부가 단기간의 경기회복을 위해 환경과 생명을 무참히 짓밟고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녹색연합은 우리 정부가 눈앞의 이익만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지구환경과 우리 후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그리하여 시민들이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정부를 강제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진행해 나갈 것이다.

녹색연합은 환하게 웃고 있는 이 아이처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 뭇 생명들이 웃음을 되찾을 때까지 쉼 없는 노력을 해 나갈 것입니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애정과 비판, 그리고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최승국(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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