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아니라 행복을 논할 때 !

2005.02.07 | 미분류

경제가 아니라 행복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금 자신과 우리사회가 행복하지 않다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물으면 장기간에 걸친 경기침체로 모두들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사회 갈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말 희망이 있는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정말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불행하며, 경기가 회복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을 넘어서면 우리 사회에 행복이 넘쳐날까요? 행복을 구성하는 절대 조건이 돈의 많고 적음일까요?
물론 이 문제는 단순 명쾌하지는 않습니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상황이라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먹을거리와 입을거리를 장만할 수 있는 돈이 될 수 있는 일이겠지요. 그러나 최소한 대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아니 한국은 오래전에 OECD에 가입했고 국가 경제력이 세계 10위를 기록할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룩하였습니다. 내가 어렸을 때 국정 최고 목표가 국민소득 1천불을 달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리 오래지 않아 그 수치가 1만불을 넘어서게 되었지만 여전히 우리들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단순하게 비교한다면 1천불 시대보다 10배 이상 행복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인 미국 국민들이 정말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고 있을까요? 각종 조사결과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감을 수치로 나타내는 행복지수라는 것이 있는데 이를 보면 미국인들의 행복지수는 46위인데 반해  방글라데시가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행복을 구성하는 것은 경제 수치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경제력은 행복지수를 구성하는 많은 요인들 중에 하나에 불과합니다. 가중치를 부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나머지 모든 것을 압도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이제 우리는 경제수치 대신 행복지수를 말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제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시켜 결국 파국을 맞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행복은 경기회복과 편리함을 쫓아 국립공원까지 파헤치며 자연을 마구잡이로 파괴하는 데서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을 때 우리의 마음과 사회는 진정 행복할 수 있습니다. 월 100만원이 채 안되는 활동비를 받으면서도 녹색연합 활동가들이 정말 행복감을 느끼는 이유를 모든 시민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제 경제가 아니라 행복을 이야기할 때입니다.

                                                 최승국(녹색연합 협동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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