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숭이 지구는 이제 그만 – 사막화 방지의 날(6월 17일)을 맞이하여

2006.06.19 | 미분류

글 : 녹색연합 김미영 활동가

지난 6월 5일은 환경의 날 이었고, 올 해 주제는 바로 ‘사막화 방지’였습니다. 올 봄 유난히 기승을 부렸던 황사가 몽골과 중국에서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사막화에서 기인하는 것 알고계시죠? 사막화는 어떻게 진행되며 그에 대한 대책은 무엇일까요?

사막화란, 말 그대로 사막이 아닌 지역이 점점 사막이 되어간다는 뜻입니다. 어떤 지역이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사막-끝없이 펼쳐진 모래바다에 낙타가 줄지어 지나가는 모습-으로 갑자기 변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토양이 황폐화 되어 초본이 더 이상 서식하지 못해서 점점 땅 자체가 메말라간다면 그 지역은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풀이든 나무든  표면이 덮여있는 땅이 점점 줄어들어서, 바람만 불면 사막처럼 표면의 흙이 마구 일어나는 곳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막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어떤 지역은 유목민들이 한 곳에 정착을 하면서 사막화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저 멀리 물이 부족한 중동지역에서는 지나치게 관개시설을 하다보니 토양에 소금기가 너무 쌓여 식물이 살지 못해 결국 불모지로 변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거대 기업이 목재를 이용하기위해 숲의 나무를 대량으로 베어내거나, 대규모 축산을 위해 벌목을 하는 경우입니다. 즉, 과다하게 농사를 짓거나 대규모 목재 사용과 축산으로 인한 무분별하게 산림 벌채로 인해 비옥했던 땅도 거칠어지고 모래땅으로 변하고, 무성했던 열대우림이 사막으로 변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불어 지구온난화 역시, 사막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는 사막화 현상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요? 지구인들이 사막화의 심각성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부터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인 논의와 대책마련에 들어간 시기는 90년대로, 브라질에서 개최된 ‘유엔환경개발회의’(1992)에서 ‘사막화방지협약’을 체결하면서부터입니다. 이 협약은 사막화를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인식하고 사막화 방지가 인류 생존과 복지 향상을 위한 주요 과제임을 인식, 협약 체결일은 사막화방지의 날(6월 17일)로 정하고, 각 나라간 협력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 이후 사막화 지도를 만들고 지하수 보전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사막화는 빠르게 진행, 밀레니엄 생태계 보고서(2004)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2025년 아프리카의 2/3, 아시아의 1/3, 남미의 1/5에 해당하는 지역이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구 전체로 열대우림이 사막화되는 현상은 늘어가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못하고,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가중, 또다시 사막화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누구도, 어느나라도 사막화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죠.

사막화에 대처하는 지구인들의 자세는 ‘예방’과 ‘치료’입니다. 더 이상 불모의 땅으로 변하지 않게 숲과 초원을 보호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예방’에, 이미 사막화가 진행된 곳을 복원하려는 노력이 ‘치료’에 해당되겠지요. 사막화로 고통 받는 곳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자금을 지원해 주거나, 함께 나무심기 사업을 하거나, 척박한 환경에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기술을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노력중입니다.  

중국의 경우 급속한 산업화와 경제성장으로 사막화되는 것을 멈추기 위해 땅을 균형 있게 이용하는 방법, 즉 농업 임업 목축업을 골고루 잘 배정하는 정책으로 사막화에 대응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무를 베어내고 개간했던 곳에 다시 나무를 심는 활동도 하고 있고, 과거 녹화사업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외국 거대 기업의 대규모 벌채나 축산 때문에 산림이 줄어들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선진국의 책임이 크다 할 수 있습니다. 즉,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주민과 그 원인을 제공한 주체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땅을 개간하여 사막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작은 부분이고, 거대한 규모로 땅을 혹사시키는 경우는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기업들의 경제활동이 더 큰 원인입니다. 따라서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의 저개발 국가, 남미의 국가들의 사막화를 막기 위해 이들 국가들의 사막화 과정을 딛고 선 선진국들과 거대 자본의 책임과 역할은 막중하다고 봅니다.

자, 그러면 우리는 일상 속에서 어떤 일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가장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것이 종이 아껴 쓰기입니다. 신문지는 따로 분리수거하고 이면지를 쓰는 등의 실천이 이미 몸에 밴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나무젓가락 적게 쓰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나무젓가락은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는 것인데, 젓가락을 만들기 위해서 희생되는 나무가 줄어들면 사막화방지에 작은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때 ‘나무젓가락은 가져오지 마세요.’라고 말해보세요. 그래도 어김없이 자장면 그릇 옆엔 나무젓가락이 딸려올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한꺼번에 모아서 다시 되돌려주는 바지런함이 필요합니다.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깨지지 않는 재질로 된 컵을 평소에 들고 다니시는 분 있죠? 이렇게 ‘그린컵’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예전에 보니 어느 대학교 캠퍼스에 그린컵을 이용하면 50원을 적게 받는 자판기가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사용자가 적어 최근에 없어졌더군요.) 약간은 귀찮고 성가시더라도 이러한 작은 실천하는 것이 우리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필요합니다.

지구를 생각하는 마음에까지는 아직 사막화가 진행되지 않았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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