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시민운동 탐방기(1편)-그린피스 캐나다(1)

2005.01.17 | 미분류

<지난해 안식년 휴가를 통해 캐나다 시민단체를 방문하면서 느끼고 경험한 내용을 여섯차례에 걸쳐 나누어 연재할 예정이다>

제 1편 : 그린피스(Green Peace Canada)를 가다(1부).

안식년과 캐나다

내가 녹색운동에 발을 들여 놓은지 벌써 14년이 흘렀다. 뜻있는 사람들과 녹색운동을 함께 준비하면서 가졌던 생각들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한국 시민운동의 발전과 궤를 같이 해 오면서 참 많은 일들을 경험한 소중한 시간의 성상들이 모여지고 있다. 그럼에도 나 자신을 돌아보면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고 또 새로운 운동의 방향을 모색할 필요도 언제나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때 녹색연합에서 내게 소중한 재충전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 스스로를 돌아보고 차분하게 녹색운동의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 이름하여 ‘안식년’ 휴가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안식년 :  녹색연합에서 만 6년 이상 근무한 활동가에게 주어지는 제도로써 1년 이내의 안식년 휴가를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기본급여가 주어진다. 나의 경우 8개월의 안식년 휴가를 사용하였다.)
내가 안식년을 신청하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하나는 환경운동의 국제간 교류가 활성화됨에 따라 영어 사용능력이 절실히 요구되어 어학연수를 하고자 함이요, 다른 하나는 선진국의 환경운동을 직접 체험하고 싶은 욕구에서였다. 그래서 두 가지를 함께 시도할 수 있는 캐나다를 선택하게 되었고 3개월의 어학연수 이후에 두달간에 걸쳐 그린피스, 야생동물보호기금(WWF), 시에라클럽(Sierra Club), 캐나다 환경방어(Environmental Defence Canada) 등의 단체를 찾아 그 활동들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린피스에 대한 이해

그린피스는 1977년 미국의 알래스카 핵실험에 반대하는 일련의 사람들이 캐나다의 밴쿠버에 모여 결성한 환경단체이며 전 세계 27개국에 걸쳐 활동하고 있으며 회원수가 250만명을 넘고 있다. 그 본부는 네델란드 암스텔담에 있다.
그린피스 캐나다의 경우 현재 1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캐나다 최대의 환경단체이며, 이들의 주력 사업은 기후변화 방지활동, 원시림 보전활동, 유전자 조작 반대활동 그리고 핵발전소 반대운동 등이다. 그린피스 조직체계는 상당한 위계질서를 갖고 있으며, 회원들이 참여하는 총회 개념은 없다. 조직을 대표하는 이사회(Board of Directors)가 있어 조직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데 이들은 수임기관에 의해 선출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실무자를 총괄하는 사무총장(Executive Director)이 있고 실무영역에 따라 네 개의 부서를 두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캠페인 및 언론활동 등을 총괄하는 캠페인 영역(Campaign)과 재정운영을 총괄하는 재정 영역(Finance), 그리고 재정모금과 회원관리를 담당하는 모금 영역(Fundraising), 마지막으로 인사관리 영역(Human Resources)가 있다. 그린피스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은 30명 정도이며 이들 일반 활동가 이외에 회원모집과 회원들과의 전화업무를 위한 22명의 별도의 전담자들을 두고 있는 것이 특이했다.

그린피스의 사업내용

그린피스의 주력사업 중 첫째는 기후변화 방지활동이다. 캐나다는 교토의정서(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 협약으로 1997년 일본 교토에서 체결되었다)를 일찌감치  비준한 국가이며 시민단체와 정부가 뜻을 모아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활동을 의욕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데 그 성과의 하나로 캐나다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온타리오 주에서 2007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풍력을 중심으로 한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에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총선)에서는 각 정당으로 하여금 재생가능 에너지 확대 등 환경 이슈를 주요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그린피스의 기후변화방지 활동은 핵발전소의 대안을 찾는 운동과도 연계되어 진행되고 있다. 캐나다는 20기의 캔두형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며 많은 발전소를 한국(경주 월성)을 비롯한 외국에 수출한 바 있다. 캐나다도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1980년 이후 단 한기의 발전소도 자국 내에 건설하지 못하고 있는데 환경운동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핵발전소 건설은 경제성이 없으며, 건설기간이 너무 길어 추가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한국과 마찬가지로 핵폐기물 처리문제로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그린피스의 핵에너지에 대한 고민은 수명이 다 된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모아지고 있다.  

다음 호에는 그린피스의 사업 중 숲 보전 운동과 유전자 조작 반대 운동 등의 내용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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