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을 반대하는 이유

2006.07.24 | 미분류

김혜애(녹색연합 정책실장)

주요 댐 업계의 연합체인 <국제 대형댐 위원회(ICOLD)>의 추정에 의하면, 세계의 강은 약 45,000개의 대형댐에 의하여 가로막혀 있고 5,000개가 1950년 이후에 건설되었다. (1999년 기준). 우리나라는 대형댐 보유국 세계 7위이다.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의 댐들은 강 주변의 생태계와 사람들, 그리고 국가 전체의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추정에 의하면, 댐으로 인해 거의 1백만 ㎢ (남한의 10배에 해당하는 지역)이 수몰되었다고 한다. 특히 댐건설로 수몰된 토지는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농경지이거나 다양한 야생생물의 서식지인 습지와 숲이다. 이로 인해 이주당한 사람들은 적게는 수천만 명에서 많게는 일억 명까지 추산된다.
또한 댐은 많은 중요한 고고학적, 문화적 유적들까지 수몰시키고 있다. 실례로 중국 삼협댐에 의해 수몰될 600 킬로미터에 달하는 양쯔강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원과 성, 조각품 등 알려진 것만 1000가지 이상의 미 발굴 고고학적 유적들이 밀집된 지역이다.

대형댐이 가지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역기능은 바로 ‘생태계 파괴’이다.
댐이 없는 강은 역동적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며 생산적이며 다양한 자연서식처이다. 그러나  댐은 침전물과 영양소들을 막고, 어류와 다른 강가에 사는 종들의 이동과 물의 흐름을 저해하고, 강물의 온도와 화학적 조성을 바꾸고, 주위의 땅에 대한 침식과 퇴적 등과 같은 지질학적 과정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는 해양생태계의 심각한 변화를 야기한다. 그리고 퇴적물은 댐의 후방에 갇혀 있게 되어 강 하구로 유출이 안되기 때문에 해안에서는 침식이 더욱 가속화된다. 실제 댐 건설로 나일강 하구가 1900년 이후 3 ㎞ 이상 축소되었다.
이러한 서식지 변화는 세계 민물 어류 종의 1/5을 멸종 위기에 있거나 완전히 멸종된 상태로 만들었다.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 유럽, 구소련의 주요 강들의  4/5가 댐에 의해 유속이 변화되거나 강줄기의 흐름이 바뀌었다.

두 번째 심각한 역기능은 바로 ‘수질오염’ 문제이다.
물의 흐름을 막으면 자연히 물은 썩게 되어 있다. 퇴적물 이동의 인위적인 방해는 유기물이 함유된 토양을 축적시켜 수질을 악화시킨다. 물이 자정능력을 가지려면 충분히 뒤섞이고 산소 공급이 원활해야 하는데, 호수는 온도에 따라서 층을 이루기 때문에 바닥물과 표층의 물이 뒤 섞이는 일이 거의 없는데다가 바닥에는 햇빛도 부족해 광합성도 발생하기 힘들어 산소가 부족해서 죽은 물이 되고 만다. 또 댐이 저장하고 있는 물로 인하여 안개가 발생하는 일이 잦고, 댐 하부에서 낮은 온도의 물이 근처의 공기를 냉각시킴으로써 농작물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댐은 또한 붕괴가능성 때문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지난 20세기 동안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200여개의 댐이 붕괴되거나 범람에 의해 13,500명 이상이 사망했는데 사고의 대부분은 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형댐들이다. 그리고 댐이 붕괴되지는 않더라도 배수 타이밍 때문에 홍수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것은 댐 운영자들이 저수지가 가득 찼을 때에도 물을 보유하고 있다가 비가 많이 올 때 댐의 범람을 막기 위해 최대용량으로 수문을 열어야만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홍수 조절을 위해 만들어진 댐은 안전에 대한 잘못된 의식을 제공하고 하류의 범람지대에서의 정착을 유발하기 때문에 홍수로 인한 피해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현재 세계적으로 대형댐 건설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고 이를 지양하는 추세이다. 이제 댐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버려야 한다. 콘크리트와 바위덩어리로 강을 막기보다는 토지와 수자원의 관리, 에너지의 공급을 위한 더 나은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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